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 '해외면세점' 옵션 접나...쓰리식스티 매각 속사정

호텔신라가 최근 스리식스티 지분 44%를 처분했다./사진 제공=호텔신라

호텔신라가 미국 기내·공항면세점 운영사인 '쓰리식스티(3Sixty Duty Free)'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2019년 미주 시장 진출을 위해 단행했던 해외면세 투자를 약 7년 만에 접으면서 외형확장에서 수익성과 재무안정성 중심으로 면세전략의 기조를 전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면세업황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변동성이 큰 해외자산을 먼저 정리하는 ‘선택과 집중’이 본격화됐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7년 만에 미주 투자 정리

10일 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최근 쓰리식스티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쓰리식스티가 호텔신라 보유 지분을 되사는 바이백 방식으로 거래가 마무리되면서 호텔신라는 2대주주 지위를 내려놓게 됐다. 호텔신라는 2019년 1420억원에 쓰리식스티 지분 44%를 인수하며 북미 면세 시장에 진출했지만 이번 거래로 이를 완전히 정리했다.

당시 호텔신라는 아시아 공항·시내면세점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북미 시장으로 외연을 넓히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아시아 지역에서의 외형 확장이 일정 수준에 이른 만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선진국 시장까지 사업의 무게중심을 옮기겠다는 전략이었다. 기내면세와 공항면세를 동시에 운영하는 쓰리식스티는 북미 주요 항공사와 공항 네트워크를 확보한 업체로 호텔신라의 미주 시장 진출을 단숨에 이뤄줄 자산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인수 이후 발생한 코로나19가 직격탄이 됐다. 글로벌 항공 수요가 급감하면서 기내면세 사업이 큰 타격을 받았고, 회복 속도 역시 시내·공항면세에 비해 더뎠다. 팬데믹 이후에도 항공 수요 정상화가 지연되면서 기내면세 중심의 사업구조를 가진 쓰리식스티의 실적변동성이 오히려 부각됐다.

수익성 회복과는 거리가 먼 면세 부문

호텔신라의 실적 역시 이 같은 양상을 보여준다. 호텔신라는 2025년 연간기준 영업이익 135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지만 면세(TR) 부문은 연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2025년 면세 매출은 3조4068억원으로 전년보다 증가했으나 연간 영업손실이 이어지며 매출 회복이 이익 개선으로 직결되지 않는 구조가 고착됐다.

쓰리식스티 투자 구조도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호텔신라는 인수 당시 콜옵션과 풋옵션을 포함한 계약 구조를 마련했다. 콜옵션은 잔여지분 중 23%를 추가 인수할 수 있는 권리이며, 콜옵션 행사 시 기존 대주주가 잔여지분 33%를 매각할 수 있는 풋옵션도 함께 설정됐다. 옵션 행사 시점이 다가오면서 추가 자금 소요 가능성과 재무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이번 매각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호텔신라가 얻는 가장 큰 효과는 재무 부담 완화와 구조 단순화다. 코로나19 이후 면세업황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호텔신라의 차입 의존도가 높아졌다. 2025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220%로 전년 대비 다시 상승했고 유동비율도 108%에 머물렀다. 이에 변동성이 큰 해외면세 자산을 정리해 향후 현금유출 가능성을 낮추고 재무안정성을 확보하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텔신라, 수익성 중심 사업재편 전략 /그래픽=최석훈 기자

‘돈 안 되는 사업 정리’ 흐름

실제로 호텔신라는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병행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9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DF1 사업권을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공항 임대료 부담 등으로 수익성 개선이 어렵다고 판단한 사업을 정리하고 운영효율화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쓰리식스티 매각 역시 같은 흐름으로 풀이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면세업황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변동성이 큰 해외면세 사업을 계속하기에는 부담이 컸을 것”이라며 “특히 기내면세 중심 사업은 항공 수요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 포트폴리오 조정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지속되고 산업 회복이 더딘 가운데 전략적인 선택과 집중을 위한 결정"이라며 "지속적인 경영효율화로 재무구조 및 수익성을 개선하고 경쟁력 제고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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