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카드 연령 제한 풀린다, 쟁탈전 본격화…카카오뱅크 미니 '275만' 방어전

/사진 제공=카카오뱅크

10대 금융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 온 카카오뱅크 'mini(미니)'가 내년 변곡점을 맞이한다. 체크카드 발급 연령 제한이 폐지되면서 시중은행과의 진검승부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단순한 선점을 넘어, 플랫폼 파워를 앞세운 강력한 '락인(Lock-in) 전략'으로 미래 핵심 고객인 잘파세대(Zalpha)의 생애 첫 금융 경험을 사수하겠다는 전략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2026년부터 12살 미만 미성년자도 본인 명의의 체크카드를 발급할 수 있게 된다. 후불교통카드 한도도 월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카카오뱅크 미니는 청소년을 위한 선불전자지급수단으로, 은행 계좌 없이 본인 명의 휴대폰만 있으면 카카오뱅크 앱에서 만들 수 있다. 계좌 연결 없이 입금과 송금, 온·오프라인 결제, ATM 출금 및 티머니 교통카드 기능도 쓸 수 있다. 2020년 출시된 이 서비스는 11월 말 기준 누적 이용자 275만명, 누적 결제금액은 7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을 보유한 청소년의 과반수가 이를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미니는 계좌가 아니어서 이자가 없고 선불 충전의 번거로움도 있다. 그럼에도 사용자 경험(UX)과 네트워크 효과를 무기로 10대 금융시장을 빠르게 잠식했다. 교통카드(티머니) 기능을 탑재했고 배달의민족·올리브영·메가박스·멜론·GS25 등 청소년이 자주 이용하는 브랜드와 제휴 혜택도 강화했다.

또래 친구들이 카카오뱅크로 더치페이를 하고 송금을 주고받는 환경에서 다른 은행 앱을 쓰는 일은 '불편함'으로 인식되기 쉽다. 급식표·시간표 등 기능을 앱에 담은 ‘생활 밀착형 전략’ 역시 10대의 일상 접점을 넓히는 데 기여했다.

이런 가운데 시중은행의 거센 도전도 시작됐다. 국민은행의 'KB 틴업 체크카드'는 6월 출시 이후 한 달 만에 10만 장을 돌파했고, 신한카드의 '처음 체크카드'와 토스뱅크의 '아이 통장' 등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카카오뱅크는 275만명의 미니 이용자를 ‘본 계좌를 보유한 실질 고객’으로 전환하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고객이 만 19세가 되면 자연스럽게 카카오뱅크 입출금 계좌를 개설하고 성인 체크·신용카드로 넘어가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금융권에서는 ‘첫 계좌가 평생 고객을 결정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어린 고객을 선점하는 전략의 중요성이 크다.

이를 위해 카카오뱅크는 10대들의 네트워크 속에 더 깊숙이 파고들 계획이다. 단순히 카드를 발급하는 은행이 아니라, 10대들의 스마트폰 첫 화면을 점유하는 플랫폼이 되겠다는 것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체크카드 연령 하한 관련 규제사항, 보호자(대리인) 동의 절차 등을 면밀하게 검토하면서 시장 변화에 맞춘 서비스와 상품을 단계적으로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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