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이끈 시장, 상승 여력 확보했나? f.IBK투자증권 박근형 부장
#시장 동향
코스피는 28.39pt 상승한 2,468.43pt로 출발했습니다. 전일 TSMC의 호실적과 미 증시에서 애플이 3% 넘게 상승하는 등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강세에 힘입어 테크주가 상승했습니다. 특히, 나스닥 100 지수를 비롯해 XLK(기술), SMH(반도체) 등 관련 ETF도 역사적 신고가를 경신함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소부장이 강세로 출발했습니다. 낙폭과대인 LG이노텍/삼성전기 등 대형 IT, 인터넷, 철강, 정유/화학, 2차전지, 자동차/부품/타이어, 금융, 건설, 조선 등 강세였습니다. 그 외, 스마트폰 부품, AI/AR/VR, 메타버스, 음원/음반, 자율주행, 결제, 여행/카지노, 통신장비, 게임 등 테마군도 강세였습니다. 다만, 최근 강세를 보였던 해운/물류, 사료, 항공, 도시가스 등은 약세였습니다.
KOSPI는 6거래일 만에 외국인 순매수 전환에 상승했습니다. 최근 낙폭과대 인식에 반발 매수세를 유입했는데요. 다만, KOSPI 상승폭 중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기여도는 80~90%였습니다. KOSPI에서 삼성전자의 상승 기여도가 크게 기록되고 있어 반도체 업종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종목군은 제한적인 등락에 그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게다가 2차전지 관련주가 급락하면서, 코스닥은 2시 이후 하락 전환하기도 했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단기 급등 부담이 있었습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가 강세였고, 반도체 외에도 애플 반등에 힘입어 LG이노텍은 장중 8%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기타 부품주들도 강세도 뚜렷했습니다. 뒤이어 의약품, 운수장비도 강세였습니다.
KOSDAQ은 기관 순매수 속에 850선 회복을 시도했으나 역부족이었는데요. 업종별로는 반도체, IT하드웨어, IT부품, 소프트웨어 등 기술업종 전반적으로 상승했습니다. 특히, 제주반도체, 이스트소프트, 플리토 등 AI 테마 종목들의 급등세였습니다. 특징주로는 갤럭시링 및 메타 영역 수혜 기대감에 인터플렉스 상한가에 근접했습니다. 반면, 2차전지는 크게 밀리며 지수에 부담이 됐습니다.
# 업종별 동향
1. TSMC 호실적 영향 지속 등에 반도체 상승
대만 반도체 기업 TSMC가 호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밤사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급등세를 기록했습니다.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36.57(+3.36%) 상승한 4,206.52를 기록했는데요. TSMC 실적 훈풍에 힘입어 국내 반도체주도 수급이 개선되는 모습입니다.
전일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는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4분기 순이익은 2,387억 대만달러(약 8조 8,500억원)를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19% 감소했지만, 시장 예상치인 2,264억 대만달러를 상회했습니다. 전분기대비로는 13% 증가했고, 같은 기간 매출액도 6,255억3,000만 대만달러를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1.5% 감소했지만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습니다.
유진투자증권에서 올해 글로벌 HBM 수요를 10억 GB 이상으로 전망했습니다. 지난해 HBM 수요의 3배가 넘는 수치인데요.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8일 프로세싱 인 메모리(PIM) 반도체 설계 연구센터가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개최한 'AI-PIM 반도체 워크숍'에서 "지난해 HBM 총 수요가 3억 2,000 GB 수준이었다"며,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HBM 수요가 5억2,000 GB 정도로 전망했다"고 말했습니다.
PIM이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차세대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또 "AMD가 HBM 로직 다이에 (PIM 기능을) 추가해 테스트해봤더니, 속도(7%)가 좋아졌고, 전력 소모가 85%가량 개선됐다"며 "(AI 반도체 시대에서 PIM이) 앞으로 중요해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습니다.
2. VLCC발주 가시화 기대감 등에 조선 상승
하이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한국 조선사로의 VLCC발주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외신에 따르면, 노르웨이 선사가 한화오션과 2026년 하반기 납기의 VLCC 2척 신조발주를 협의 중이며, 선가는 시장 선가인 $127M~$128M으로 협의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2021년 3월을 끝으로 없었던 한국의 VLCC 수주는 3년만에 곧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하반기 발주가 기대됐던 일정보다 빠른 흐름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발주가 이미 증가한 Suezmax는 중국 야드를 먼저 채웠지만, 23년 4분기 이후 한국의 빈 슬롯으로 들어오고 있다며 향후 발주 증가시 한국으로 올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VLCC와 Suezmax가 각각 연 60척 발주된다고 가정할 경우 이중 중국으로의 물량을 제외하고, 조선 4사가 10척씩만 수주하더라도 현재 선가인 $128M(VLCC), $85M(Suezmax)를 감안하면 조선사별로 21억불 이상의 수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HD현대중공업의 올해 상선 수주목표 52억불의 40%에 달하는 숫자라며, 이에 따라 조선 업황의 피크아웃을 아직 논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3. 샘 올트먼 오픈AI CEO 내주 방한 소식 등에 AI 상승
일부 언론에 따르면,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다음 주 한국을 찾는다고 전해졌습니다. 올트먼은 국내 대기업과 인공지능(AI) 스타트업들과 연쇄 회동을 하고, 협업 방안을 모색할 예정입니다.
올트먼 CEO는 17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이 열리고 있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다음 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한국에서 여러 면담이 예정돼 있고, 이번에는 딱 6시간 밖에 머물 수 없지만, 다음에는 보다 오래 머물며 다양한 인사들과 만남을 갖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올트먼 CEO가 내주 방한하면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여 만으로, 일각에서는 오픈AI 한국 사무소 개소가 임박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삼성전자 AI 탑재 갤럭시 S24 시리즈 공개 모멘텀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17일(현지시간) 美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 센터에서 '갤럭시 언팩 2024'를 열고, 갤럭시 S24 시리즈를 공개했는데요. 이번 시리즈는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갤럭시 AI가 탑재된 전 세계첫 AI 폰으로, 이를 기반으로 통화 중 실시간 통역, 카메라, 사진 편집 기능 등을 높인 것이 특징입니다. 이에 지능형로봇/인공지능(AI) 테마가 상승했습니다.
4. 반도체·AI 경쟁에 따른 전력수요 폭증 전망 등에 원전/전력설비 상승
반도체와 AI 경쟁 등에 전력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가운데, 추가 원전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반도체와 데이터 센터가 천문학적 전기를 필요로 하며, 첨단 공정을 하는 반도체 공장 1개당 대략 1.4GW 규 모의 원전 1기가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경우, 현재 계획된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려면 필요한 전력 규모가 10GW에 달하며, 원전 7~8기가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울러 기존 데이터센터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로 전환하면서, 전력 수요가 2023년 대비 2028년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54만대를 돌파한 국내 전기차 보급은 2030년 45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더 많은 전력수요가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력 수요 폭증과 원전 신규 건설 등을 감안할 때, 원전 발전량 비중 목표도 상향이 예상되며, 11차 전기본에서 신규 원전 건설을 포함할 경우, 2030년 원전 발전 비중 목표는 35% 안팎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대한전선, LS ELECTRIC, 지투파워, 한신기계 등 원자력발전 테마가 상승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