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한정판 WORST 10
날씨가 이렇게 추운데도 절기상으로는 봄이라고 벌써 봄 한정판, 에디션 같은 것들이 여기저기서 출시되고 있다. 빙그레에서 선보인 ‘붕어싸만코 딸기블라썸’을 비롯해 오뚜기의 ‘죽장연 빠개장면’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잇달아 출시되며 벌써부터 관심이 뜨겁다. 그러나 한정판이라고 해서 항상 그 결과가 좋은 것만은 아니다. 한껏 기대에 부풀어 어렵게 구했더니 까고 보니 괜히 샀다는 생각이 들거나, 다소 조잡하고 실망스러운 경우도 많다. 그중에서도 최악인 한정판 제품 10가지를 소개한다.
1
한 잔 한 잔 모아 어렵게 구했더니…뭐, 발암물질?
스타벅스 서머 캐리백
한정판 중에서 가장 최악은 고민할 것도 없이 2022년 여름 한정판 굿즈로 출시됐던 스타벅스 서머 캐리백이다. 음료를 무려 17잔이나 먹어야 받을 수 있었음에도 인기가 대단하여 108만 개가 풀렸었다. 그러나 1군 발암물질인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되며 난장판이 됐다. 결국 전량 회수 및 보상 조치를 하며 간신히 무마되긴 했지만, 지금 생각해도 욕이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한정판이었다.
2
이제서야 우릴 챙긴다는 게..겨우 이거라고?
에어팟 프로 설맞이 스페셜 에디션
▲아무리 봐도 너무 임팩트 없다
드디어 중화권에서만 출시되던 새해 기념 한정판 에어팟이 국내에도 출시됐다. 바로 에어팟 프로 설맞이 스페셜 에디션이다. 그러나 반가운 마음보다는 어째 괘씸한 마음이 더 크다. 갑은 분명 소비자인 우리인데 뭔가 애플한테 이제서야 인정받은 기분 때문이다. 게다가 에디션이라고 하기에는 꼴랑 용 캐릭터 하나 그려 넣은 게 끝이다. 차라리 청룡 캐릭터가 그려진 예쁜 케이스를 사서 끼고 다니자.
3
중2병은 중2 때 끝냈어야지
릴나스와 미스치프(MSCHF)가합작하여 만든 ‘사탄신발’
2021년 랩퍼 릴 나스 엑스와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미스치프(MSCHF)가 협업해 딱 666켤레만 만든 운동화. 운동화 바닥에 사람의 피를 한 방울 넣었다는 점도 기괴하지만, 진짜 문제는 나이키의 ‘에어맥스 97s’ 운동화의 디자인을 무단 도용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나이키는 미스치프를 상대로 상표권 침해 소송을 걸었다가 취하하기도 했다.
4
라면에 이상한 것 좀 넣지 마라 1탄
팔도 비빔면 딸기
팔도 비빔면 딸기는 ‘다 된 밥에 재 뿌린다’라는 말이 딱인 경우다. 팔도비빔면 출시 40주년을 기념하며 출시된 라면이라기에는 장난치는 건가 싶을 정도로 얼굴이 찌푸려지는 맛이다. 인공적인 딸기 향과 맛이 모든 걸 망쳐 버렸다. 꼴랑 딸기맛 별첨 스프 5g 더했다고 맛이 그렇게까지 다를까 싶지만 정말 다르다. 그나마 다행인 건 별첨 스프라서 한번 먹어보고 별로면 다음부터는 안 넣으면 그만이지만… 우리는 이런 걸 두고 돈 낭비라고 부른다.
5
흡연장에서 꺼내 드는 순간 원하든, 원치 않든 인싸가 된다
ZIPPO 라이터
2024년 한정판 푸른 용의 해 블루드래곤
매끈한 바디와 찰칵 여닫는 소리로 많은 애연가들의 로망, 지포라이터. 그러나 지포라이터도 망작을 출시한 바 있으니, 바로 ZIPPO 라이터 2024년 한정판 푸른 용의 해 블루드래곤이다. 제조국이 미국이라서 그런지 청룡이 살짝 미국맛이다. 과하고 부담스럽고 촌스럽다. 이 라이터를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조직폭력배 두목도 고개를 젓지 않을까.
6
닥터페퍼도, 콜라도 아닌..누구냐 넌!
코카콜라 스타더스트
이름처럼 우주의 먼지가 되어 버린 음료도 있다. 바로 2022년 한정판으로 선보였던 코카콜라 스타더스트다. 어찌 보면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코카콜라 제로 한류’의 시조격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멋지게 뽑은 패키지 디자인과 달리 맛은 끔찍했다. 콜라라고 하기에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음료이고 그나마 느껴지는 체리향 때문에 닥터페퍼 계열로 보기에는 또 애매한 포지션을 가진 녀석이었다. 특히 코카콜라 특유의 강렬한 탄산감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은 정말 최악이었다.
7
이거 만든 사람은 소닉 학대범으로 신고해야 된다
마이크로소프트 경품용 컨트롤러
2022년, 마이크로소프트가 수퍼 소닉 2 개봉을 기념하기 위해 선보였던 경품용 컨트롤러도 정말 끔찍했다. 고슴도치의 뻣뻣한 질감을 연상시키기 위해 털에 특별한 코팅을 했다는데, ‘굳이 왜?’라는 생각이 든다. 그보다 더 압권은 디자인이다. 털과 버튼의 조화가 마치 타란툴라 거미를 연상케 한다. 이건 소닉 2 개봉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게 아니라, 소닉과 너클즈를 박제해서 만든 게 확실하다.
8
인생 과자가 인생 최악의 과자로
오리온 초코파이 수박
흔히 파격적인 시도나 변신을 두고 ㅇㅇ의 변신은 무죄라는 말을 많이 쓴다. 그러나 그 변신이 항상 무죄인 것은 아니다. 2023년 오리온이 여름 한정판으로 내놓은 초코파이 수박은 유죄다. 미지근한 수박바를 연상케 하는 인공적인 단맛과 수박향은 초코파이 마니아들조차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먹어 치우고자 얼려 먹는 사람도 있었다. 앞서 출시된 초코파이 바나나가 마니아층을 거느리며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걸 생각하면 더욱 실패작이다.
9
라면에 이상한 것 좀 넣지 마라 2탄
삼양 흑삼계탕면
라면 시장에는 종종 괴상망측한 녀석들이 등장했다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다. 2022년 여름 한정판으로 출시됐던 삼양 흑삼계탕면은 보양식 라면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혜성같이 등장했다가 사라진 라면이다. 한정판이길 천만다행이었던 게, 맛이 없어도 너무 없었다. 특히 조미유를 넣으면 확 퍼지는 인삼향과 맛은 정말 최악이었다. 면발이 굵은 탓인지 면과 국물이 따로 놀았다는 것도 단점.
10
벚꽃에 대한 로망을 망친 술
보해 양조 벚꽃연가
2019년 보해양조가 봄 한정판으로 내놓은 벚꽃연가는 필자 인생 최악의 술이다. 예쁜 패키지와 벚꽃추출분말을 넣었다는 말에 혹해서 샀다가 강렬한 화장품 맛과 향기로 한 병을 채 다 마시지 못하고 버렸던 기억이 아직까지 선명하다. 일본은 벚꽃 컨셉으로 잘만 만들던데 우리나라는 대체 왜…? 아무튼 다신 경험하고 싶지 않은 술이다.
“정말 필요한 제품이 맞는지 한 번 더 생각해 보기”
한정판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잘 사면 경험이고, 못 사도 경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험의 대가일지라도 그 값이 너무 비싸거나, 그 정도의 값어치를 할 수 없다면 재고해야 함은 분명하다. 어렵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구매 전 적어도 후기를 찾아보고, 남들의 말을 들어볼 필요는 있다. 정말 최악임에도 불구하고 ‘그래, 이것도 뭐 경험이지’하고 넘기는 것에 지쳤다면 말이다.
기획, 글, 편집 / 다나와 김주용 jyk@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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