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무근이라지만… 수협은행, 웰컴캐피탈 인수 유력 [넘버스]

조회수 2023. 8. 9.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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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사로의 전환을 꾀하는 수협은행의 비(非)은행 인수 후보 윤곽이 드러났다. 대상은 웰컴금융그룹의 웰컴캐피탈이 유력한 가운데 인수 후 수협은행은 웰컴캐피탈이 보유한 웰컴자산운용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전망이다.

양측은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하고 있지만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이 임박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여전히 수협은행의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빈약한 상황인 만큼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한 고심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협은행, 웰컴캐피탈 인수 임박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수협은행은 웰컴금융그룹의 웰컴캐피탈 인수를 추진 중이다. 웰컴캐피탈은 웰컴자산운용의 지분 전량을 보유하고 있어, 수협은행이 웰컴캐피탈 인수를 성공하게 되면 웰컴캐피탈과 함께 웰컴자산운용을 동시에 보유하게 된다.

인수금액은 1000억원 안팎이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수협은행이 웰컴캐피탈을 인수하는 것이 거의 확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강신숙 수협은행장 (사진=수협은행)

이는 연초 강신숙 Sh수협은행장이 비전선포식에서 자산운용사와 캐피탈 인수를 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의지와도 맞닿는다. 강신숙 은행장은 지난 1월 기자간담회에서 “초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자산운용사나 캐피탈사의 인수가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양측은 비밀유지조항 상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하고 있지만 사실상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수협은행은 금융지주사로의 전환을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수협은행이 웰컴캐피탈을 인수하게 되면 한번의 SPA 체결로 자산운용사, 캐피탈사의 지분을 동시에 보유해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기 때문이다.

웰컴캐피탈을 비롯한 웰컴저축은행 등 웰컴금융그룹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급격한 금리 상승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부동산 금융 리스크를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웰컴캐피탈의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PF 관련 대출규모는 2206억원(기업일반대출로 포함된 브릿지론 포함)으로 영업자산의 53.2%에 달한다. 이 중 본 PF 대출과 브릿지론은 각각 자기자본 대비 84.3%, 127.8% 수준인 877억원, 1329억원이다.

웰컴저축은행의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3월 말 기준 1조4777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212% 수준이다. 이 가운데 브릿지론 규모는 835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120.1%에 달한다. 웰컴금융그룹 입장에서는 웰컴캐피탈 매각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서는 동시에 부동산 익스포처(위험노출액) 규모를 줄일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한편, 웰컴캐피탈은 기업대출 등의 기업 금융 사업을 주축으로 투자 금융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종합 여신전문 금융회사다. 주요 투자 포트폴리오에는 배틀그라운드 게임으로 유명한 크래프톤, 골프 플랫폼인 스마트 스코어 등이 있다. 지난해 토스뱅크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토스뱅크 지분도 3.08%가량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42억원, 순이익은 27억원을 기록했다.

웰컴자산운용(옛 에셋원자산운용)은 공모주 펀드 특화 운용사로 유명하다. 자기 자본금은 지난해 말 기준 206억원이며, 운용자산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1조100억원이다.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8억원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증시와 IPO(기업공개) 시장이 위축되며 91%가량 줄어든 규모다. 2021년에 웰컴자산운용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92억원, 99억원으로 집계됐다.

추가 인수해야 하는 수협銀... ‘Sh금융지주’ 향한 고심 깊어진다

수협은행 본점. (사진=블로터)

인수 이후에도 수협은행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수협은행이 이번 인수를 성공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아직까지 비은행 부문의 금융계열사는 운용사, 캐피탈사 뿐인 만큼 비은행 무분 포트폴리오가 빈약해서다.

현재 수협은행과 같이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교보생명이 교보증권, 교보악사자산운용, 교보자산신탁, 교보AIM자산운용, 교보라이프플래닛 등의 금융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규모 측면에서 한계가 있는 포트폴리오다.

때문에 추가 인수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올해 초에 수협은행은 자회사 3개 인수를 언급했으며, 업권으로는 자산운용, 캐피탈사 그리고 '증권업'을 거론한 바 있다.

수협은행 측은 올해 초 비전선포식에서 중앙회 공제상품을 판매하는 채널 역할에 우선 집중할 것이라면서 보험사 인수에 대해 선을 그은 만큼 추후 인수 후보는 증권사가 유력한 상황이다.

다만, 현재 이렇다 할 증권사 매물이 없는 데다 증권사 인수를 원하는 우리금융지주, OK금융그룹, JB금융지주 등의 강력한 경쟁자가 있는 만큼 수협은행은 추가 포트폴리오 확장에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현재 매물로 나올만한 증권사 중 가장 유력한 곳은 SK증권이다. SK증권 최대주주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J&W파트너스로, 내년이면 인수한 지 5년을 맞는다. 적절한 가격에 원매자가 나타나면 엑시트할 적기에 해당한다.

다만, J&W파트너스는 재무적 투자자(FI) 교체 및 펀드 만기를 5년 추가로 연장하는 등 매각을 급하게 추진하는 상황이 아니다. 때문에 우리금융이 SK증권 인수를 위해 물밑협상 등에 나섰지만 매각 협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 2000억원 가량의 순이익을 벌어들이는 수협은행이 원매자가 많은 증권사를 인수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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