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미지근? 지금 사두면 올라요"…증권가 '콕' 집은 종목들
주요 경제 이벤트들로 증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변동성이 낮은 방어주로 투자심리가 몰린다. 증권가에서는 방어력이 높은 유통 업종, 그중에서도 글로벌 진출 혹은 확장을 통한 중장기적 모멘텀(주가 상승 동력)까지 뚜렷한 기업에 주목할 때라고 조언한다.
20일 코스피 시장에서 휠라홀딩스는 전날보다 600원(1.46%) 오른 4만1650원에 마무리했다. 지난 8월 1일 장 중 4만4550원까지 치솟아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이후 반등세가 꺾였고 상승 폭을 줄였다. 휠라홀딩스는 현재 4만원대 초반을 횡보하고 있다.
미지근한 주가에도 증권가의 전망은 밝다. 우선 실적이 안정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휠라홀딩스의 2분기 연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2.5% 증가한 1조1753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2.4% 급증한 1401억원을 달성했다.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부합했다.
해외 침투 가속화를 바탕으로 외형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시작된 리브랜딩 작업은 올해 글로벌로 확대하고 있으며, 저가 상품 이미지에 갇혀 있던 브랜드 재평가도 본격화되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 변신은 평균판매단가(ASP)의 상승으로도 연동될 수 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K패션이 뷰티와 푸드 대비 시장에서 부각 받지 못한 이유는 수혜주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다만 휠라홀딩스는 다양한 K패션 인디 브랜드를 전개 중이고 중화권 사업도 본격화했다"고 했다. 목표주가는 5만3000원에서 5만4000원으로 올렸다.
올해 상반기 K푸드 열풍에도 동종 업계 대비 주가 상승률이 더뎠던 농심도 재조명받는다. 이날 농심은 전날보다 4500원(1.2%) 떨어진 38만2000원에 마무리했다. 지난 6월 13일 60만원에 근접했던 주가가 다시 내려앉았다. 앞서 삼양식품에 라면 대장주의 자리도 내줬다.
아쉬운 수익성을 보이면서 업황 수혜를 온전히 누리지 못했다. 농심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8.7% 줄어든 437억원이다. 시장 기대치를 14.9% 밑돌았다. 원가 부담 및 판촉 할인 행사 증가 등에 따라 비용 지출이 증가하면서 국내 사업이 부진했던 영향이다.
다만 실적과 주가 반등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와 달리 해외 법인의 수익성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고, 신규 수요 대응을 위한 투자 소식도 밝혔기 때문이다. 최근 농심은 생산 인프라 확대를 위해 '녹산 수출전용공장'을 2026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농심은 최근 교환사채 발행을 공시했는데 자사주 30만주(발행주 대비 4.93%)를 기초자산으로 한 발행으로 희석 규모가 크지 않은 가운데 글로벌 매출 확대를 위한 시설 투자인 만큼 중장기 기업 가치 제고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K뷰티에서는 화장품 유통 무역업체 실리콘투가 증권가의 관심을 독차지한다. 화장품 제조사들은 직접 유통에 나서기보다 실리콘투의 플랫폼을 활용함으로써 시간·비용 면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K뷰티 시장의 성장이 곧 실리콘투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이유다.
실리콘투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32% 성장한 1800억원, 영업이익은 275% 늘어난 389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21%를 시현했으며,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각각 11%, 26% 상회했다.
2분기 일부 화장품사들이 기대에 못 미친 실적을 내 뷰티 업종 전반에 차익실현 심리가 발동했고, 실리콘투도 함께 조정받았다. 다만 실리콘투의 경우 실적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기에 단기 하락이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실리콘투는 글로벌 K뷰티 성장을 주도하는 유통사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동사의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고 했다. 현재 실리콘투에 대한 증권가 평균 목표주가는 6만2500원으로 36%의 상승 여력이 있다.
김진석 기자 wls74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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