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리포트] 유한양행, 바이오 투자 2막…에임드 엑시트·코랩 투자

/이미지 제작 = 김나영 기자

유한양행이 바이오 투자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나섰다. 5년 전 투자한 바이오텍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자마자 10배가 넘는 투자 차익을 실현한 뒤 새 투자처 발굴에 나서는 모습이다.

엑시트와 재투자를 병행하며 다음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본격화하는 흐름이라는 평가다. 특히 뇌질환 관련 기업에 투자하면서 중추신경계(CNS) 분야 파이프라인 확장 가능성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에임드바이오 상장에 엑시트 분주, 평가손익 305억

16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최근 에임드바이오 주식 78만6472주를 처분했다. 지난해 12월 에임드바이오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후 보유 지분 절반가량을 정리하며 투자 회수에 나선 것이다. 이로써 유한양행이 보유한 에임드바이오 주식은 157만2945주에서 78만6473주로 줄었다. 지분율은 2.6%에서 1.3%로 낮아졌다.

에임드바이오는 2018년 삼성서울병원에서 분사해 설립된 항암제 개발 바이오벤처다. 환자 유래 세포를 활용해 항암 항체를 발굴하고 이를 항체약물접합체(ADC) 형태의 신약 후보물질로 개발하는 사업 모델을 갖고 있다.

유한양행은 2021년 5월12일 에임드바이오 보통주 117만9709주를 30억원에 취득하며 에임드바이오에 처음 투자했다. 이후 2023년 10월11일 상환전환우선주(RCPS) 39만3236주를 10억원에 추가로 사들여 총 40억원을 투자했다. 상장 전까지는 보통주와 RCPS를 함께 보유하며 전략적 투자자(SI) 역할을 맡아온 셈이다.

회사는 지난해 7월 RCPS를 전량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선제적으로 투자 회수를 준비했다. RCPS는 비상장 바이오벤처 투자에서 흔히 활용되는 방식으로 투자 초기에는 우선권을 통해 손실 위험을 줄이고 기업가치가 높아지면 보통주로 전환해 상승분을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유한양행 역시 상장 직전 RCPS를 보통주로 바꿔 상장 후 일부 지분 매각에 나서는 전형적인 엑시트 수순을 밟은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투자로 회사가 챙긴 재무 성과는 10배를 웃돈다. 에임드바이오 지분의 장부가액인 기초 40억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453억원으로 뛰었다. 상장에 따른 가치 재평가와 일부 지분 처분 효과가 맞물리면서 평가손익으로는 305억원이 반영됐다.

새 포트폴리오 '코랩', 12억 투입

유한양행 타법인 출자 현황(2025년 사업보고서 기준) /자료=공시, 이미지 제작= 김나영 기자

유한양행은 지난 4분기 엑시트와 함께 신규 바이오텍 투자도 병행했다. 회사는 작년 12월 4일 12억원을 들여 알츠하이머 진단 솔루션 기업 코랩의 주식 8만8816주를 새로 취득하며 지분 9.0%를 확보했다. 코랩은 치매·노인성 뇌질환 임상시험에 특화된 플랫폼 기업으로 환자 코호트 데이터 기반 임상시험 지원과 디지털 의료기기 실증 등을 수행한다.

최근 유한양행이 타법인에 보수적으로 베팅해온 기조를 감안하면 이번 지분 투자는 더욱 눈에 띈다. 회사는 지난 4분기에도 유한코스메틱 RCPS 55억원, 에스비바이오팜 보통주 281억원 등 기존 자산에 후속 투자하는 방식을 고수했다. 이런 가운데 코랩은 유한양행이 같은 기간 유일하게 새로 담은 포트폴리오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뇌질환 분야에서 다시 기회를 모색하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과거 유한양행은 아임뉴런바이오사이언스에 총 60억원을 투자해 뇌혈관장벽(BBB) 투과 기술 기반 뇌질환 치료제를 공동 연구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하지만 2022년 3월 관련 파이프라인 3종을 모두 반환하면서 프로젝트가 무산됐다. 이번 코랩 투자는 CNS 분야 파이프라인 확장 가능성을 다시 탐색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읽힌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코랩 투자 배경과 관련해 "앞으로 같이 사업을 하거나 여러 가능성을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오픈이노베이션 차원에서 검토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무조건 투자처를 늘리기보다는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신중하게 접근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한양행은 지난 한 해 동안 △에스비바이오팜 △유한코스메틱 △프로젠 △제이인츠바이오 △온코마스터 △킴셀앤진 △코랩 △유한USA 등 8개 기업에 총 529억원을 투자했다. 동시에 △에임드바이오 △지아이이노베이션 △엔솔바이오사이언스 △셀비온 △노보메디슨 등 5개 투자기업 지분 일부를 처분해 약 543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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