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누르는 기업 ‘낙인’ 찍는다…금융위 “저PBR 기업 명단 공개”

김상범 기자 2026. 3. 18. 18:0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르면 올해 하반기 금융당국이 주가 저평가 기업 목록을 공개한다. 일부 상장기업이 낮은 주가를 의도적으로 방치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서다. 코스닥 시장은 성장주 시장의 활력을 높이기 위해 2개 리그로 개편하기로 했다. 중복상장도 원칙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18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저PBR’ 기업은 리스트 공개 등 네이밍 앤드 셰이밍(naming and shaming·이름 붙여 망신주기) 방식으로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시가총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PBR이 1배 미만이라는 것은 기업의 시장가치가 기업을 청산했을 때의 자산 가치보다도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위는 PBR이 동일 업종 내 하위 20%에 해당하는 기업을 6개월마다 공개하겠다는 계획이다. 투자자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대상 기업에는 종목명 앞에 ‘저PBR’이라는 태그를 부착한다.

일부 상장사 대주주가 승계 비용을 줄이고자 유상증자나 합병·분할, 주식 거래 등을 통해 의도적으로 주가를 낮추는 행동이 저PBR의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이는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저평가 요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금융위는 저PBR 목록 공개로 일종의 ‘낙인’ 효과를 유도하겠다고 했다. 이들 기업이 자사주 소각, 지배구조 개선 등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해당 기업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면 일정 기간 목록에서 제외해준다. 금융위는 이를 위해 오는 7월까지 한국거래소 시스템을 개편하고 내부 지침을 마련할 계획으로, 이르면 올해 중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기업이 자산가치가 올라도 이를 시가로 재평가하지 않아 기업가치가 낮게 유지되는 문제도 개선한다. 주로 저평가되는 토지 자산에 대해서는 공시지가를 활용해 주석에 공시하도록 의무화할 계획이다.

코스닥 시장도 2부제로 개편한다. 초기 성장기업과 이미 성숙한 기업이 한데 섞여 있어 ‘우량 기술주 시장’이라는 코스닥의 정체성이 희미해지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조치다. 시가총액 상위 대형기업들을 ‘프리미엄’, 일반 기업들을 ‘스탠다드’로 배치하는 게 골자다. 시총, 영업실적, 지배구조 등을 평가해 상위 리그로 승격하거나 하위 리그로 강등하는 ‘승강제’도 동시에 운영한다. 이를 위해 올해 하반기까지 거래소 상장 및 공시규정을 개정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는 “코스닥 1부 리그 내 최상위 대표기업 중심 지수를 신규 개발하고 연계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통해 투자기반 확대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또한 ‘분할 후 중복상장’(쪼개기 상장)뿐만 아니라 ‘인수·신설한 자회사’도 실질적인 지배력이 있으면 중복상장의 유형으로 판단하고, 기준을 명확히 충족하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허용할 예정이다. 자회사 중복 상장 시 모회사 이사회에 주주 충실의무도 부여하기로 했다.

기관투자자의 감시 기능 강화를 위한 스튜어드십 코드 보완도 병행한다. 기관투자자의 코드 이행 여부에 대한 제3자 점검체계를 신설하고 이행 · 미이행 기관 명단을 공시한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