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해당 아티클은 23년 4월에 집필되었습니다.
요즘 편의점들, 실적이 대단하다고 해요. CU와 GS25의 2022년 매출을 합치면 15조3958억원에 이르는데요. 대형마트 1위 이마트의 매출액을 거의 따라잡았다고 합니다.
저는 시가총액을 보고서 더욱 놀랐어요.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시가총액이 무려 3조1128억원(2023년 4월 18일 종가 기준)! GS리테일의 시가총액뿐만 아니라 이마트와 현대백화점도 제쳤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2022년 기준으로 편의점 업계 매출 1위는 GS25입니다. CU가 매출액 2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이 주가에 어떤 기대감이 반영된 것인지, 장부를 확인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겠네요.
Chapter 1. 전국에 퍼진 5.4만 점포, 편의점 공화국이 되다
CU는 일단 기세가 좋습니다. 2022년 매출액이 7조6158억원으로 역사상 최고점을 기록했는데요. 전년 대비 매출이 12.3%나 증가했습니다. 이는 2018년 이후 최대 폭의 성장이었습니다. 라이벌인 GS25의 전년 대비 매출액 성장률이 7.9%인 것과 비교하면 CU가 무섭게 추격하고 있는 것이 맞죠.
뿐만 아니라 성장뿐만 아니라 수익성도 좋았습니다. 영업이익은 2524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또한, 점포 수도 지난 달 1만7000점을 돌파했습니다. 이는 편의점 업계에서 최대치입니다.
CU 매장만 따져도 스타벅스 매장의 10배에 해당합니다. GS25 매장이 1만6400여 개, 세븐일레븐 매장이 1만1000여 개라는데, 전국의 편의점 매장을 합치면 최대 5만4200개가 됩니다. 이 정도면 편의점 공화국이라 할 수 있겠네요.

편의점 시장의 역사는 짧지 않습니다. 1989년에 한국 최초의 편의점으로 세븐일레븐이 문을 열었고, 이듬해인 1990년 10월에는 삼성그룹 계열사인 보광이 일본의 훼미리마트를 도입하여 현재의 CU가 탄생했습니다.
CU와 GS25의 양강 체제가 굳어진 것은 2000년대 초반부터 중반이었습니다. 이 기간 동안 편의점 업계가 확장 경쟁을 벌이면서 CU(당시 훼미리마트)와 GS25가 주요 경쟁사로 성장하였으며, 세븐일레븐은 역성장을 겪으면서 업계 3위로 밀려났습니다.
특히 CU는 2001년부터 2011년까지 매년 두자릿수의 성장을 거듭하여 매출액이 크게 증가하였습니다. 이 기간 동안의 매출액 성장률은 무려 742%에 달했습니다. 이후 2012년에 CU는 중대한 결정을 내려 일본 훼미리마트의 손을 놓고 독자 브랜드인 CU를 론칭하였습니다.
이후 CU와 GS25는 '한국형 편의점'을 내세우며 무서운 성장을 이루어냈습니다. 특히 최근 2년간 CU의 성장세가 놀라웠는데, 매출액이 2020년에는 6조1812억원이었던 것이 2년 동안 23.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성장세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Chapter 2. 기획 경쟁 : 크림빵 하나가 650억원, 판을 바꾸다
CU가 출시한 '연세우유 크림빵'은 업계를 뒤흔들 정도의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출시 1년 만에 2500만 개가 팔려 2600원에 판매되어 무려 650억원어치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이는 CU의 전체 직원 급여인 2022년 1871억원과 비교해도 놀랍습니다.
더욱이, 이런 성공은 단 한 가지 상품에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최근 MZ세대를 겨냥한 제품인 '어프어프 하이볼'도 출시 후 5개월 만에 200만 개 이상을 팔았으며, '백종원 고기짬뽕'도 출시 한 달 만에 100만 개 이상이 팔렸습니다.
이러한 PB(Private Brand) 제품들이 CU의 매출에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2022년 CU의 전체 매출 중 30%가 PB 제품에서 나왔으며, 특히 디저트 부문에서는 제품 수의 30%, 매출액의 70%를 PB가 차지했습니다.
또한, 대박 PB 상품이 나오면 '충성고객'들이 생기며 다양한 상품을 구매하게 됩니다. 이는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의 전략과 유사한데, 오리지널 콘텐츠로 손님을 끌어들이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편의점의 PB 기획 싸움이 본격화된 것은 2010년대 중반입니다. 2014년 GS25가 김혜자 도시락을 선보이면서 이를 계기로 편의점이 가성비 있는 즉석식품 맛집으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이후 2015년에는 백종원 도시락을 내놓은 CU가 팽팽하게 대응했습니다.
이후 두 회사 간의 치열한 기획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GS25가 2014년에는 오모리 김치찌개 라면을 내놓자 CU는 오다리 라면 시리즈를 내놓는 식이었죠. 이런 식으로 쌓인 PB 상품의 비중은 2018년에 이미 전체 제품의 40%에 육박했습니다.
기획 전쟁이 한 단계 진화한 것은 2020년. CU가 곰표 맥주를 선보이면서 컬래버레이션으로 경쟁의 축이 옮겨갔습니다. GS25는 북유럽 아웃도어 브랜드와 협업하여 '노르디스크 맥주'를 출시하여 대응했습니다. 이것만 봐도 이런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 감을 알 수 있겠죠?
CU는 빠른 기획과 소비자들에게 호응되는 제품을 위해 2021년에 조직도를 완전히 바꿨습니다. 상품 기획자와 상품 개발자를 동일한 팀으로 편성했습니다. 기획자는 시장 반응을 고려하여 제품을 기획하고, 개발자는 그 기획을 실현하기 위해 제조처를 찾고 품질을 관리합니다.
기획자와 개발자가 한 팀에서 일하면 속도가 빨라집니다. 연세우유 크림빵도 이런 협업으로 탄생했습니다. 기획자가 연세우유와 협업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이 협업이 제품 브랜드에 반영되었습니다.
편의점의 기획 속도는 상당합니다. CU는 일주일에 자체적으로 기획한 PB 제품을 약 5개 출시합니다. 대기업 식품 제조사들이 1년에 20~30개의 신제품을 내놓는 것을 고려하면 이는 상당한 속도입니다..
“기획력은 원래 GS25가 앞섰어요. 공화춘, 오모리 김치찌개 같은 히트 아이템을 계속 냈죠.
‘백종원 시리즈’를 계기로 CU의 기획력이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2017년부턴 골프장 사업을 떼내고 편의점에 올인하면서 속도감이 더 붙었죠.”
_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

Chapter 3. 점포 경쟁 : 수도권 VS 지역, 편의점의 입점 전략
차별화된 상품 기획이 중요한 것은 맞지만, 편의점 사업에 있어서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더 중요한 것은 입점 전략"이라고 말합니다. 지난 10년 동안 GS25가 매출에서 CU를 앞선 핵심 요인도 이것이었습니다.
이미 언급했듯이, CU 매장 수는 GS25보다 약 500개 정도 더 많습니다. 그러나 매출액은 GS25가 조금 더 높습니다. 이게 무슨 의미일까요? 네, 맞습니다. 점당 매출액은 GS25가 훨씬 높습니다.
이 차이는 어디서 올까요? 일단 확장 전략이 다릅니다. 2000년대 초반, 확장 경쟁이 치열할 때 CU는 지역을 중점적으로 공략했습니다. 지역은 매장을 열고 운영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으며, 가맹점주를 설득하는 데도 용이했죠.
GS25는 점당 매출액을 중요하게 고려하여 수도권, 특히 핵심 상권을 선점했습니다. 실제로 2021년 기준 수도권 점포 수는 CU가 6879개인 반면 GS25는 7302개에 달합니다. GS25는 상권 분석을 통해 매우 정확한 예측을 하였고, 한 때 점당 매출액 예측률이 90%를 상회했다고 합니다.
점당 효율이 낮은 것은 CU의 치명적인 약점이었습니다. 2013년 리브랜딩 이후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진행하여 효율이 낮은 점포를 폐쇄했습니다. 그 결과, 순수하게 증가한 점포 수는 단 한 곳에 불과했습니다.
2016년부터는 점주들을 위한 클리닉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매출이 부진한 점포에 대해 본사 직원이 방문하여 해결책을 함께 찾아주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매대 위치와 조명 변경, 제품 가짓수 증가 등을 통해 맞춤형 처방을 제공합니다. 지난해에만 600여 개 매장이 이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았고, 이들 매장의 평균 매출액 상승률은 22%에 달한다고 합니다. 최근 점포당 매출액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것은 이런 노력의 결과라고 합니다.

Chapter 4. 마케팅 : 공감형 숏폼 드라마로 MZ에 어필하다
혹시 ‘편의점 고인물’을 들어보셨나요? 이것은 9년 차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을 주인공으로 한 유튜브 숏폼 드라마입니다. 편의점의 일상 에피소드를 1분 영상에 담아냈습니다. ‘이상형 손님이 왔을 때 알바생 공감’, ‘알바생 찐감동 모먼트’와 같은 이야기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드라마는 대박을 냈습니다. 지난해 6월 말에 처음 공개되어 현재까지 누적 조회 수가 1.5억 뷰에 이릅니다. 이 정도의 인기를 끌었으니 제작비가 상당할 것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BGF리테일이 2022년에 쓴 전체 광고선전비는 47억원 수준입니다. 이는 전체 매출액에 비하면 0.06%에 불과합니다.
CU 마케팅팀은 '트렌디한 MZ 고객을 더 사로잡기 위해'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CU가 MZ 세대의 선호 플랫폼인 유튜브에서 짧은 영상 중심으로 콘텐츠를 전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죠. '편의점 고인물' 이후엔 '편의점 뚝딱이'라는 숏폼 드라마와 '리리코의 사회생활'이라는 미드폼 예능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편의점에 얽힌 일상을 공감할 수 있도록 담는 것이 공통점입니다.
“대놓고 CU란 브랜드를 노출시키는 게 저희 브랜디드 콘텐츠의 특징이에요. 브랜드에 대한 친밀감을 높이려는 의도도 있고, 아예 CU가 확실히 드러나야 오히려 에피소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시더라고요.”
_신아라 BGF리테일 마케팅실 책임, 롱블랙 인터뷰에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의 변신을 꾀하며
우리 삶 속에 더욱 크게 자리잡고 있는 C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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