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 와서 보니 내가 보수적" 정순신 아들 추정 글…신상털기 나선 누리꾼

소봄이 기자 2023. 2. 2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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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신(57) 변호사가 아들의 학교 폭력 사건으로 국가수사본부장(이하 국수본부장) 임기 시작을 하루 앞두고 사의를 표명했다.

이 가운데 아들로 추정되는 이가 자립형자사고 재학 시절 작성한 글이 온라인상에서 퍼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정 변호사의 아들 정모군이 2017년 유명 자립형자사고 A학교에 재학했다는 사실과 2020년 서울대에 입학했다는 점을 바탕으로 신상 털기에 나선 것이다.

정군이 글을 게재한 곳은 A학교 재학생들이 운영하는 SNS 계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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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서울 숭례문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퇴진·김건희 여사 특검 촉구 촛불승리전환행동 집회에서 한 시민이 아들 학교 폭력 논란에 휩싸인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을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국가수사본부장에 내정된 정 변호사는 아들 학폭 논란으로 임명 하루 만인 이날 사퇴했다. 2023.2.25/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정순신(57) 변호사가 아들의 학교 폭력 사건으로 국가수사본부장(이하 국수본부장) 임기 시작을 하루 앞두고 사의를 표명했다. 이 가운데 아들로 추정되는 이가 자립형자사고 재학 시절 작성한 글이 온라인상에서 퍼지고 있다.

26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정순신 아들 신상'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누리꾼들은 정 변호사의 아들 정모군이 2017년 유명 자립형자사고 A학교에 재학했다는 사실과 2020년 서울대에 입학했다는 점을 바탕으로 신상 털기에 나선 것이다.

누리꾼들은 정군의 사진과 함께 그가 A학교 재학 시절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글을 갈무리해 올렸다. 정군이 글을 게재한 곳은 A학교 재학생들이 운영하는 SNS 계정이다.

'22기 정○○' 학생은 지난 2018년 2월 28일 두 차례에 걸쳐 글을 작성했다.

이 학생은 "지금 생각해 보면 저는 A학교에 들어오기 전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았던 것 같다. 온실 속 화초처럼 아무 생각 없이 주어진 틀 속에 갇혀 살았다"며 "주변 친구들이 다 공부하니까 아무 생각 없이 따라 공부했고, 부모님 말씀 잘 들으니까 나도 아무 생각 없이 부모님 말씀 잘 따라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다른 애들은 뜻이 있어서 간절히 바라면서 A학교 온 애들도 많은데, 저는 주변 친구들이 자사고 지원하길래 '나도 지원해볼까'하고 이름 멋있어 보이는 곳으로 지원했다. 한두 달 면접 준비하고 덜컥 붙어서 왔다"고 A학교 입학 계기를 밝혔다.

정순신 변호사 아들이 자립형자사고 재학 시절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글.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이 학생은 A학교 입학 후 많은 게 바뀌었다고 했다. 특히 그는 학교에 들어와 경험하면서 자기가 보수적인 성향임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주변 친구들이 절 되게 보수적이라고 하는데, 사실 저는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밖에서 정치 얘기를 잘 안 했다"며 "근데 여기 들어와서 되게 다양한 애들하고 말해보고 의견 들어보니까 제가 되게 보수적이더라. 아마 뭐 그 영향에 있는 집안 분위기도 있을 거고, 10년 가까이 조선일보를 본 제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전에는 성향 안 드러내고 반대 의견에 되게 폐쇄적이었는데, 여기저기 얘기 들어보니까 나름 논리구조도 있고 다 선의에서 나온 발상들이고 이해는 되더라. 그거 전제가 조금 다를 뿐이지"라며 "반대쪽 의견의 논리도 이해하려 노력하다 보니까 내 주장의 근거의 취약점이 뭔지 생각하면서 내 생각을 더 확고하게 만들고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었다. 세상 보는 눈이 넓어졌다고 할까? 주변 사람들한테 고맙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아무리 힘들어도 여기 들어온 걸 후회한 적이 없다. 가끔은 제가 일반고에서 수능 준비하고 살았으면 대학 가는 데 더 좋았을 거라고 생각하긴 한다"면서도 "다시 중학교 3학년으로 돌아간다면, 그때 100번을 물어도 저는 제 선택을 안 바꾼다고 대답할 거다. 잃은 게 있어도 괜찮다. 대한민국 그 어디에서도 만날 수 없는 소중한 사람들을 얻었고, 많은 걸 배웠잖아요. 그거면 됐죠"라고 덧붙였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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