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北 파병, 향후 시나리오·대응방안 美 측과 논의”
한미일 3국이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무기 지원, 러시아로부터 받는 반대급부 등을 고려해 단계별 대응을 협의했다고 밝혔다.
신원식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25일(현지시간)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3자 회담을 가진 뒤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에서 “북러 군사협력 진전 추이에 따른 시나리오와 대응 방안 등을 미국 측과 밀도 있게 논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 실장은 “향후 상황 전개에 따라 긴밀한 공조 아래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면서도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한 신 실장은 “최근 북한의 도로 및 철도 폭파, 오물 풍선 살포, 헌법 개정 암시 움직임에 대해서도 미국 측과 논의했다”며 “이런 도발에 철통같은 한미 연합방위 태세를 유지하면서 그 어떤 도발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한미일 안보실장 3자 회담은 지난해 8월 미국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 이후 두 번째로 열린 고위급 안보협의다.
3국 안보실장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불법적 전쟁이 유럽을 넘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까지 위협하고 있다”며 “북한과 러시아는 즉각 군사협력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신 실장은 “북한의 파병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으로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안보를 심각하게 저해하는 행위라는 데 의견이 일치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미일은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현 상황을 평가함에 있어 3국 간 이견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금은 북한 병력이 러시아 동부에서 적응 훈련을 하는 단계”라며 “그 다음 단계를 보면 이 병력이 (우크라이나) 서부로 이동해 실제 전선에 투입되는 단계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받을) 반대급부와 관련해 위성 기술이나 핵 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기술이 있을 수 있다. 또 재래식 전략, 북한이 부족해서 늘 요청하는 방공 군사기술, 북한이 뒤떨어진 항공기 관련 기술이 있을 수 있다”며 “이런 것들에 대해 한미일이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할 것인지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특히 “병력까지 러시아에 대규모로 가게 되면 아무래도 반대급부가 없을 수 없고, 아마 지난 6월 (북러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맺었을 때 이야기한 기술 이전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을 거라고 본다”며 “(기술이전) 정도가 확인되는 대로 우리 정부가 취할 다양한 옵션이 시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그는 북한과 러시아의 안보리 결의 위반에 따른 제재에 대해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자체 제재를 반대할 것이 뻔하다는 점에서 유엔의 역할에 제한이 있게 된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계속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안보리에서 안되면 유엔총회에서 하고, 유엔보다 규모는 작지만 유사 입장국, 가치 공유국끼리 시스템을 활용해 계속 문제를 제기하면 첫술에 배부르진 않겠지만 (러시아나 북한에는) 제약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도발이나 핵을 해결할 ‘한 방’은 없고, ‘종합처방’이 필요할 뿐”이라며 “북한이 잘못된 행동에 대해 대가를 치르도록 여러 다양한 일을 해서 효과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와 함께 북한군 파병에 대해 중국이 불편할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놨다.
그는 “중국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북러 야합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파병에 대해 편하지 않은 심정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며 “한미일 3국은 중국이 북러의 불법적 행동에 대해 좀 더 건설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장 배치와 관련해 “우크라이나가 이르면 27일 북한군이 전투지역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우리 역시 긴밀히 주시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게 분명히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했다.
다만 그는 “북한군의 최소한 일부가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지만, 이떤 역할이나 용도로 배치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커비 보좌관은 “우리는 북한과 러시아가 실제 무엇을 하려는지에 대해 더 파악하려고 아직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는 동맹과 파트너들과 적극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이재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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