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유엔빌리지라지만…신생사에 100억 '턱' 대출해준 다올저축은행

8일 라이브방송 중인 엑소(EXO)의 멤버 백현.(사진=백현 인스타그램 갈무리)

"원시그니처는 제 친구 캐스퍼와 함께 좋은 안무가, 그리고 댄서 분들을 많이 양성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된 회사입니다. 아직 구체화되기 전이지만…."

그룹 엑소(EXO)의 멤버 백현은 8일 새벽 2시경 자신의 SNS에서 라이브 방송을 통해 이 같이 말했다. 이 말대로 원시그니처는 지난 5월 말 설립돼 매출 등 실적을 아직 쌓지 못한 엔터테인먼트업계 신생회사다.

그런데 다올저축은행은 원시그니처에 거액인 100억원대 법인대출을 해줬다. 담보물로 고급 펜트하우스를 설정했지만, SM엔터테인먼트가 아닌 백현의 개인회사인 원시그니처의 수익창출력이 미지수인 상태에서 상환능력을 제대로 파악한 여신실행인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블로터>에 "은행들은 회사가 담보를 제공한다고 해도 결국에는 대출이 상환되는 게 제일 중요한 것"이라며 "담보물을 매각해서 상환하는 건 아니니까 상환능력, 즉 '벌이'가 있는지를 보고 대출 취급 한도와 규모를 정한다"고 말했다.

원시그니처는 백현의 자본만으로 운영되는 회사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원시그니처의 법인 등기부등본 주소지는 한남동 유엔빌리지 중에서도 하이엔드급 빌라로 손꼽히는 '라누보 한남' 펜트하우스로 설정됐다. 이 곳은 지난 6월 백현이 이사한 집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백현의 명의가 아닌 차가원 피아크건설 회장과 그의 남편 명의로 된 집이다. 라누보 한남은 피아크건설이 시공했다.

백현과 차 회장은 매우 긴밀한 사이다. 백현은 "차가원 회장은 저희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차가원 회장의 아버지, 가족분들, 어쩌다가 인연이 이렇게 짙어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인연이 돼서 지금 현재도 가족과 같은 사이로 막역하게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이 친밀한 사이가 원시그니처의 100억원대 대출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백현이 입주한 펜트하우스의 등기부등본을 발급해 살펴보면 지난 6월말 근저당권이 설정된 것이 확인된다. 채무자는 원시그니처, 근저당권자는 다올저축은행, 채권최고액은 130억원이다. 통상 대출액의 120%에서 채권최고액이 설정되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대출액은 108억원으로 추정된다.

어떻게 백현의 원시그니처는 자신의 집이 아닌 차 회장 측의 집으로 담보를 설정해 대출을 받을 수 있었을까. 차 회장 측이 물상보증(物上保證)을 서줬기 때문이다. 타인의 채무를 위해 자기소유의 재산을 담보로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라누보 한남' 펜트하우스 등기부등본 중 발췌.

다올저축은행으로선 부촌 중의 부촌인 담보물에 최대 한도의 평가를 매겼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다올저축은행의 여신 프로세스가 단지 고급 펜트하우스와 백현의 인지도만을 보고 대출한 것이라면 건전하다고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다올저축은행 부동산담보대출 한도는 △개인 최대 8억원 △개인사업자 최대 60억원 △법인사업자 최대 120억원이다. 이는 각 주체별로 상환능력이 현저히 차이날 수밖에 없다는 점에 기인한다.

앞서 백현이 언급했듯이 원시그니처는 신생회사인 만큼 자체적인 수익창출력이 아직 확보되지 않은 상태다. 백현은 "대출금 제가 다 내고 있어요"라고 했다. 다올저축은행은 현재 개인 백현의 재무력만으로 운영되는 원시그니처에 법인이 받을 수 있는 최대 수준의 대출을 내준 셈이다. 채무자는 원시그니처인데, 타 회사의 엑소가 신용을 보강하는 역할을 한 것과 같다는 지적이다. 만약 백현의 재무상황에 큰 변화가 생겨 대출금을 갚지 못할 경우 펜트하우스는 경매로 넘겨진다.

이를 두고 다올금융그룹 내에서 실적을 증명해야 하는 다올저축은행의 처지가 여실히 나타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다올투자증권은 올 1분기 114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반면, 다올저축은행은 2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대조를 이뤘다. 다올저축은행 부동산담보대출 금리는 연 8.0~15.0% 수준으로, 최저금리로 받았다고 해도 원시그니처는 연간 8억원 수준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다올저축은행에 있어선 '큰 손' 고객이 온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백현이 엑소를 끼고 있고 엑소가 여러 가지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있다 보니 그런 캐시플로우를 다 고려해서 대출해주지 않았겠느냐"고 봤다.

다올저축은행 관계자는 <블로터>에 "법인을 관리하는 영업 조직이 따로 있고, 개별 계약과 관련한 상황들은 답변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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