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쿠팡 갑질’ 제동 걸릴까…정부 “배송기사 위탁구역 명시하라”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토교통부가 쿠팡의 배송전문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씨엘에스)에 중간 대리점과 맺는 위수탁 계약서에 '위탁구역'(배송구역)을 명시하라고 권고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강민욱 전국택배노조 쿠팡본부 준비위원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배송구역은 택배기사에게 일자리 그 자체"라며 "택배기사는 건당 수수료를 받고 구역을 할당받아 그 구역에서 배송 업무를 하게 되는데, 배송구역이 계약서에 명시돼있지 않다보니 언제 구역이 회수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원청(쿠팡)이 부당한 지시를 해도 거부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가 쿠팡의 배송전문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씨엘에스)에 중간 대리점과 맺는 위수탁 계약서에 ‘위탁구역’(배송구역)을 명시하라고 권고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그간 노동계에서는 택배기사가 배송구역을 회수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원청의 부당한 업무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이를 시정하라고 주문한 것이다.
이날 국토교통부가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쿠팡씨엘에스 사업자 등록 취소 및 종사자 근로여건 개선 검토’ 자료를 보면, 국토부는 쿠팡씨엘에스에 대리점과의 위수탁 계약서에 ‘위탁구역’을 명시하라고 권고했다. 국토부는 오는 9월부터 올해 말까지 진행되는 택배사업자 갱신 등록 과정에서 이 부분을 확인할 계획이다. 택배 사업을 하려면 생활물류서비스법에 따라 위수탁 계약서 등을 1년 단위로 국토부에 제출해야 한다.
쿠팡 택배 배송은 쿠팡씨엘에스가 지역별 중간대리점과 위수탁 계약을 맺고, 이들 중간대리점이 다시 특수고용직 노동자인 택배기사(쿠팡퀵플렉서)와 위수탁 계약을 맺는 간접고용 구조로 이뤄진다. 그러나 쿠팡씨엘에스가 국토부에 제출한 위수탁 계약서에는 배송구역이 누락된 채 “본 계약은 영업점에 어떠한 독점적인 권리 또는 최소 물량 또는 고정적인 물량의 위탁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이를 두고 노동계는 배송구역을 가변적으로 만들어 택배기사를 상시적 고용 불안에 시달리게 한다고 주장해왔다. 강민욱 전국택배노조 쿠팡본부 준비위원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배송구역은 택배기사에게 일자리 그 자체”라며 “택배기사는 건당 수수료를 받고 구역을 할당받아 그 구역에서 배송 업무를 하게 되는데, 배송구역이 계약서에 명시돼있지 않다보니 언제 구역이 회수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원청(쿠팡)이 부당한 지시를 해도 거부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쿠팡씨엘에스 관계자는 한겨레에 “현재도 영업점 위수탁 계약서 ‘부속합의서’에 (‘라우트’라는) 배송구역이 명시되어 있다”고 해명했다. 쿠팡씨엘에스는 ‘라우트’라는 노선별 구역을 나눠놓았고, 중간대리점이 배송구역에 택배기사를 충분히 투입하지 않아 과로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노선 조정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뿐이라는 취지다.
한편, 국토부는 지난달 23일과 이달 1일, 5일 세 차례에 걸쳐 쿠팡씨엘에스에 ‘클렌징 조항’으로 불리는 상시적 구역 회수 제도와 종사자 근로 여건을 개선하라고도 권고했다. 클렌징 조항은 배송수행률 등을 채우지 못하면 배송 구역을 회수하거나 변경하는 제도로, 택배기사 과로 유발 원인의 하나로 지목된 바 있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쿠팡씨엘에스에 택배기사 과로 방지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에도 참여할 것을 독려했다.
염태영 의원은 “현행 생활물류서비스법의 빈틈을 교묘하게 파고들어 기업이 법 위에 군림하는 일이 더는 일어나지 않도록 표준계약서 사용 의무화, 계약 시 위탁구역 구체적 명시 등 법 개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식판 1000장 펄펄 끓어…이틀이면 주저앉아” 폭염 개학 맞은 조리사들
- [현장] ‘박정희 광장’ 들어선 날, 동대구역 앞은 두 동강이 났다
- “김건희 살인자” 발언에 대통령실 “민주당이 권익위 국장 죽여”
- [현장] 인적 드문 독립기념관 “덥다고 여길 안 오겠어? 잘못된…”
- 허미미 선수와 슬픈 광복절 [크리틱]
- 검찰, 김건희 오빠 폰 압수영장 번번이 제외…공흥지구 ‘무죄 자초’
- 지하철역 ‘독도’가 사라졌다…하필 광복절 앞두고
- 국힘 출신 김성태도 김형석에 “일본 국적 손기정 예시, 비유도 참…”
- ‘천공 영상 제작’ 전 직원, 임금 청구 소송서 일부 승소
- ‘생후 4일’ 쌍둥이 출생신고 중 이스라엘 폭격…아내도 숨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