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청이는 폴더블폰 시장에 드리운 '애플 그림자' [IT+]
폴더블폰 현재와 미래 1편
성장세 둔화한 폴더블폰 시장
업계 1위 삼성전자도 휘청
애플 폴더블폰 경쟁 참전할까
폴더블폰 업계가 요즘 시끌시끌하다. 올해 성장세가 예년보다 둔화할 거란 전망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어서다. 업계 1위 삼성전자가 중국기업에 점유율을 야금야금 뺏기는 등 혼란을 빚는 이슈들도 터지고 있다. 아직 걸음마를 떼지 못한 폴더블폰 산업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 걸까.
폴더블폰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폴더블폰 출하량이 1770만대로 전년(1590만대) 대비 11.0%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언뜻 긍정적인 전망 같지만 그렇지 않다. 전년보다 출하량은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지만, 증가율은 같은 기간 25.0%에서 11.0%로 14.0%포인트 빠질 것으로 봤다.
트렌드포스는 폴더블폰의 성장이 느려진 이유로 지나치게 비싼 가격을 꼽았다. 일례로, 삼성전자가 지난해 하반기에 출시한 갤럭시Z폴드5는 139만9200원(이하 256GB 기준)으로 전세계 스마트폰 평균가(325달러·약 43만원)의 3배에 달한다.
자사 프리미엄폰인 갤럭시S24(115만5000원)보다도 21.1% 비싸다. 여기에 고물가로 인해 소비자가 지갑을 여는 데 인색해진 것도 폴더블폰 산업의 활기가 잦아든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제조사들은 당황스러워하는 눈치다. 특히 점유율 업계 1위인 삼성전자가 그렇다. 폴더블폰이 스마트폰 산업의 흐름을 바꿔놓을 것으로 확신한 삼성전자는 2019년 이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남기지 못했다.
삼성전자가 이끌고 있는 폴더블폰의 전체 스마트폰 대비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1.4%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성장세까지 둔화하고 있으니, 점유율 2%대는 2025년에야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삼성전자의 입지도 좁아지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2022년 80.0%였던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시장점유율이 지난해엔 66.4%로 13.6%포인트 줄었다고 밝혔다. 올해엔 60.4%로 점유율이 더 낮아질 거란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 폴더블폰의 점유율이 하락한 원인은 중국 제조사, 그중에서도 화웨이에 있다. 화웨이가 지난해 4월 선보인 폴더블폰 메이트X3는 갤럭시Z폴드5보다 더 얇은 두께, 더 큰 배터리 용량 등의 장점을 뽐내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런 점을 높게 샀는지 트렌드포스는 화웨이 시장점유율이 2023년 11.9%에서 올해 19.8%로 8.1%포인트 상승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처럼 폴더블폰 산업은 성장 둔화, 업계 1위의 부진 등 여러 이슈가 섞이면서 2024년을 불안하게 출발했다. 물론 나쁜 소식만 있는 건 아니다. 최근 스마트폰 업계에선 '조만간 애플이 폴더블폰 시장에 참전할지 모른다'는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다.
신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관련 시장을 탈바꿈시킨 애플이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년째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폴더블폰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거란 기대감에서다.
그렇다면 이 소문은 사실일까. 사실이라면 애플은 폴더블폰의 미래를 바꿀 수 있을까. 이 이야기는 '폴더블폰 현재와 미래' 2편에서 좀 더 자세히 다루겠다.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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