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ON- 옥영숙의 내돈내산 시인의 한끼] (18) 김해 ‘3형 돼지국밥’과 ‘꿈이룸공작소’

knnews 2025. 9. 13.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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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에 가야… 돈(豚)맛 보고 꿈이룸

뚝배기에 세 자매 열정과 정성 가득한 곳
돼지로 만든 수육·국밥 쫄깃하고 고소한 맛 일품

책에서 꿈 찾고 세상 이야기 나누는 공간
매주 금요독서회 열고 사람들과 소통의 시간 가져



김해는 쇠(金)와 바다(海)에서 비롯된 역사적 이름이다. 가야 문화의 발원지로 역사와 문화를 품은 김해. 가야의 시조 김수로왕이 세운 금관가야의 수도였으며 소금과 철의 주산지로 역사적인 역할을 한 지역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 성씨 중 김해 김씨가 가장 많다.

조선 중후기까지 남해안은 물론 전국 최대 항구의 하나였다. 김해의 불암창과 창원의 마산창, 사천의 통양창과 함께 경상도 조창 세 곳 가운데 하나로 물산의 집산지이기도 했다. 낙동강 하구의 퇴적과 삼각주의 발달로 김해평야를 만들었다. 신어산은 대한민국의 등뼈 백두대간의 종착점이다.

수로왕과 허왕후의 사랑 이야기에는 신화와 역사, 국경과 문화를 초월한 예술적 서사가 있다. 대성동과 봉황동에는 가야의 흔적을 뚜렷이 확인할 수 있는 수로왕릉이 있다. 고려 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인들이 김해를 유람하거나 머물면서 시를 지었다. 위대한 왕을 추억하고 사라진 가야를 아쉬워하는 곳으로 많은 문학 작품의 소재가 되고 있다.

◇김해문인협회와 구지가문학상= 구지가(龜旨歌)는 가락국 시조 김수로왕 탄생과 관련한 건국신화의 노래가 되었다. 신화는 수많은 책과 언어로 전승됐고 작가는 신화를 재구축하거나 해체하면서 의미를 부여했다.

김해시가 주최하고 김해문인협회가 주관하는 구지가문학상이 있다. 가야왕도 김해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계승하기 위해 제정됐다. 시, 시조 부문에서 미발표 순수 창작 작품을 공모해 등단 10년 이상 문인을 대상으로 한 구지가문학상이 있으며, 제한이 없는 가야문학상이 있다. 또한 가락김해종친회는 가야왕도의 역사와 문학적 가치를 청소년과 공유하기 위해 구지가 청소년문학상 공모전을 개최한다.

김해문인협회는 구지가의 문화사적 의의를 고취하고 구지가 발상지인 구지봉과 김해를 문학의 발상지 순례지로 승화하고자 애쓰고 있다. 올해 5회째를 맞는 구지가문학상 시상식을 앞두고 김해문인협회 남승열 회장과 김익택 부회장과 점심을 먹기로 했다.

남승열 회장은 모두에게 친절하고 겸손한 사람이다. 수평적 인간관계를 지향하는 시조시인으로 출세보다 더 높은 게 시인이라는 자존과 인간미를 지녔다. 그와 같은 연배의 김익택 부회장도 조용하고 묵직한 성품이다. 사진과 영상으로 ‘시가 있는 풍경사진’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적 향기가 묻어나는 사진을 주로 찍는다. 1995년 ‘인도 가는 꿈’ 단편소설로 등단했으나 2016년 현대시선으로 시인이 된다. 빛에 따라 사물의 얼굴빛이 달라지고 사물이 생명을 얻어 새롭게 탄생하는 것 같아 주제를 정해 사진을 찍고 시를 쓴다고 한다.

김해문인협회의 연중행사로는 4월 말 가야문화축제 전국백일장과 7월에 발간하는 사화집이 있으며, 김해예술제 시화전과 연간집을 발행한다.


돼지국밥, 항정국밥, 뼈우거지해장국과 항정수육./옥영숙 시인/

돼지국밥, 항정국밥, 뼈우거지해장국과 항정수육./옥영숙 시인/
◇혼밥이 불편하지 않은 ‘3형 돼지국밥’= 돼지국밥은 경상도 지방의 향토음식으로 돼지의 뼈와 살코기를 푹 삶아 우려낸 국물에 삶은 살코기를 고명으로 넣고 밥을 말아 먹는 음식이다. 밀양과 부산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원조는 밀양이라는 의견과 돼지국밥이 대중적으로 인지도를 얻게 된 곳이 부산이라는 의견이 맞선다. 밀양의 돼지국밥은 무안 장터에서 시작해 백 년의 역사와 전통으로 선대의 가업을 이어오는 식당이 있다.
김해 ‘3형 돼지국밥’ 대표메뉴 돼지국밥.

김해 ‘3형 돼지국밥’ 대표메뉴 돼지국밥.

돼지국밥은 혼자 가도 눈치 보지 않고 먹을 수 있는 혼밥의 대표 메뉴 중 하나다. 뚝배기 가득 나오는 국밥은 식사를 빠르게 해야 하는 이들에게 끼니를 채우는 따뜻한 음식이다. 우리 문화에서 ‘언제 밥 한번 먹자’는 일상적인 대화로 친교의 시간을 만들기도 하지만 1인 가정, 독신, 미혼으로 개인주의가 늘어나면서 혼자 밥 먹는 것이 이상할 리 없는 오늘날이다.

오늘은 상호가 이색적인 ‘3형 돼지국밥’에서 시인의 한 끼를 했다. 김해시 가락로29번길 4(부원동). 3형 돼지국밥은 세 자매가 운영하고 대표는 김형자이다. 추천 메뉴로 항정국밥, 얼큰국밥이 있으며 대표 메뉴로 돼지국밥, 뼈우거지 해장국, 순대국밥, 내장국밥, 섞어국밥이 있다. 모둠국밥, 내장순대국밥, 곱빼기국밥, 올순대국밥, 맛보기 수육, 맛보기 순대도 있다. 돼지국밥 종류가 이렇게 많았나 고개를 주억거렸다.
김해 ‘3형 돼지국밥’ 뼈우거지해장국.

김해 ‘3형 돼지국밥’ 뼈우거지해장국.
김해 ‘3형 돼지국밥’ 뼈우거지해장국과 항정국밥.

김해 ‘3형 돼지국밥’ 뼈우거지해장국과 항정국밥.

돼지국밥은 수퇘지고기 특유의 누린내 웅취가 있어 호불호가 있다. 구이용으로 팔리는 암퇘지 고기보다 값이 싼 국밥 재료로 수퇘지고기 특유의 누린내를 얼마나 잘 없애느냐가 맛을 가늠하게 된다.

3형 돼지국밥의 시그니처는 항정국밥, 얼큰국밥으로 제일 많이 팔리는 음식이다. 밑반찬으로 생부추와 겉절이김치, 깍두기, 양파, 마늘, 고추, 된장, 쌈장으로 어느 식당이나 대동소이하게 차려지는 기본 반찬이다. 수육에는 양파장과 신선한 쌈 채소가 나온다. 국밥을 좌우하는 것은 김치다. 국밥이 아무리 맛있어도 김치가 맛이 없으면 맹숭맹숭한 국물 맛이다. 한국 사람에게 있어서 김치는 진리다. 모든 국밥 메뉴에는 국수사리가 곁들여 나온다. 하루에 두 번씩 김치와 밥을 새로 짓는다.

얼큰국밥은 매콤하고 얼큰하다. 질기지 않고 부드러운 고기가 푸짐하다. 새우젓으로 간을 맞추거나 찍어 먹어도 상관없는 취향에 맡긴다. 생부추는 뜨거운 뚝배기 국물에 넣어야 부드러워지는 식감이다. 속풀이 해장으로 안성맞춤 국밥이라는 고객들의 평이다.
김해 ‘3형 돼지국밥’ 항정국밥.

김해 ‘3형 돼지국밥’ 항정국밥.
김해 ‘3형 돼지국밥’ 순대국밥.

김해 ‘3형 돼지국밥’ 순대국밥.

항정국밥은 고기가 퍽퍽하지 않게 비계와 살코기의 비율이 적당하고 씹으면 고소하다. 보글보글 끓는 뚝배기에 팔팔 끓인 뽀얗고 진한 국물이 깔끔하고 잡내가 없다. 유난스러운 올여름 더위에 뜨거운 뚝배기를 앞에 놓고 열을 열로 다스리는 보양식이라며 땀 흘리며 웃었다.

맛보기 수육은 돼지국밥 국물과 밥이 나오고 삶은 수육이 1인분 형태로 나오는 음식이다. 혼밥으로 와서 단백질 보충의 보양식에 소주 한잔할 때의 안줏감이다. 옆 테이블에 혼자 그렇게 드시는 분이 있었다.
김해 ‘3형 돼지국밥’ 항정수육.

김해 ‘3형 돼지국밥’ 항정수육.
항행 거리 수육은 항정살과 약간의 순대가 담겨 촉촉하고 부드럽다. 우선 고소하며 담백하다. 항정살은 돼지 차돌박이라 할 만큼 육질이 쫄깃하고 찰지다. 촘촘한 지방이 소고기의 마블링처럼 풍부한 맛을 낸다. 신선한 쌈 채소에 쌀밥 한 숟가락 고기 한 점 올려놓고 양파장이나 쌈장을 찍어 먹으면 포만감이 채워진다. 추가 반찬은 셀프바를 이용하면 마음껏 먹을 수 있어 양을 조절할 수 있다. 포장 배달 주문이 많아서 쉴 새 없이 바른 서비스가 들랑거렸다.
김해 ‘3형 돼지국밥’ 반찬 셀프바.

김해 ‘3형 돼지국밥’ 반찬 셀프바.

형자, 형숙, 형순이 3자매의 돌림자 3형의 자매가 뭉친 돼지국밥집이다. 부산, 김해, 의령으로 떨어져 살았던 형제자매였는데 식당 공동체를 운영하면서 김해에 모여 살게 되었다. 식당이 구심점 역할을 한 셈이다. 부산 동래시장에서 돼지국밥집을 운영하던 언니의 손맛을 믿었고, 계절과 상관없이 즐겨 먹는 국밥으로 시작했다. 예전에는 월요일이 휴무였는데 지금은 연중무휴다. 자매들이 돌아가면서 휴가를 사용하기 때문에 무휴가 가능하다. 3형의 이름을 가진 세 자매가 가족의 열정과 정성으로 맛을 내는 밥집이다.


북카페 ‘꿈이룸공작소’.

북카페 ‘꿈이룸공작소’.

◇책으로 세상 이야기를 나누는 ‘꿈이룸공작소’= 독서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정보 획득의 수단으로 실용적인 가치를 지녔다. 지식과 새로운 지평을 탐구하는 수단으로 단순히 책을 읽는 행위에 그치지 않고 바람직한 가치관과 인간상을 형성시킨다.

김해읍성 북문 바로 앞에 있는 북카페 ‘꿈이룸공작소’가 있다. 책도 팔고 커피와 음료를 파는 북카페, 독서토론, 금요독서회를 운영하는 곳이다.

책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곳, 책에서 꿈을 찾고 길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북카페로, 최고미 대표가 있다. 김해시 가락로124번길 5-2.
북카페 ‘꿈이룸공작소’의 각종 음료. 오미자 에이드, 꿈이룸커피, 아이스크림, 카페라테.

북카페 ‘꿈이룸공작소’의 각종 음료. 오미자 에이드, 꿈이룸커피, 아이스크림, 카페라테.
북카페 ‘꿈이룸공작소’ 아이스 카페라테.

북카페 ‘꿈이룸공작소’ 아이스 카페라테.
북카페 ‘꿈이룸공작소’ 오미자 에이드.

북카페 ‘꿈이룸공작소’ 오미자 에이드.
북카페 ‘꿈이룸공작소’ 아이스크림.

북카페 ‘꿈이룸공작소’ 아이스크림.

우리는 오미자 에이드와 아이스크림, 꿈이룸 커피, 카페라테를 주문했다. 카페이니, 커피가 시그니처로 꿈이룸 커피. 삼박자 커피도 있다. 꿈이룸 블렌딩 커피는 부드럽고 고소하고 신맛이 약간 있는 커피의 선명함과 단맛의 지속성을 갖고 있다. 환상적인 손맛으로 커피와 프리마, 설탕 몇 스푼의 조합을 이루는 삼박자 커피가 인기 있다. 아메리카노에서 삼박자 커피로 넘어가는 오후 무렵은 달달한 삼박자커피가 인기 아이템이다. 북카페라 음료 메뉴는 다양하지 않다. 수제 쿠키가 있고 블렌딩 드립백도 팔고 있다.

김해시는 독서대전과 독서문화축제로 관련된 사업이 많다. 김해 독서 문화의 중심지로 만들고 문화의 메카로 자리 잡기를 바라는 ‘꿈이름공작소’다. 그런 노력과 지속적인 관심으로 금요독서회는 지난번 회차로 120회를 넘겼다. 매주 금요일 7시 30분이면 참여 가능하다. 신규 활동의 문턱이 없으니 부담 없이 가볍게 참여할 수 있다.
책과 문화가 어우러진 북카페 ‘꿈이룸공작소’. 이곳에서는 매주 금요일 독서회를 열고 소통의 시간을 가진다./옥영숙 시인/

책과 문화가 어우러진 북카페 ‘꿈이룸공작소’. 이곳에서는 매주 금요일 독서회를 열고 소통의 시간을 가진다./옥영숙 시인/
북카페 ‘꿈이룸공작소’에서 읽고 살 수 있는 책들.

북카페 ‘꿈이룸공작소’에서 읽고 살 수 있는 책들.
북카페 ‘꿈이룸공작소’에서 읽고 살 수 있는 책들.

북카페 ‘꿈이룸공작소’에서 읽고 살 수 있는 책들.

최 대표는 매달 테마를 정하고 도서를 선정한다. 책의 핵심적인 주제를 정해서 발제문을 만들고 천천히 깊게 읽고 소통하는가 하면 한 페이지를 읽고도 내가 꽂힌 문장에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책을 안 읽어도 생각을 나누는 힐링의 시간, 생각의 깊이를 더할 수 있고 나의 생각을 꺼내는 시간이다. 참가비는 1만원이다. 책을 구매하면 참가비를 대체할 수 있다. 단순한 독서공간을 넘어 문화적 소통의 장을 만들고 있다.

입시 영어학원을 20년 남짓 운영한 최 대표다. 팬데믹으로 40여 일 학원을 닫게 되자 평소에 읽지 못한 책 읽기를 결심한다. 편안함이 길든 일상에서 불편을 감수하고 무디어진 정신을 날카롭게 세우는 독서를 실행했다. 꾸준한 책 읽기는 온라인 독서회 모임에서 오프라인으로 옮겨졌다. 이렇게 시작된 책 읽기, 신문 읽기가 활성화되면서 여행 중에 파주와 광주에서도 책을 같이 읽자고 오신 분이 있었다. 지금은 어린이집, 기업체에서 외부 강의를 많이 하는 최 대표다. 혼자 읽기 힘들고 독서 습관을 갖고 싶은 사람, 함께 읽으며 생각 나눔을 하고픈 사람, 완독의 성취감을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 좋을 독서회다. 행복을 나누는 것으로 행복이 이어져 행복을 이룬다. 책 읽기 덕분에 좋아지고 성장해서 행복하다는 꿈이룸을 책 읽는 사람과 같이하고 있다.
북카페에서 바라본 김해읍성.

북카페에서 바라본 김해읍성.

통창으로 보이는 김해읍성 북문이 아름다운 배경이 되는 곳, 조명이 들어오는 저녁이면 야외 테라스에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읍성을 바라보는 멍때리기 좋겠다. 탁 트인 전망이 편안한 독서환경을 제공하는 매력적인 북카페다. 정보화 시대에 읽어야 할 내용이 많아지고 전문화되고 있으니, 효과적인 책 읽기 습관과 독서의 중요성에 관해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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