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능 쓰면 출근시간 확 줄어든다?” 10월부터 현대·기아 차주들 출근길 달라진다

현관문을 닫는 순간 자동차 시동이 걸리고, 에어컨이 돌아간다.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일이 10월부터 현실이 됐다.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삼성전자와 손잡고 출시한 ‘홈투카(Home-to-Car)’ 서비스 덕분이다. 단순한 편의 기능을 넘어 출퇴근 루틴 자체를 바꿔놓을 이 기술에 차주들의 관심이 뜨겁다.

현대차 기아 커넥티드카 서비스
집과 차가 하나로 연결되는 시대

2025년 9월 25일, 현대차그룹과 삼성전자는 각자의 플랫폼인 ‘커넥티드 카’와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결합한 홈투카 서비스를 공식 출시했다. 이는 단순히 스마트폰으로 차량을 원격 제어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집안의 냉장고 패널, 스마트 스피커, TV 등 삼성 가전기기에서 직접 차량 상태를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는 통합 시스템이다.

출근 준비를 하면서 냉장고 앞을 지나가며 “차 시동 켜줘”라고 말하면, 스마트싱스가 자동으로 차량에 신호를 보낸다. 동시에 히터나 에어컨이 작동해 탑승 전 이미 쾌적한 실내 온도가 조성된다. 겨울철 꽁꽁 언 차에 타거나, 여름철 찜통 같은 차 안에서 고생하던 시간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다.

삼성 스마트싱스 홈투카
평균 7분, 출근 준비 시간이 줄어든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이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홈투카 기능을 활용하면 출근 준비 시간이 평균 7분 단축된다. 아침마다 차 키를 찾고, 차에 타서 시동을 걸고, 냉난방이 작동할 때까지 기다리던 시간이 모두 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전기차 사용자들에게는 더욱 유용하다. 배터리 충전 상태를 집 안에서 확인할 수 있고, 심야 전기요금 시간대에 맞춰 충전을 예약할 수 있다. 밤 11시 이후 자동 충전을 설정하면 전기요금을 절감하면서도 아침에는 완충된 차량으로 출근할 수 있다. 외출 중에도 스마트폰 앱을 통해 충전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충전 완료 후 자동으로 전원을 차단하는 기능도 지원한다.

어떤 차량에서 사용 가능할까

홈투카 서비스는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한 차량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2022년 11월 이후 출시된 ‘ccNC’ 시스템 탑재 현대·기아 차량과 2023년 10월 이후 출시된 ‘ccIC27’ 시스템을 장착한 제네시스 차량이 대상이다.

현대차의 아이오닉 6, 기아의 EV9, 제네시스의 GV80 쿠페 등 최신 모델 대부분이 이 조건을 충족한다. 이미 블루링크, 기아 커넥트, 제네시스 커넥티드 서비스에 가입한 사용자라면 스마트싱스 앱만 연동하면 즉시 사용이 가능하다. 별도의 복잡한 설치 과정 없이 앱 연동 한 번으로 모든 기능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현대 기아 스마트 커넥티드
생활 루틴과 자동차가 통합된다

홈투카의 핵심은 단순한 원격 제어를 넘어 ‘루틴 자동화’에 있다. 스마트싱스 앱에서 ‘출근 모드’를 설정하면, 현관문을 잠그는 순간 자동으로 집안 조명이 꺼지고, 커피머신이 멈추며, 동시에 차량 시동이 걸린다. 더 이상 여러 단계를 일일이 실행할 필요 없이 하나의 동작만으로 모든 준비가 완료되는 것이다.

반대로 퇴근 후 집에 도착하면 ‘귀가 모드’로 차량을 끄는 동시에 집안 난방을 켜고, 조명을 조절하고, 공기청정기를 작동시킬 수 있다. 생활과 이동의 경계가 완전히 사라지는 경험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차량은 더 이상 도로 위의 기계가 아닌, 고객의 생활 공간과 연결된 플랫폼”이라며 “이번 협업은 스마트홈-스마트카-스마트시티를 잇는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테슬라도 긴장? 한국형 스마트카 전략

이미 테슬라,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글로벌 브랜드들은 자사 앱을 통해 원격 제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의 전략은 한 단계 더 진화했다. 삼성전자라는 세계적인 가전·IT 기업과의 생태계 통합을 통해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집 밖의 또 하나의 생활 플랫폼’으로 재정의한 것이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 삼성 가전의 점유율이 높고, 현대·기아 차량의 판매량이 압도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홈투카는 국내 사용자들에게 최적화된 전략이다. 해외 브랜드들이 개별 앱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달리, 이미 사용 중인 가전기기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방식이기에 사용자 진입장벽이 낮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카투홈(Car-to-Home) 기능도 확대할 계획이다. 카투홈은 차량 내에서 집안의 가전기기를 제어하는 서비스로, 귀가 전 미리 보일러를 켜거나 밥솥을 예약하는 등의 기능이 가능하다. 또한 AI 기반 루틴 자동화와 음성 인식 통합 기능도 단계적으로 추가될 예정이다.

현대차 기아 삼성 협력
전기차 시대의 필수 기능으로 자리잡나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차량과 집의 연결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현대차는 향후 V2H(Vehicle-to-Home) 서비스와의 연계도 추진 중이다. V2H는 전기차 배터리를 가정용 전원으로 활용하는 기술로, 정전 시 비상 전력으로 사용하거나 전기요금 피크 시간대를 피해 집안에 전기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홈투카 서비스가 V2H와 결합하면 에너지 관리 차원의 혁신이 일어난다. 심야 시간대에 저렴한 전기로 차량을 충전하고, 낮 시간대에는 차량 배터리의 전력을 집에 공급하는 스마트 에너지 순환 시스템이 구현되는 것이다. 전기차가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이동하는 에너지 저장장치로 기능하게 되는 셈이다.

주의할 점과 한계도 있다

물론 모든 차량에서 홈투카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2022년 이전 출시된 차량이나 커넥티드 시스템이 없는 모델은 지원되지 않는다. 또한 서비스 이용을 위해서는 유료 커넥티드 서비스 가입이 필수다. 현대차 블루링크는 월 1만 1,000원, 기아 커넥트는 월 9,900원의 구독료가 발생한다.

보안 문제도 과제로 남아 있다. 스마트싱스는 암호화 통신을 기반으로 보안 시스템을 강화했지만, 차량 원격 제어 기능이 늘어날수록 해킹 시도의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 현대차그룹과 삼성전자는 다중 인증 시스템과 실시간 이상 징후 모니터링을 통해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사용자들도 비밀번호 관리와 앱 보안 업데이트에 신경 써야 한다.

또한 초기에는 일부 기능이 제한적일 수 있다. 모든 차량 제어 기능이 한 번에 지원되는 것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더 많은 기능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 확장도 준비 중

홈투카는 한국 시장을 시작으로 글로벌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삼성전자는 북미,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도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기후 변화가 심하고 출퇴근 거리가 긴 국가에서 차량과 가전의 통합은 생활 효율성을 높이는 핵심 솔루션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에서 스마트싱스 플랫폼을 통해 강력한 입지를 구축했다. 여기에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판매망이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양 사는 이번 협력을 통해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플랫폼 기반의 생태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서도 현지 스마트홈 기기와의 연동을 확대하고, 글로벌 표준 프로토콜을 지원해 더 많은 사용자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스마트싱스는 구글 홈, 아마존 알렉사 등 다른 플랫폼과도 호환되는 개방형 구조를 갖추고 있어 확장성이 높다.

미래는 이미 시작됐다

출근 전 현관문을 닫는 순간, 차가 스스로 시동을 켜고 따뜻한 실내를 준비한다. 이는 더 이상 SF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10월부터 현대·기아 차주들에게 현실이 된 일상이다. 기술은 이미 준비됐고, 이제 남은 것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변화를 받아들이느냐다.

홈투카는 단순한 편의 기능을 넘어 생활 패턴 자체를 재구성하는 혁신이다. 출근 준비 시간 7분 단축이라는 숫자 너머에는 아침의 여유, 스트레스 감소, 에너지 효율 향상이라는 가치가 숨어 있다. 자동차가 생활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시대, 그 시작을 현대·기아와 삼성전자가 함께 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