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코워킹’의 혁신이었는데… 이렇게 몰락했죠

출처 : 셔터스톡

미국의 공유오피스 기업 위워크
2023년 11월 파산보호 신청
드라마 ‘WeCrashed’ 제작돼

한때 ‘공유 경제의 총아’로 불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던 회사가 있다. 이 회사는 우버, 에어비앤비와 함께 떠오르는 공유 경제의 3 대장으로 꼽힐 정도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바로 ‘공유 오피스 임대 사업’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위워크’ 이야기이다.

위워크의 공동 창업자 아담 뉴먼은 이스라엘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이민자 출신이었다. 다양한 신생기업에 도전 중이던 그는 당시 아동복인 크롤러를 제조하는 ‘에그베이비’라는 이름의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크롤러는 기어 다니는 아기들을 위해 패드를 부착한 옷이었는데, 매출보다 제품을 생산하는 비용이 더 많이 들었기 때문에 실적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아담은 회사 사무실을 옮겨야 했는데, 당시 수입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임대 비용이 부담되어 고민에 빠졌다. 이때 건축가였던 미구엘 맥켈비가 자신이 일하는 브루클린의 사무실 공간을 빌려주겠다고 제안해 친해지게 되면서 그와 함께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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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이 구상한 아이템은 ‘재임대 사업’이었다. 넓고 입지가 좋은 위치에 있는 건물을 장기 임대한 뒤 이를 소규모 공간으로 나눠 작은 공간이 필요한 여러 신생기업에 임대하는 방식이었다.

그는 이미 이전에 비슷한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고 있었다. 실제 학교 비즈니스 창업 대회에서 어릴 적 생활했던 집단 공동체인 키부츠에서 영감을 받아 공동생활 커뮤니티 ‘콘셉트 리빙’을 발표하기도 했다.

아담은 아이디어가 있었지만, 건축에 대한 지식이 없었던 데다가 건축가를 고용할 자본이 없었다. 이에 건축가이던 미구엘에게 공동 사업자를 제안했고, 미구엘은 이를 받아들였다. 그렇게 두 사람은 2008년 5월 그린데스크를 창업했다.

아담과 미구엘은 그들의 건물주를 찾아가서 처음에는 이들을 의심하던 건물주에게 사업 아이템을 소개해 건물 한 층을 임대해 낸다. 두 사람은 임대한 층을 125개의 공간으로 나눠 사무실 하나당 월 1,000만 달러를 받아 수익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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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순식간에 성공을 거뒀다. 입지가 좋은 곳에 있는 소규모의 공간을 필요로 하는 스타트업의 수요를 꿰뚫어 본 두 사람의 사업 아이템이 시장에서 통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2008년 발발했던 금융 위기 또한 두 사람에게는 호재로 작용했다.

금융 위기의 발발로 부동산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졌을 뿐만 아니라, 직장을 잃고 개인 프리랜서로 근무하거나 1인 사업장을 차리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저렴한 소형 사무실의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아담은 2년 뒤인 2010년 그린데스크를 매각하고 그 자본으로 위워크를 설립했다. 위워크는 이후 건물을 장기 임대해 단기 고객들에게 더 높은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빠르게 성장해 나갔다.

벤치마크 캐피털, JP모건 등 이름을 들으면 알 수 있는 유명 투자자들로부터 투자 유치에도 성공하면서 2014년에는 회사 가치가 10조 원을 돌파할 정도로 그 몸집이 커졌다. 이에 공격적인 사세 확장을 통해 위워크는 2016년 전 세계 34개 도시에 11개의 사무실을 확보하면서 사업을 통해 전 세계에 진출하겠다는 아담의 야망은 이루어지게 된다. 2017년 위워크는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손 마사요시(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에게서 44억(약 5조 7,000억 원) 달러에 달하는 투자를 얻어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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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문제는 2019년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며 불거졌다. 당시 공개된 실적은 참담했다. 3분기 영업손실만 12억 5,000만 달러(1조 6,000억 원)에 달했고, 매출의 90% 이상이 임대료에서만 나왔다.

아담 뉴먼은 회사를 소개할 때마다 위워크를 IT 기업으로 포장했지만, 실상은 이와 달랐다. 위워크는 결국 공간을 빌려주는 임대 사업이었기 때문에 사업적 확장에 한계가 있었다. 무엇보다 공유 임대업은 계속해서 성장하면서 경쟁자가 증가해 시장에서 위워크의 입지도 좁아진 상태였다.

여기에 뉴먼의 경영 방식도 문제였다. 뉴먼은 자신이 보유한 건물을 회사에 임대하고, 브랜드 로고 ‘We’의 권리를 개인 명의로 등록한 후 저작권료 명목으로 회사로부터 600만 달러를 가져갔다. IPO 이전에 지분을 매각해 이를 현금화하려고 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출처 : 애플 TV+

결국 부실 경영의 최대 책임자로 지목된 아담 뉴먼은 2019년 손정의에게 지분 전량을 약 4억 8,000만 달러에 매각하고 퇴진했지만, 위워크의 위기는 계속됐다. 결국 2023년 11월 뉴저지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같은 달 6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거래 정지 조처가 내려졌다. 한때 주당 120달러까지 올랐던 주가는 0.84달러에서 거래됐다.

이에 한때 기업 가치가 470억 달러(약 62조 원)로 평가되던 위워크를 한순간에 위기로 내몰았다는 평가받으면서 아담 뉴먼은 ‘역사상 가장 역겨운 창업자’라는 칭호를 얻게 됐다. 그는 회사가 존폐 위기에 놓인 순간에도 17억 달러(약 2조 2,000억 원)의 퇴직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해당 사건을 모티프로 한 자레드 레토, 앤 해서웨이 주연의 드라마 ‘우린폭망했다(Wecrashed)’가 제작됐다. 해당 드라마는 김의성 배우가 손 마사요시 역으로 캐스팅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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