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박물관 발간물에 뉴라이트 인식이…“4·19 혁명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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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대한민국 100년의 역사를 담은 발간물을 내면서 '이승만 독재'를 미화하고, 우리 헌법이 기초로 삼는 4·19 혁명은 '실패한 혁명'으로 규정해 논란이다.
지난 7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출간한 '대한민국 100년 통사'(100년 통사)를 22일 보면, 4·19 혁명에 대해 "실패한 혁명으로 선명히 기록된다"며 "4.19는 이승만 독재보다 몇 배 더 큰 박정희 독재의 길을 열어 준 셈"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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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대한민국 100년의 역사를 담은 발간물을 내면서 ‘이승만 독재’를 미화하고, 우리 헌법이 기초로 삼는 4·19 혁명은 ‘실패한 혁명’으로 규정해 논란이다. 뉴라이트 역사 인식이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7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출간한 ‘대한민국 100년 통사’(100년 통사)를 22일 보면, 4·19 혁명에 대해 “실패한 혁명으로 선명히 기록된다”며 “4.19는 이승만 독재보다 몇 배 더 큰 박정희 독재의 길을 열어 준 셈”이라고 적었다. 발간물엔 “이승만 독재에 대한 재평가도 정치전문가들이 면밀히 검토했으면 한다”는 문장도 함께 적혀있다. 3·1 운동과 함께 헌법 전문에 기록된 4·19 민주 이념에 반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는 표현이다.
박물관 쪽이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100년 통사는 박물관이 예산 3826만원을 들여 기획·발간한 책으로, 저자는 김진현 전 과학기술처 장관이다. 김 전 장관은 이명박 정부 당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건립추진위원장을 맡았는데, 당시 건립추진위는 1948년 8월15일을 ‘대한민국의 수립’으로 정의하기로 하는 등 뉴라이트 계열 역사관을 강조한다는 학계와 독립운동단체 비판에 직면한 바 있다. 100년 통사 출간은 지난 7월 박물관장이 포함된 ‘출간 심의위원회’에서 전원 찬성으로 결정됐다. 민 의원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라는 기관 이름을 달고 지나치게 주관적인 역사 서술을 펴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역사학자들도 책의 해당 대목에 우려를 표했다. 정호기 우석대 교양대학 교수는 “4·19를 통해 그동안 억눌렸던 다양한 정치세력이 등장할 수 있었다. 그 시기 많은 사람의 민주화를 위한 노력을 ‘5·16이 있었으니 실패다’라고 하는 것은 4·19 혁명의 역사적 의의를 지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유석 성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 부소장도 “4·19의 가장 큰 의의는 국민이 민주주의의 의미를 주체적으로 깨친 계기라는 점”이라며 “‘5·16 쿠데타로 ‘더한 독재’를 불러왔으니 실패다’라고 하는 것은 단순한 해석”이라고 짚었다. 이에 대해 저자인 김 전 장관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4.19가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에 큰 기여를 했지만, 이를 이어간 당시 민주당 정부가 실패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100년 통사에는 “당시 제3세계에서 인도를 제외하고는 이승만보다 덜 독재한 나라를 찾기 어렵다”, “독재 현상이 분명 있었지만, 이승만은 당시 어느 제3세계 국가 지도자보다 앞서고 미래지향적이었다”고도 적혀있는데, 이 역시 논란이다. 오 부소장은 “뉴라이트 역사관이 반영돼 있다. 이승만을 국부로 부상하려는 명확한 의도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김채운 기자 cw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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