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2 나올 수 밖에 없겠네"
이는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 '약한영웅: CLASS1(이하 약한영웅)'에 대한 이야기다. 8화까지 진행한 약한영웅의 마지막 엔딩 장면이 해당 가설에 무게를 싣는다.
엔딩? 또 다른 시작
약한영웅은 8화 엔딩신에서 문신이 뒤덮인 남자의 실루엣을 보여주며 끝을 맺는다. 원작 웹툰을 본 사람이라면 문신남이 '나백진'이라는 것을 눈치챌 것이다. 나백진은 동명의 웹툰에 등장하는 영등포 연합의 수장이자 연시은이 상대할 최종 보스다. 제작진은 엔딩에서 나백진을 연상케하는 실루엣을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로 하여금 약한영웅이 시즌2나 CLASS2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놓은 셈이다.

실제로 약한영웅에서는 웹툰 주요 인물들(연시은, 안수호, 오범석)의 갈등과 그에 따른 서사만 차용했을 뿐 캐릭터 성격에 변주를 주며 '같지만 다른 이야기'를 나타내려 노력한 흔적을 포착할 수 있다. 안수호가 운동신경이 뛰어나 위기 상황마다 연시은과 친구들을 보호해준다거나, 흑화된 오범석이 끝내 심판받지 않는다는 점은 원작의 설정과 다르다. 특히 원작에는 없었던 '영이(이연 분)'는 안수호·연시은과 오범석의 갈등을 촉발시킨 촉매제로 활용돼 웹툰과는 다른 긴장감을 조성한다.
약한영웅 제작진은 웹툰과 다른 설정을 통해 영상화된 콘텐츠만의 특색을 살리면서도 연시은이 '은장고등학교(은장고)'로 전학을 가는 설정과 나백진의 등장까지 예고하며 '얼마든 지 시즌2를 제작할 의지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원작 웹툰이 연시은이 은장고에 다니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했다가 안수호를 회상신으로 보여줬던 전개 방식이라면 영상화된 약한영웅의 경우 시간 순서대로 이야기를 펼쳐놓은 셈이다.

변수는 콘텐츠의 '흥행'이다. 약한영웅 제작사 플레이리스트에 따르면 해당 콘텐츠는 기획 단계부터 시즌2를 염두에 둔 콘텐츠는 아니다. 현재로썬 작품의 흥행성을 바탕으로 시즌2를 기획할 가능성만 열려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약한영웅이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만큼 흥행적인 측면이나 웨이브 유입률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웨이브에 따르면 약한영웅은 지난 18일 공개 직후 올해 유료 가입자 견인 지수 1위를 기록했다. 아이치이(iQIYI) 미국과 대만 지역에서도 상승세를 기록한 약한영웅은 미주 '코코와(KOCOWA)'를 통해 공개된 '비키(ViKi)' 채널에서도 평점 9.9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콘텐츠업계의 한 관계자는 "약한영웅은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그려내면서도 특유의 사이다 액션으로 입소문을 탄 작품"이라며 "특히 웹툰 원작 서사에 변주를 줘 새로운 느낌을 전하면서도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의 여지가 충분히 남아 있어 시즌2 제작 가능성도 높아보인다"고 말했다.
이제 '연시은 이야기'를 할 차례
약한영웅의 다음을 기대하는 결정적 이유는 '서사'에 있다. 해당 콘텐츠의 표면적 주인공은 '연시은(박지훈 분)'이지만 자세히 보면 '오범석(홍경 분)'이 겪는 사춘기의 방황을 중심으로 서사를 전개한다.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친구가 된 세 사람의 갈등은 시간이 지나고 예상치 못한 곳에서 표면화되는데, 그 중심엔 오범석이 서있다. 약한영웅에서 오범석은 잘 나가는 국회의원의 양자이면서도 가정·학교에서 폭력을 당하는 '약자'로 그려진다. 연시은·안수호(최현욱 분)를 만나며 서서히 자존감을 끌어올린 오범석은 끝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지만 자신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 지에 대해서는 뚜렷하게 말하지 못할 만큼 큰 혼란에 빠진다.

약한영웅은 이 대목에서 오범석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보다 청소년기에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정체성의 혼란을 들여다 본다. 모두가 다 오범석과 같은 청소년기를 보내는 것은 아니지만 무엇이 잘못됐는지 판단하지 못하거나 책임을 회피하려 남탓을 하면서도 친구의 생사를 걱정하는 이중적인 모습은 그 시절 그 또래가 겪을 수 있는 '혼돈'을 대변한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최근에는 "오범석을 중심으로 한 서사는 8화로 끝맺음을 했으니 약한영웅 시즌2를 통해 본격적으로 연시은의 이야기를 만나볼 차례"라는 목소리도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특히 영상화된 약한영웅을 먼저 접하고 웹툰을 찾아보는 이들의 관심사는 박후민, 고현탁, 진가율, 서준태, 임주양, 진태오 등 연시은과 함께 초반부 이야기를 이끄는 인물들에 집중돼 있다.

콘텐츠업계에서는 첫 번째 제작물이 흥행할 경우 이를 바탕으로 차기작을 제작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특히 OTT 오리지널 콘텐츠는 해당 플랫폼에서만 시청할 수 있는 희소성이 있는 만큼 흥행 여부에 따라 차기 시즌 제작 논의를 빠르게 진행하기도 한다. 넷플릭스에서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오징어게임'이나 티빙 성장세를 견인한 '술꾼도시여자들'도 시즌2 제작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약한영웅도 시즌2 제작 가능성이 열려 있지만 현재까지 논의된 부분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초기 기획단계부터 약한영웅 웹툰의 프리퀄 부분을 차용했던 만큼 추후 성과에 따라 차기 시즌 제작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플레이리스트 관계자는 <블로터>에 "약한영웅의 경우 웹툰 프리퀄에서도 연시은이 은장고로 전학을 가며 끝을 맺는다"며 "시즌2 제작 가능성은 있지만 현재 논의 중인 부분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