술 먹이고 불로 지지고…괴롭히던 동창생 살해한 10대 실형

법원, 살해 고의성 인정…장기5년·단기3년 선고

[아이뉴스24 최석범 기자] 자신을 괴롭히던 동창생을 살해한 1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춘천지법 강릉지원 형사2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19)군에게 징역 장기 5년에 단기 3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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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군은 지난 4월 14일 동창생 B(19)군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 발생 3시간 전 B군은 동창생 C군(19)과 함께 A군이 사는 강원도 삼척시 아파트를 찾아갔다. B군은 집이 더럽다며 냄비에 물을 받아 거실과 방에 뿌린 뒤 A군에게 닦으라고 강요했다.

이어 B군은 A군의 머리카락을 일회용 면도기와 가위로 강제로 잘랐다. A군의 머리카락과 귀, 눈썹, 성기와 음모 부위를 라이터로 지지기도 했다.

또한 B군은 A군의 옷을 벗게 한 뒤 자위행위를 시켰고, 항문에 물건을 넣으라고 강요했다. A군이 망설이자, 빗자루와 쓰레받기로 폭행했다. A군의 입에 강제로 소주를 들이붓는 등 괴롭힘은 3시간 동안 이어졌다.

A군은 B군이 옆방에 물건을 가지러 가게 된 틈을 타 주방에 있던 흉기로 B군을 찔러 살해했다.

A군 측은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A군이 지적장애와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등을 진단받고 신경정신과 약을 먹던 중인 점, 사건 당일 B군의 강요로 많은 술을 마신 점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A군이 수사기관 조사에서 '사건 당일 심하게 괴롭힘을 당해 정말 극한으로 죽이고 싶다는 생각이 차올랐다', '괴롭힘을 당하는 중간 계속 B군을 흉기로 찔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점을 들어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건 당일 피해자(B군)가 단순히 폭행을 가하는 정도로 괴롭히는 것을 넘어서 C군과 함께 약 3시간에 걸쳐 인격 말살에 이를 정도의 폭력과 가혹행위를 가했다"며 "범행 동기에 상당한 정도로 참작할 만한 사정이 인정되는 점과 우발적으로 저지른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최석범 기자(01065319988@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