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머스크 vs 올트먼…198조 걸린 ‘세기의 전쟁’

정다원 2026. 5. 4.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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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최고 부자, 일론 머스크와 오픈AI 최고경영자인 샘 올트먼의 법정 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오픈AI를 공동 설립하며 의기투합했던 두 사람이 이제는 원수가 된 사연, 오늘 월드이슈에서 정다원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머스크가 올트먼을 상대로 소송을 냈단 뉴스는 몇 년 전에 나왔는데, 재판이 이제 시작된 거죠?

왜 이렇게 오래 걸린 건가요?

[기자]

네, 이번 재판은 지난주 월요일에 시작됐습니다.

머스크가 오픈AI와 올트먼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지 약 2년 만인데요.

처음 소송을 건 시점은 2024년 2월입니다.

머스크는 올트먼이 오픈AI를 '인류 전체를 위한 비영리 단체'로 유지하기로 한 약속을 깼다고 주장했는데요.

6월에 소송을 취하했다가 8월에 내용을 보강해서 다시 소송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11월엔 오픈AI 영리화의 배후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있다며, 마이크로소프트를 피고에 추가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양측이 재판부에 제출한 문건은 약 45만 페이지에 이르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재판부가 이걸 다 검토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고 하고요.

또 재판이 열리는 곳이 캘리포니아주의 오클랜드 연방법원인데요.

이 지역은 머스크에 대한 여론이 극명하게 갈리는 곳입니다.

그래서 공정하다고 판단되는 배심원단을 선정하는 데 한 달 가까이 걸렸단 얘기가 나옵니다.

[앵커]

지난주 재판에선 머스크가 사흘간 증언대에 올랐죠.

어떤 주장을 펼쳤습니까?

[기자]

네, 머스크는 올트먼이 자선 단체를 '약탈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자신이 오픈AI 이름을 직접 지었고, 초기 자금을 660억 원이나 냈고, 인재들도 영입해 줬는데, 올트먼이 비영리를 내세워서 이 돈과 인맥을 챙긴 다음, 오픈AI를 영리 기업으로 변질시켰단 겁니다.

이번 재판에선 머스크와 올트먼이 주고받은 이메일이 수십 건 공개됐는데요.

이건 오픈AI 설립을 일곱 달 앞두고, 올트먼이 머스크에게 보낸 이메일입니다.

인공지능을 구글보다 먼저 개발하자.

또 기술이 '비영리 단체'를 통해 전 세계의 자산이 될 수 있도록 구조를 만들자.

이렇게 제안했습니다.

이 내용은 실제로 오픈 AI의 설립 인가증에도 일부 실렸는데요.

머스크는 오픈AI가 약속을 깨고 마이크로소프트와 결탁해 기술을 독점했고,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오픈AI에 돈을 댄 자신이 바보였다고 법정에서 한탄하기도 했는데요.

머스크는 사실 소송을 제기하기 전부터 오픈AI를 향해 이런 경고를 보내왔습니다.

[일론 머스크/테슬라 최고경영자/2023년 5월 17일 : "만약 아마존 열대우림을 구한다는 단체에 자금을 댔다고 쳐요. 그런데 그 단체가 갑자기 벌목 회사가 돼서 숲을 베고 그걸 팔아 돈을 번다면, 당신은 이렇게 말하겠죠. '내가 기부한 목적이랑 정반대잖아.'"]

머스크는 오픈AI의 경영진 해임과 함께,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약 198조 원을 오픈AI 재단에 환원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앵커]

올트먼이 약속을 어겼다는 것이 머스크의 주장인데, 올트먼은 당연히 동의하지 않겠죠?

[기자]

네,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머스크의 주장에 대해, 경쟁사를 방해하려는 질투심일 뿐이라고 일축했는데요.

머스크도 과거에 오픈AI의 영리화 필요성을 인정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건 2018년 2월에 머스크가 오픈AI 핵심 인사들에게 보낸 이메일입니다.

오픈AI 공동 창립자인 안드레이 카르파티가 보낸 이메일을 공유했는데요.

카르파티는 오픈AI의 영리화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테슬라와 결합하는 게 가장 좋은 선택지라고 썼습니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정확히 맞는 말이다. 테슬라만이 구글에 맞설 유일한 길이다."라고 동조했습니다.

오픈AI 측은 머스크가 회사 통제권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경영진과 갈등이 심해졌고, 2018년 이사회에서 물러났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머스크 자신이 뜻을 이루지 못하자, 소송까지 불사했다는 논리인데요.

샘 올트먼은 조만간 증언대에 설 예정이고요.

이어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경영자 사티아 나델라도 증인으로 나설 전망이라, 양측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됩니다.

첫 심리는 21일쯤 마무리되고요.

이후 배심원단이 평결을 내리게 됩니다.

[앵커]

이번 재판, 결과가 어떨지 예측들이 좀 나오나요?

[기자]

일단 머스크가 100% 승소할 거다, 이런 전망은 드뭅니다.

하지만 머스크가 소송에서 지더라도, 소송 목적은 달성하는 거라고 뉴욕타임스는 진단했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오픈AI의 내부 사정, 또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 과정이 자세히 공개됐거든요.

경쟁사들로서는 고급 정보를 공짜로 얻은 셈이고요.

정치적으로는 오픈AI가 규제나 감시를 받을 여지가 늘어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오픈AI는 올해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만약 재판부가 비영리 단체라는 설립 취지의 강제성을 인정한다면, 기업 가치와 상장 계획에 빨간불이 켜질 걸로 예상됩니다.

또 이번 재판의 결과는 인공지능 규제에 대한 선례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재판 결과에 따라, 앞으로 설립될 인공지능 연구소나 재단이 어떤 기준을 적용받을지 결정될 걸로 보입니다.

영상편집:박혜민 변혜림/그래픽:서수민/화면출처:CNBC TV, 코트리스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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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원 기자 (mo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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