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영끌·빛투...DSR 앞두고 서울 '집값 급등세' 비강남권으로 전방위 '확산'

금감원, 은행권 가계대출 담당 부행장 16일 긴급소집해 점검
강남 3구 이어 마포·양천도 전고점 경신...노도강은 80%대 회복

새 정부 출범 직후부터 서울의 집값 급등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2월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제 '반짝' 해제로 촉발된 강남권의 집값 급등세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대통령 선거 등을 거치면서 비강남권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특히 오는 7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을 앞두고 마지막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수요까지 급증하면서 서울 시내 전체 집값을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가계대출 담당 임원을 긴급 소집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서울 한 은행 지점 앞에 게시된 담보대출 광고. / 연합뉴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6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전 은행권 가계대출 담당 부행장들을 불러 비공개 가계부채 간담회를 개최한다.

이는 최근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집값 급등세가 강북권과 경기 과천·분당 등으로 확산될 조짐이 나타나면서 가계대출 증가 폭도 커졌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투기적인 수요나 규제를 우회하는 움직임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교란되거나 실수요자를 위한 자금 공급이 저해되면 안 된다는 점을 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월별·분기별 목표치를 넘겨 가계대출을 취급하거나 공격적인 주택담보대출 영업에 나선 은행들에게 주의를 당부할 계획이다.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본격적인 금리 하락기에 접어든 가운데 새 정부 출범에 따른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감이 겹치면서 은행권의 '영끌' 대출 열기는 좀처럼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2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50조792억원으로 5월 말보다 1조9980억원이나 늘었다.

이들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 폭은 작년 8월 9조6259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뒤 9월 이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꾸준히 축소됐으나 올해 2월 반등한 뒤 매월 증가폭을 키워왔다.

특히 이달 하루 평균 가계대출 증가액은 1665억원으로, 작년 9월 이후 월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던 지난 5월(1612억원)보다도 많다.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 대출 포함) 잔액은 595조1415억원으로 5월 말(593조6616억원)과 비교해 12일 사이 1조4799억원이나 증가했다.

5대 은행에서 이달 들어 12일까지 신규 취급된 주택구입 목적의 개별 주택담보대출 총액은 3조11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하루 평균 2510억원 규모로, 5월(2318억원)보다 약 200억원 많고, 지난해 영끌이 절정(7∼9월)에 이르기 직전인 5월(2436억원)이나 6월(2777억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가계대출이 집행되기 전 선행 지표인 대출 신청·접수도 최근 급증하는 추세다.

A 은행에선 주택담보대출 신청(서류접수 후 심사 완료 기준) 건수와 금액이 올해 1월 4888건, 1조1581억원에서 5월 약 1.5 배인 7495건, 1조7830억원으로 뛰었다.

더구나 이달엔 12일까지 4281건, 8261억원의 신청이 이뤄져 건수로는 이미 지난달의 절반을 훌쩍 넘어섰다.

이같은 현상은 서울 전역의 집값을 더욱 끌어올리는 불쏘시개가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근 서울 집값 상승세가 강남 3구를 넘어 비강남권으로 확산되고 있어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를 분석한 결과 서울 강남·서초·송파·마포·용산·성동·양천 7개 구 아파트값이 매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 아파트. / 연합뉴스

7개 구 중 가장 최근 전고점을 돌파한 지역은 마포다. 5월 넷째 주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101.4를 기록하며 2022년 1월의 전고점(101.29)을 넘어섰다. 양천구는 마포구보다 이미 5월 둘째 주(100.83)에 전고점(100.73·2022년 1월)을 돌파했다.

강남 3구와 성동구 아파트값은 작년 여름 이미 전고점을 회복한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용산구 역시 지난해 10월 전고점을 넘어섰다.

강남 3구와 용산의 집값 급등으로 진입이 어려워진 수요자들은 주변부인 한강 벨트 6개 구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이달 둘째 주(6월 9일) 기준으로 전고점 대비 아파트값 회복률은 광진구가 99.5%로 가장 높고 강동(99.2%), 영등포(98.5%), 동작(98.1%), 종로(94.2%), 동대문(92.7%)이 뒤를 이었다.

회복률이 가장 낮은 지역인 노·도·강의 경우에도 80%대 중반 수준까지 상승했는데,강북이 86.5%, 노원이 85.7%, 도봉은 82.7% 수준이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정부가 수요 억제 정책으로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문재인 정부 때 규제를 그토록 많이 했어도 집값이 계속 오른 것은 유동 자금이 많았기 때문이므로 대출과 유동 자금을 줄여 부동산 쪽으로 자금이 몰리지 않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