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매력적인 동네다.
낮과 밤, 서로 다른 얼굴을 가진 종로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소개한다.
│종로의 낮을 비추는 곳
홍매화로 물든 궁궐
창덕궁

따스한 봄날, 꽃이 만개한 궁궐만큼 산책하기 좋은 곳이 또 있을까. 서울의 여러 고궁 중에서도 창덕궁은 매년 봄이면 진분홍색 홍매화로 물들며 수채화 같은 풍경을 자랑한다. 일반적인 매화의 꽃잎은 5장인 데 비해, 창덕궁의 홍매화는 그보다 많은 겹겹의 꽃잎으로 이루어져 ‘만첩홍매화’라 부른다. 총 두 그루의 매화 나무 중 한 그루는 세자가 공부하던 성정각 옆의 자시문 앞에, 다른 한 그루는 후원 입구의 승화루 앞에 자리한다. 특히 성정각 부근의 홍매화 나무는 수령이 400년이 넘은 고목으로, 세월이 만들어낸 고귀한 아름다움을 품고 있다.
걷기 좋은 돌담길
서순라길

창덕궁에서 나와 종묘 방향으로 걸어가다 보면 돌담길이 나온다. 종묘 일대를 순찰하던 순라청의 서쪽에 있다고 해서 '서순라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끝없이 펼쳐진 돌담길과 푸르른 자연이 어우러진 길로,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여유로이 산책하기 좋다. 꽃이 피는 봄과 단풍이 드는 가을에 특히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주변에 식당과 카페는 물론 공방과 소품샵 등 즐길 거리도 많다.
한옥에서 즐기는 차 한 잔의 여유
헤리티지클럽

서순라길을 산책하다가 서서히 다리가 아파온다면, 카페에서 잠시 쉬어가는 건 어떨까. 헤리티지클럽은 서순라길을 바라보며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카페다. 서까래와 기와로 전통적인 한옥의 특징을 살리면서도 포스터나 그림 등 현대적인 소품을 배치해 모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투명하게 마감된 천장이 개방감을 주며, 이를 통해 들어오는 채광 덕분에 공간이 전체적으로 환하고 밝다. 여러 자리 중에서도 통창 너머로 돌담길 풍경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창가 자리가 특히 인기가 많다.
│종로의 밤을 밝히는 곳
밤이 되면 펼쳐지는 빛의 향연
창경궁 대온실

창경궁은 창덕궁 못지않게 매화와 수양버들 등 다채로운 봄꽃이 가득한 고궁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창경궁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온실인 ‘창경궁 대온실’이 있다. 철골 구조를 기반으로 유리와 목재가 혼재된 온실 안에는 향나무, 팔손이나무, 꽝꽝나무 등 다양한 수종이 자란다. 창경궁 대온실은 유려한 디자인으로 낮에도 눈길을 끌지만, 밤에 보면 더 아름답다. 올해부터는 ‘창경궁 물빛연화’ 프로그램을 상설 운영해 3월부터 12월까지 매일 저녁 오후 7시부터 창경궁 곳곳에서 미디어아트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대온실을 향해 퍼져가는 빛의 물길을 형상화한 작품은 창경궁의 밤을 아름답게 물들인다.
야외에서 즐기는 영국식 펍
퀸즈가드

따뜻한 봄 날씨를 온몸으로 만끽하고 싶다면, 역시 야장만 한 곳이 없다. 퀸즈가드는 영국인 남편과 한국인 아내가 운영하는 영국식 펍으로, 영국식 담금주와 런던 드라이진 등 다양한 영국의 주류를 판매한다. 음식 메뉴는 따로 판매하지 않지만 외부 음식을 반입할 수 있어 근처 식당에서 포장하거나 배달을 이용하면 된다. 퀸즈가드는 이처럼 자유로운 분위기가 매력인 곳으로, 서순라길을 바라보며 운치를 즐길 수 있는 테라스 좌석이 특히 인기다.
돌담을 스크린 삼아 보는 영화
순라길 예 카페 X 비비

순라길 예 카페 X 비비는 낮에는 카페, 저녁에는 와인펍으로 운영된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돌담을 스크린 삼아 즐기는 영화다. 5시가 넘어가고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하면, 분위기가 전환되며 빔프로젝터로 영화를 틀어준다.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와인과 함께 즐기는 영화는 봄날의 낭만을 더한다. 야외 테이블은 예약이 불가능하지만 실내는 사전 예약이 가능하다. 이때 원하는 테이블을 지정할 수 있어 실내 창가 자리를 원한다면 예약 후 방문하는 것이 좋다.
ㅣ 덴 매거진 Online 2025년
에디터 조윤주(yunjj@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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