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AI 담긴 ‘아이폰16’ 공개…LG이노텍·삼성D 혜택 받을까

아이폰16 프로·프로맥스 제품 이미지 /사진 제공=애플

애플이 신제품 ‘아이폰16’ 시리즈를 선보인 가운데 국내 부품사들이 혜택을 볼지에 관심이 모인다. 아이폰 시리즈에 사상 처음으로 인공지능(AI) 기능이 탑재되면서 고객들의 교체 수요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원가인하 압력이 거세지며 LG이노텍·삼성전기·삼성디스플레이 등 부품사들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분위기다.

애플은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사옥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고 아이폰16 시리즈, 에어팟, 애플워치10 등을 공개했다. 애플은 사상 처음으로 자체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신제품에 적용했다. 애플은 오는 10월부터 베타 버전을 통해 전화 녹음 및 요약을 비롯해 글자 교정, 챗GPT 등의 AI 기능을 제공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첫 AI 스마트폰을 내놓은 만큼 충성 고객들의 교체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는 애플이 아이폰16 시리즈 출하 목표량을 8000만~9000만대로 잡았다고 전망했다. 전년동기 대비 약 10% 늘어난 셈이다.

국내에서는 애플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부품사들이 혜택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현재 LG이노텍은 애플에 폴디드줌 카메라모듈, 삼성전기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각각 납품하고 있다.

폴디드줌 카메라모듈을 독점 공급하는 LG이노텍의 낙수 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기대된다. 그간 폴디드줌은 프리미엄 라인업인 프로맥스에만 탑재됐지만 아이폰16 시리즈부터는 프로 모델까지 확대 적용되기 때문이다.

중소형 OLED 패널에 강점을 가진 삼성디스플레이 또한 하반기 실적 상승 폭이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 전체 모델, LG디스플레이는 프로와 프로맥스 등 일부 모델에 OLED를 공급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애플에 OLED 8000만대, LG디스플레이가 4000만대를 공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에도 아이폰16에 고성능 MLCC를 납품하는 삼성전기 또한 수혜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애플이 아이폰16 가격을 동결한 데다 중국에서 아이폰의 인기가 과거보다 시들해지면서 원가인하 압박이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애플이 일반 아이폰 시리즈(아이폰15·16 등)는 4년 연속, 고가 라인업인 프로맥스는 2년 연속 가격을 동결하면서 부품사들의 원가인하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형우 SK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애플의 극심한 원가 압박 환경으로 부품사들의 수익성은 오히려 저하될 우려가 있다”며 “당초 기대했던 정보기술(IT) 수요는 올해 하반기가 아닌 오는 2025년으로 예상되며, 미국과 중국의 수요 부진으로 아이폰 수요도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한국의 일부 벤더들은 아이폰16 부품 주문량이 2개월 전에 비해 바뀌지 않은 상황”이라며 “애플의 신모델 증산 의지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