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보다 더한 선수가 있네… 前 LG 투수 ‘ERA 162.00’ 충격의 첫 등판, 감독도 “서둘렀어” 지적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4년 LG에서 뛰어 우리에게도 익숙한 좌완 디트릭 엔스(35·볼티모어)가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충격적인 결과를 남겼다. 난타를 당하는 와중에 결국 벤치가 1이닝을 맡기길 포기했다. 이날 역시 최악의 스타트를 끊은 고우석(28·디트로이트)보다도 성적이 더 좋지 않았다.
엔스는 22일(한국시간) 미 플로리다주 사라소타 에드 스미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피츠버그와 경기에 1-2로 뒤진 5회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등판했으나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4피안타(2피홈런) 6실점을 기록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이날 엔스는 28개의 공을 던졌고, 결국 이닝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평균자책점 162.00으로 시범경기를 시작했다.
엔스는 첫 타자 승부부터 좋지 않았다. 선두 요크에게 볼넷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볼 네 개가 모두 스트라이크존에서 크게 벗어나며 영점이 잡히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빠르게 평정심을 찾아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이어 엔디 로드리게스 타석에서 홈런을 얻어 맞았다. 1B-1S에서 던진 3구째 커터가 가운데 몰리며 좌월 2점 홈런을 맞았다.
엔스의 시련은 이어졌다. 홈런 직후 상대한 빌리 쿡에게 좌중간 안타를 허용했고, 오닐 크루스에게 좌전 안타를 맞으면서 무사 1,3루에 몰렸다. 이어 크루스의 2루 도루 때 포수 애들리 러치맨의 송구가 빗나가면서 3루 주자 쿡이 그대로 홈을 밟아 실점이 불어났다.

흔들린 엔스는 곤살레스에게도 볼넷을 허용했고, 이어 라이언 오헌에게 좌중월 3점 홈런을 맞으면서 완전히 붕괴됐다. 지역 언론인 ‘볼티모어 베이스볼’은 “엔스는 첫 6타자에게 모두 출루를 허용했고, 그리고 모두가 홈을 밟았다”면서 이날 부진을 직격했다.
홈런 두 방을 맞는 동안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엔스는 조이 바트를 2루수 땅볼로 잡은 뒤 교체됐다. 이미 지정된 투구 수에 다다르고 있었기 때문에 바꿀 수밖에 없었다. 엔스는 쓸쓸히 고개를 숙인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엔스는 2024년 LG에서 30경기에 나가 167⅔이닝을 던지며 13승6패 평균자책점 4.19의 성적을 남긴 좌완이다. 내구성과 구위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재계약에 확신을 주는 투구 내용은 아니었다. 결국 재계약을 하지 못했고, 2025년 디트로이트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며 메이저리그 복귀를 노렸다.
그런데 엔스는 KBO리그 시절부터 장착하라는 이야기를 수없이 들은 체인지업을 기어이 장착하면서 더 나은 투구를 선보였다. 지난해 디트로이트와 볼티모어를 거치며 24경기(선발 3경기)에서 3승3패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했다. 특히 볼티모어 이적 후 1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14로 잘 던졌고, 이 실적을 인정받아 올 시즌을 앞두고 1+1년 총액 600만 달러(약 87억 원)에 계약하며 KBO 퇴출 이후 역전 스토리를 만들었다.

크레이그 알버나즈 볼티모어 감독은 엔스의 이날 부진을 감쌌다. 알버나즈 감독은 이날 투구 내용에 대해 “구위는 정말 좋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마운드에서 평소보다 조금 더 서두르는 모습이 있었다. 이 시기에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문제점도 짚었다.
현지 언론에서는 엔스와 키건 에이킨이 볼티모어 좌완 불펜진을 이끌어나갈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알버나즈 감독은 이에 대해 “세 번째 불펜 좌완 투수를 두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좌완이 여러 명 있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라면서 “매치업에 구애받지 않는 투수가 되어야 한다”고 기준점을 잡았다.
꼭 좌완이 좌타자만 잡는 게 아닌, 우타자로 잡아내며 1이닝을 맡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엔스가 첫 경기 부진을 털어내고 이 기준점에 합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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