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부정의혹, 캐나다 제약공룡 좌초위기

미국인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주었던 9.11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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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9월 11일은 전 세계를 충격에 휩싸이게 했던 사건이 발생한 날입니다. 

미국 뉴욕에 위치한 110층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 빌딩과 워싱턴에 위치한 국방부 건물에 항공기 동시 다발 자살테러 사건이 벌어진 날입니다.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던 미국인들. 그런데 몇 달이 지나지 않아 전미지역을 뒤흔든 사건이 또 한 번 발생합니다.


 ※엔론사태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던 에너지기업 '엔론'의 파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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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론은 본업이 천연가스의 송전과 배전을 담당하던 회사로, 미국 중서부와 남부의 8개 주에서 영업망을 깔고 장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엔론의 회사 성격이 근본적으로 바뀌게 되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엔론이 망하게 된 결정적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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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나한테 완전 쩌는 아이디어가 있어!!!"
- 스킬링, 에너지기업 인수합병거래 전문가


   "아, 뭔데 뭔데?"
- 레이, 엔론회장



"한 회사가 존재하는데, 아무것도 안 해.
근데 돈은 계속 벌 수 있어!!!!"
- 스킬링



"어? 그거 좀만 더 가다듬으면 될 듯."
- 패스토우, 구조화채권의 대가


"야, 그거 내 회사에서 하자!"
- 레이

[이미지 출처]  패스토우- youtube 『Enron: Andrew Fastow』 中

제프리 스컬링과 앤드류 패스토우는 엔론의 기업 운영 방식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자 이제 돈 놓고 돈 먹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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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론은 발전시설의 경영권 지분을 시장에 나오는 족족 사들인 다음, 당시 캘리포니아 주 규제법규의 틈새를 파고들어 일종의 가격조작을 도모했습니다.  

기업과 가계에 송·배전을 하는 캘리포니아 소재 전력회사들에 공급하는 전력 도매가격을 한꺼번에 8~20배씩 올렸습니다.


왜 갑자기 가격 올린거야 엔론... 너 땜에 나....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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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낀 송·배전 업체들은 엔론이 만든 거품 낀 가격에 전력을 공급 받고, 가격 상한선이 정해진 캘리포니아 주에 마진 없는 가격에 팔아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파산했습니다.


▲정말 말도 안 되게 변신한 엔론...
M.net produce 101 스틸샷 

이와 같이 에너지 회사에서 자본을 굴리는 회사로 점점 탈바꿈한 엔론은 알려진 바와 같이 회사의 이익은 과대포장, 손실은 숨겨버리는 등 회계 장부를 조작했습니다.


"분식회계해도 안 걸릴 줄 알았죠..."

조작으로 인해 눈덩이처럼 쌓인 문제들은, 엔론이 스스로 회계 조작사실의 일부를 공표하며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회계사실을 세상에 공표하기 전 스킬링은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모두 투매했습니다. 그리고 CEO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이때쯤 세상 사람들도 모두 눈치 챘는지, 엔론의 주가는 폭락했습니다.

결국 엔론사태의 주도자들인 스킬링과 패스토우는 체포된 후 기소됐으며, 전 CEO인 레이도 기소됐습니다. 

엔론의 4200여 명 임직원들은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되었고, 더 최악이었던 점은 그들의 연금도 모두 엔론 주식에 연계되어 있었기에 휴지 조각이 됐습니다.

캐나다 최대 제약업체인 밸리언트. 지난 해 초에는 공격적인 M&A를 통해 몸집을 거대하게 불리는 행보를 보였습니다.


▲밸리언트 콘택트렌즈 브랜드인 '바슈롬'


  

하지만 지난해 중후반부터 엘론사태를 떠올리게 하는 행보가 하나 둘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1 약 값 대폭 인상

뉴욕타임스(NYT)가 15년 10월 4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밸리언트의 윌슨병(구리 대사 이상으로 생기는 유전질환) 치료제인 큐프리민의 가격은 지난 2013년 2월 250mg 캡슐 100개에 888달러였으나 2015년 7월 말 기준으로는 2만 6천189달러로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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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회계 부정 의혹

2015년 10월 22일 밸리언트 파마슈티컬스 인터내셔널의 회계 부정 의혹에 따라 미국 바이오 업종 주가가 하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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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회사 투자자들이 주식을 일제히 투매

밸리언트가 실적 전망치를 낮추고 300억 달러 규모 채권에 대해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을 언급하자 회사 주가가 하루 새 반 토막 났습니다.

 

주가가 폭락한 이유는, 이 회사 투자자들이 주식을 일제히 투매했기 때문입니다. 3월 15일(미국 시간) 하루에만 무려 120억 달러(약 14조3000억 원)의 시가총액이 허공으로 날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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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리언트는 15일 투자자들과의 콘퍼런스콜에서 지난 1분기와 올해 전체 실적 전망을 대폭 낮췄습니다. 마이클 피어슨 밸리언트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4월까지는 연간재무보고서(10-K)를 제출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뭔가 꿍기는게 있으니까 제출 못한다는 건데...."

이처럼 회사가 '10-K 보고서'를 SEC에 제출하지 못할 경우 채권단은 합의 조항에 따라 디폴트를 선언할 수 있으며 이 때 회사는 즉각 채무를 갚아야 합니다.



자꾸 엔론사태가 떠오르는 이유는 왜일까요.
투자자들은 밸리언트에서 탈출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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