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아세안과 '최상위 파트너십' 수립…日이시바와 '셔틀외교 지속'

CBS노컷뉴스 박정환 기자 2024. 10. 12.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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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5박6일 간의 필리핀·싱가포르·라오스 순방 마치고 귀국
필리핀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원전 세일즈 외교'
싱가포르와 세계 최초로 '공급망파트너십 약정' 체결
한·아세안 '최상위 파트너십'…北에 강력 메시지 발신
尹-이시바 첫 회담…"셔틀외교 지속하자"
한일 정상회담과 아세안 정상회의 관련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1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왓타이 국제공항에서 귀국하기 전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올라 환송객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5박6일 간의 동남아시아 3국 순방을 통해 정치·경제·안보 등 다층적 협력과 함께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으며 '최상위 파트너십'을 수립했다. 북한 도발과 러북 군사협력에 대해선 한목소리로 규탄하고, 우리 정부의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냈다.

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윤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첫 정상회담이 개최되기도 했다. 양 정상은 발전된 한일 관계를 이어가자는 데 공감하고, 안보 측면에선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체계'를 면밀히 가동하기로 했다.

尹, 필리핀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싱가포르와 '공급망 약정'

윤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 여사는 5박6일 간의 필리핀·싱가포르·라오스 순방을 마치고 11일 저녁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필리핀과 싱가포르에는 국빈 방문을 했고, 라오스는 취임 후 세 번째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문했다.

먼저 필리핀에서는 한·필리핀 정상회담을 통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했다. 1949년 수교 이래 양국이 공식적으로 양자 관계를 설정하고, 이에 대한 정상 차원의 공동 문건을 채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통해 양국은 방산, 경제 등 전방위적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인프라 사업과 원전 등과 관련해 '세일즈 외교'를 벌였다. 필리핀의 '라구나 호수 순환도로'와 'PGN 해상교량' 건설 사업에 대한 MOU(업무협약)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활용해 추진하는 두 사업은 지원 규모가 각각 10억 불(1조 3468억 원) 상당으로 EDCF 사업 기준 역대 1, 2위의 대형 개발협력 사업이다.

양국의 '원전 협력'은 한국수력원자력과 필리핀 에너지부 간 '바탄(Bataan) 원전 건설 재개 타당성 조사 협력에 관한 MOU'가 체결되면서 시동이 걸렸다. 중동·유럽에 이어 동남아시아 원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두 번째 순방국인 싱가포르에선 정상회담을 통해 내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양 정상은 주요 분야에서 전략적 공조를 더욱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양국은 세계 최초로 '공급망파트너십 약정'(SCPA)을 체결했다. 약정에 따라 양국은 공급망 교란 징후를 포착하면 상호 간 신속히 통보하며, 공급망 교란 발생 시 5일 내 긴급회의를 개해 공동으로 대응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 또 공급망 협력을 기존의 에너지·광물을 포함해 바이오·첨단제조 분야 등 미래 중점산업까지 확대할 방침이라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필리핀과 싱가포르는 안보 분야에서 북한의 핵 개발과 불법적인 러북 군사 협력을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또 우리 정부의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냈다. 윤 대통령은 싱가포르 정부 산하 연구소가 주최하는 세계적 권위의 강연 프로그램 '싱가포르 렉처'에서 '8·15 통일 독트린'의 의미를 설명하고 "자유 통일 한반도가 실현된다면, 한반도는 물론, 인도·태평양 지역과 국제사회의 평화가 획기적으로 진전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尹-이시바 첫 회담 "셔틀외교 지속"…한·아세안 '최상위 파트너십'

윤석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지막 순방국인 라오스에서는 취임 후 세 번째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한-아세안 포괄적전략동반자관계'를 맺었다. 1989년 한-아세안 대화 관계를 수립한 후 35주년 만에 '최상위급 파트너십'을 수립한 것이다.

이를 통해 양측은 정치·안보 분야에서 오는 11월 한-아세안 첫 국방장관 대면 회의를 개최하고, 경제 분야에선 한-아세안 디지털 혁신 플래그십(flagship·주력 및 대표 상품) 등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사회·문화 분야에선 향후 5년간 아세안 출신 학생 4만 명에 대한 연수 사업을 추진하고, 내년에는 이공계 첨단분야(STEM) 장학생 사업을 발족하기로 했다.

이번 공동성명에서는 '남중국해에서 평화, 안정, 안보, 안전 그리고 1982년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을 포함한 국제법에 따른 항행·상공비행의 자유를 유지하고 증진하는 것의 중요성을 지속 확인한다'는 선언도 포함됐다. 이는 역내 주요 해상 교통로인 남중국해에서 활발한 군사 활동을 벌이는 중국을 견제하는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울러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한 아세안의 지지도 확보했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윤 대통령은 일본, 호주, 라오스, 베트남, 태국과 양자회담을 갖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신임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윤 대통령은 이시바 총리와 개최한 약 40분 간의 첫 정상회담에서 발전된 한일 관계를 이어가자는 데 공감했다. 양 정상은 양국 간 셔틀외교(상대국을 오가는 정례 정상회담)를 활발히 진행시키는 한편, 내년 수교 60주년을 앞두고 양국 국민 간 교류를 촉진하기로 했다.

안보 측면에선 북핵 위협 등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고,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체계'를 면밀히 가동하기로 했다. 경제 분야에선 수소·암모니아·퀀컴·양자 분야에 걸친 첨단 기술협력과 공동연구 사업을 잘 진행해나가자는 데 의견을 함께 했다.

다만 양 정상의 첫 만남이자 다자회의 계기로 마주한 짧은 시간을 감안해 한일 과거사 문제, 양국 정상의 상대국 방문, 7광구 문제,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제안 등 다양한 현안들은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큰 줄기에서 양국 관계를 평가하고 내년 이후 양국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60주년을 맞이할 수 있는지, 안보 협력에 대해 어떤 문제 의식을 가졌는지 등에 대해 양국 정상이 기존의 협력 메커니즘을 짚어보기에도 시간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18개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참여하는 전략 포럼인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 참석하는 것을 끝으로 순방 일정을 마무리했다. 동아시아 정상회의에선 중국과 러시아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러시아와 북한의 불법적 군사 협력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더욱 장기화시키고 있어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남중국해에서 유엔해양법협약을 포함한 국제법 원칙에 따라 항행과 비행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할 것"이라며 민감한 외교 사안을 직접 거론하기도 했다.

김 차장은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의 핵심 성과에 대해 "아세안과 가장 높은 수준의 협력관계를 수립했고, 한일중 협력과 아세안+3 협력의 선순환 구조를 촉진했다"며 "북한 문제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발신하고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촉구했으며,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역내 및 글로벌 문제 해결을 위한 책임과 기여를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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