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총리 폴란드 방문, "폴란드 한국 무기 도입 정책 벤치마킹"

지금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평화의 대가'를 누가, 얼마나 지불할 것인가 하는 문제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국가들은 냉전 종결 이후 누려왔던 '평화 배당'이 끝났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캐나다의 카니 총리가 폴란드를 방문해 보여준 모습은 매우 상징적이었습니다.

그는 폴란드로부터 무엇을 배우려 했고, 이것이 한국의 방위산업 정책에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요?

폴란드가 보여준 확고한 우선순위


폴란드는 2025년 GDP의 4.7%를 국방비에 투입하고 있습니다. 이는 NATO 권장 기준인 2%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죠.

더 놀라운 것은 이 나라의 사고방식입니다. 폴란드에서는 안전보장과 방위가 사회보장이나 교육보다 우선한다는 것이 국민적 합의라는 점입니다.

캐나다 국영방송 CBC는 카니 총리의 폴란드 방문을 보도하면서 "우리는 안전보장과 방위를 사회보장이나 교육보다 우선하는 폴란드의 사고방식을 배울 필요가 있으며, 이를 수행하려면 국내 합의 형성이 필수적"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예산 배분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철학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NATO의 야심찬 목표, 2035년까지 GDP 5%


네덜란드에서 열린 NATO 정상회담에서 32개국 정상들은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습니다.

2035년까지 매년 GDP의 5%를 방위분야에 투자하겠다는 약속이죠.

이 5%는 직접 군사력 연결 분야에 3.5%, 인프라 보호·네트워크 방위·민간방위·회복력 확보·혁신 촉진·방위산업기반 투자에 1.5%로 구성됩니다.

카니 총리도 '10년 이내 총액 5% 달성'을 지지하며 나섰습니다.

하지만 이는 캐나다에게 엄청난 도전입니다. 연간 1,500억 캐나다 달러, 약 16조 엔이라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토론토 스타는 "우리는 2035년까지 5%의 약속을 완수할 것이다. 단 목표 달성에 완벽한 해결책은 없고 트레이드오프가 있을 뿐"이라고 현실적인 시각을 보여주었습니다.

지정학적 현실이 만든 차이


캐나다 주 폴란드 대사의 말은 두 나라의 근본적 차이를 잘 보여줍니다.

"우리와 폴란드에서는 재군비에 대한 출발 지점이 다릅니다. 폴란드는 러시아와 벨라루스와 접하고 있기 때문에 국방비 지출에 대한 의식적인 정치적 선택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폴란드는 러시아의 위협을 직접적으로 느끼는 지리적 위치에 있습니다.

반면 캐나다는 태평양과 대서양으로 둘러싸인 상대적으로 안전한 환경에 있죠.

이러한 지정학적 차이가 국방에 대한 국민적 인식과 정치적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인 것입니다.

캐나다의 고민과 한국이 배울 점


카니 총리는 국방성을 제외한 모든 부처에 15%의 예산 삭감을 명령했지만, 아직 정부는 국방 지출 증가와 교환되는 희생을 명확히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이 직면한 상황과 매우 유사합니다.

국방비 증가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과 다른 분야의 희생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는 것이죠.

흥미로운 것은 카니 총리가 제시한 해법입니다.

그는 캐나다내 방위산업을 구축해 "국방 지출 증가가 산업, 고용, 경제에 혜택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주장하며, 경제를 성장궤도에 올려 "3년 이내에 예산운영을 균형시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는 방위산업을 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적 사고로 보입니다.

폴란드의 성공 모델, 한국 무기로 군 현대화


폴란드가 이처럼 확고한 국방 우선순위를 세울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한국과의 방산 협력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폴란드는 2022년 이후 한국산 K2 전차, K9 자주포, K239 천무 다연장로켓 등을 포함해 총 160~22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폴란드가 K2 전차 1,000대, K9 자주포 672문, FA-50 경전투기 48대라는 대규모 물량을 주문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무기 구매를 넘어서는 전략적 선택이었죠.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대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인한 지상·공중 전력의 공백을 메꿔야 했는데 기술, 가격, 도입 시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한국의 무기 체계가 가장 적합하였다"고 밝혔습니다.

더 흥미로운 것은 폴란드가 단순히 완제품만 도입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폴란드는 K-2 흑표를 숫적 주력으로 세우고 M1 에이브람스는 기동이 용이한 지형에 우선 배치, PT-91은 우크라이나에 공여, 레오파르트 2는 순차적으로 도태시키는 것으로 군수체계 파편화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현재 폴란드에 납품된 천무는 20여 대로, 오는 2029년까지 290대가 배치될 예정입니다.

캐나다도 주목한 한국 방산 모델


폴란드의 성공 사례는 캐나다에게도 큰 시사점을 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 방산업체들이 캐나다에 수십조 원 규모의 국방 장비 공급을 제안하며, 노후 잠수함 교체부터 육군 화력 증강, 방산 산업 기반 구축까지 전방위 협력을 제시했습니다.

한화오션과 현대중공업은 200~240억 달러 규모의 잠수함 공동 제안서를 제출했으며, 이들은 2035년까지 4척을 인도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캐나다 해군이 기존 계획보다 훨씬 빠른 속도죠. 한국 국방부 조현기 차관은 "이번 거래를 단순한 수출로 보지 않는다"며 "캐나다의 방산 능력 강화와 협력을 위한 시작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캐나다 내에서도 한국 방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캐나다 온타리오 싱크탱크인 맥도날드-로리에 연구소의 마크 맥베스 국장은 "이미 폴란드와 호주가 한국산 무기를 대규모로 도입해 나토에 적합한 전력을 수개월 안에 확보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유럽과 미국의 전통적인 공급사 대신 한국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전략적 가속화를 위한 조치"라고 평가했습니다.

미래 위험에 대한 선택의 시간


맥긴티 캐나다 국방상의 말처럼 "국민은 우리를 둘러싼 환경과 지정학이 변화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냉전 종결로 인한 평화 배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완전히 끝났고, 모든 서방 국가들이 "미래의 안보 환경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제 선택지는 두 가지뿐입니다. "미래의 위험을 문제로 인식하고 행동할 것인가" 아니면 "미래의 위험으로부터 눈을 돌리고 현상 유지를 계속할 것인가" 하는 것이죠.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폴란드와의 대규모 계약이 서방국들이 한국을 방산 파트너로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됐다"며 "계약 체결과 이행 과정을 통해 많은 국가들이 한국 무기의 품질과 납품 능력을 직접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카니 총리와 투스크 총리가 회담 후 발표한 전략적 파트너십은 '우크라이나에 공동 지원', 'NATO 강화', '미래 세대 안보에 대한 투자'를 강조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방위비 증액을 넘어서는 포괄적인 안보 전략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한국의 방산 수출 성공 모델이 이제 전 세계 서방 국가들의 새로운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