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국제도시 상수관 상습 파열 우려… '토양 염분' 주목

20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 센트럴로 삼거리에서 지하 상수도관 파열로 도로 일부가 침수돼 물이 흘러 나오고 있다. 정선식기자
2022년 파열 후 2년만에 또 사고
지난해엔 인근 대규모 지반침하도

최근 논란이 된 인천 송도국제도시 상수도관 파열 원인이 토양 내 높은 염분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관련 전문가들은 상수도관 파열이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27일 인천 상수도사업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송도 센트럴로 삼거리 일대에서 발생한 상수도관 파열은 노후된 관이 압력을 이기지 못한 게 주 원인으로 파악됐다.

이후 해당 상수도관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수돗물에 불순물이 섞이며 이 일대 아파트 주민들의 생활용수 사용이 제한되고 급수차가 긴급 투입되는 등 큰 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문제가 생긴 관은 2009년에 매설된 것으로 파악됐다. 보통 상수도관의 교체 주기가 20~30년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그리 오래된 관은 아니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이에 송도국제도시의 토양 내 염분을 주목하고 있다. 송도가 해안을 매립해 조성한 도시이기에 타 지역보다 토양에 염분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상수도본 "해당지역 노후관 없어
토양내 염분 원인일 가능성 추정"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송도국제도시는 조성된 지 얼마 안 된 도시이기 때문에 노후된 상수도관은 없다"며 "일단은 높은 토양 염분이 상수도관을 부식시켜서 파열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본부 측 판단이 맞다면 송도는 앞으로도 상수도관 파열 등의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날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 20일 상수도관이 파열된 송도동 센트럴로 삼거리 인근은 2022년 6월에도 같은 사고가 일어났던 곳이다. 당시 파열 원인 역시 ‘노후화된 상수도관’으로 알려졌으나, 매설된지 15년가량으로 교체 대상이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7월에는 이번에 상수도관 파열된 지역과 불과 2㎞ 가량 떨어진 곳에서 대규모 지반 침하가 발생하기도 했다. 도로 포장재인 아스팔트도 염분에 취약한 재료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인천연구원 소속 한 공학 박사는 "송도국제도시 조성 초기인 2002년 전후로 송도의 토양 염분이 높다고 알려지긴 했다"며 "현재는 시간이 많이 흘러 안정화된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 어떤 상황인지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노후된 관은 발견 즉시 교체하고 누수 탐지를 통해 선제 대응에도 힘쓰고 있다"면서도 "다만 상수도관 교체의 경우 예산이 많이 동반되는 사업이다 보니 자주 교체하는 건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송도국제도시에 매설된 상수도관 전체 연장 길이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139.2㎞에 달한다.

최기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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