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아파트, 직접 가봤는데..? 어머, '천장'에 이게 뭐야!

안녕하세요. 지난 10월, 5년의 연애를 마치고 가족이 된 신혼부부입니다. 카페를 운영했던 저는 가게를 접고, 집에서 베이킹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집이 곧 일터가 된 저는 공간을 더욱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서 올수리 인테리어를 하기로 했습니다.

도면

방 3개, 화장실 2개가 있는 주상복합 아파트입니다. 도면에는 발코니가 많지만 실제로는 거실 한쪽으로만 발코니가 있는 구조입니다. 지어진 지 11년 되었고, 한 번도 인테리어를 하지 않았던 곳이었어요. 처음엔 비용이 부담되어서 필요한 부분만 해야겠다 싶었는데요.

마루가 들뜬 부분도 있고, 이전에 사셨던 분들이 화장실 누수가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기능적으로 수리할 곳도 많았고, 무엇보다 평수 대비 좁게 빠진 부엌의 구조와 블랙 앤 골드 톤이 절 참을 수 없게 만들었어요ㅎㅎ

부엌과 화장실 부분 인테리어도 알아봤는데, 부엌, 화장실을 손대면 올수리를 하는 게 낫겠다는 판단이 들었어요. 돈은 미래의 우리가 벌면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과감하게 올수리를 결정했답니다.

입주해야 할 일정에 맞으면서도 믿고 맡길 수 있는 인테리어 업체를 찾는 게 어려웠는데요. 다행히 중간중간 수정하고 싶은 것도 바로 잡아주시고, 제 깐깐한 AS 요청도 잘 반영해주시는 대표님을 만나 예쁜 집에서 행복한 신혼생활 보내고 있습니다.

제가 인테리어를 하면서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 부분은 '수납공간은 많되, 많아 보이지 않게!' 였습니다. 수납공간이 곳곳에 어떻게 있는지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처음에 이 집을 봤을 때, 집의 구조가 일하는 공간과 쉬는 공간이 분리가 가능할 것 같았어요.

그리고 남향집이라 햇볕이 정말 잘 드는데요. 이 햇볕에 반했어요. 안방과 거실 창으로 한낮 동안 해가 쨍하게 들다가 현관 쪽방으로 늦은 오후 햇볕이 들고 노을이 지는데요. 날씨 좋은 날 하늘 사진 찍는 맛이 있어요. 저희의 첫 보금자리를 어떤 식으로 리모델링했는지, 또 1년 동안 애정을 가지고 어떻게 꾸미고 있는지 한 번 이야기해볼게요!

현관 및 중문

기존에는 현관에 중문이 없었는데요. 저는 자취할 때도 중문이 없는 원룸에도 커튼으로 현관과 거실 공간을 분리할 만큼 중문을 중시하는 편이에요. 단열, 소음과 같은 기능적인 측면도 있지만, 중문을 두는 게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더라고요.

중문을 유리로 하여 개방감을 주었어요. 꼭 유리로 하고 싶었던 이유는 현관 양쪽을 다 수납공간으로 꽉 채웠거든요.

그리고 중문 앞에 작은 방 두 개가 바로 보이기도 하고요. 복도에 있을 때 사방이 문으로 막힌 느낌은 생각만 해도 답답할 것 같았는데, 이렇게 유리로 중문을 설치하니 제가 원하는 개방감도 있으면서 깔끔하고 모던한 느낌이 들어서 만족하고 있답니다.

현관의 양쪽 벽을 거울이나 앉을 수 있는 협탁 이런 것 아무것도 없이 수납공간으로 채워달라고 부탁했는데요. 사실 이 컨셉이 부엌 그리고 작업실, 안방까지 이어집니다. 저는 집에 문으로 닫는 수납공간을 많이 만들어달라고 했어요. 도어가 없어서 물건이 보이면 정리해도 깔끔한 느낌이 들지 않더라고요.

맥시멀리스트가 미니멀리스트처럼 보이는 방법은 다 집어넣는 거니까요^^ 현관 양쪽에는 신발장과 팬트리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고요. 인테리어하면서 남은 마루, 타일 등 자재 보관하기에도 넉넉한 사이즈입니다.

주방 Before

복도 쪽으로 있었던 냉장고장이 평소 대비 부엌이 좁아 보이게 했어요. 전체적으로 블랙컬러인 것도 공간을 좁아 보이게 하더라고요.

주방 After

복도 쪽에 있던 냉장고장을 철거하고 대면형 주방으로 변경했습니다. 대면형 주방은 장점이 너무 많은데요. 요리하면서 티비를 볼 수도 있고, 소파나 식탁에 앉아있는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며 대화를 할 수도 있고요. 강아지나 아이가 뭘 하고 있는지 보는 것도 가능합니다.

벽 한쪽을 수납장과 냉장고로 채우고 싱크대와 조리대를 앞쪽으로 빼니까 아일랜드 밑 전체를 수납장으로 활용할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부엌 장에 에어프라이어, 믹서기를 둘 선반 대신 리프트도어로 역시나 안 보이게끔 숨겼습니다. 급하게 손님이 온다 싶을 때 여기에 넣고 숨기기 좋아요ㅎㅎ

이렇게 주방을 편리하고 예쁘게 꾸미니 원래 요리를 좋아하는 편이긴 하지만, 더 즐겁게 하게 되더라고요. (아래에서 제가 차린 집밥도 간단하게 소개할 예정이니 끝까지 읽어주세요!)

베이킹 재료를 별도로 보관하기 위해 냉장고가 두 대인데요. 둘 다 핑크 핑크 하죠? 핑크는 사랑이니까요! 부엌 냉장고와 거실의 핑크 커튼이 마주 보고 있는데요. 수미상관 색 배치라고 혼자 만족해하고 있습니다ㅎㅎ

베이킹용 냉장고가 있는 공간은 원래는 세탁실로 사용됐던 곳이었는데요. 거기에 애벌 세탁할 수 있도록 작은 세면대가 있었어요. 세탁기, 건조기 그리고 용량이 큰 냉장고를 이 공간에 넣기 위해서 기존의 세면대와 수납장을 철거했어요.

설치 기사님이 공간이 안 나올 것 같다고 하셨는데, 인테리어 대표님이 지금 사진에 보이는 방향대로 두자고 제안해주셔서 다행히 원하는 대로 설치할 수 있었어요. 미닫이문을 닫으면 세탁실 같아 보이지 않아서 더 마음에 들어요.

거실 Before

짙은 색 마루와 몰딩, 꽃잎 모양의 천장 조명을 얼른 바꾸고 싶었어요ㅎㅎ

거실 After

리모델링을 통해 전체적인 톤이 화이트로 밝아졌습니다. 거실과 복도는 마이너스 몰딩으로 욕심을 내봤어요. 마이너스 몰딩을 하려다 보니 이음새가 있는 벽지보다는 도장으로 하는 게 깔끔한 마감이 될 것 같아서 벽면은 도장으로 했습니다. 이음새가 없으니 확실히 깔끔한 맛이 있어서 굉장히 만족하고 있답니다.

공간 리모델링은 도화지라면, 가전과 가구는 채색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내가 이 공간에 어떤 분위기를 칠하고 싶나 생각을 많이 했는데요. 거실은 명랑하고 쾌활한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다양한 색채가 곳곳에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커튼도 제가 좋아하는 핑크색 암막 커튼을 골랐는데요. 세상에 같은 핑크는 없다는 거 아시죠? 비슷한 듯 다른 핑크 커튼 사이에서 제가 원하는 핑크톤을 찾느라 인터넷을 엄청나게 뒤졌어요. 저희 집에 와보고 똑같은 핑크 커튼 단 친구도 있을 정도로 실물이 참 예쁘답니다.

사실 소파도 컬러 있는 걸로 하려고 했는데, 쇼핑몰에서 한 번 앉아보고는 집에선 누워있길 좋아하는 저희에게 이보다 좋은 건 없겠다 싶어서 마음을 바꿨어요.

그 대신 소파 앞에 빛을 받으면 다양한 컬러가 바닥으로 비추는 탁자를 두었습니다. 그리고 식탁의 의자도 파란색, 노란색, 빨간색 다양한 색깔과 디자인이 다른 것으로 골라 재미를 더했고요.

밤에는 이런 느낌이에요. 분홍색 커튼이 동동 뜨는 느낌일까 봐 걱정했는데, 집과 잘 어우러지는 것 같죠? 연말에는 풍선으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내봤습니다:D

거실은 마루에서 포세린타일로 바꿨어요. 포세린타일의 진가가 발휘되는 계절은 여름인 것 같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에어컨을 켜도 바로 시원해지진 않잖아요.

올 여름에 집 들어오자마자 거실에 대자로 뻗은 적 있어요. 바닥이 너무 시원하거든요. 시어머니네 강아지 놀러 왔을 때 바닥에 누워있는 거 보세요 ㅎㅎ 얼마나 시원한지 느낌이 오실까요?

식물살인마인 저는 집에 화분 대신 절화를 두어서 기분전환을 하곤 합니다ㅎㅎ 계절마다 다른 꽃들이 집 곳곳을 따뜻한 분위기로 채워주고 있습니다. 화병 옆에는 전산시스템 선반인데요. 전산시스템에서 한정으로 나온 컬러 조합이라고 기억해요. 핑크 커튼하고도 어울리는 것 같아서 위치도 항상 여기에 두고 있습니다:D

안방 Before

거실과 같은 어두운색의 마루와 몰딩, 군데군데 마루 들뜸, 골드 벽지, 골드 천장, 꽃잎 조명, 그리고 드레스룸이 비내력벽으로 되어있었어요.

안방 After

안방은 거실과는 다르게 우드톤에 집중했어요. 색채는 최대한 빼고 우드 또는 무채색 위주로 스타일링을 할 생각이었고, 바닥도 마루로 해서 따뜻한 분위기가 느껴질 수 있도록 했어요. 안방 벽면은 합지벽지보다 깔끔한 시공이 가능한 실크 벽지로 했습니다. 오염에 강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해요.

침대는 제가 눈여겨보고 있던 원목 가구 브랜드에서 이 디자인으로 어두운 톤의 침대가 있었는데요. 이 색깔로 '밝은 게 나왔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그때쯤 얼마 뒤 출시된다고 올라온 거 있죠! 딱 입주시기와 맞게 제가 원하는 색상이 생겨서 되게 좋아했던 기억이 있어요:D

안방에서 신경 쓴 부분은 공간 분리였습니다. 안방이 크게 나와서 침대만 두고 쓰기엔 너무 공간이 남더라고요. 그래서 한 쪽에 간살을 두어서 공간을 분리했어요. 여기는 어떤 공간으로 활용할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감성을 채우는 힐링 공간으로 채우고 있습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남편이 LP를 듣기도 하고, 영화를 좋아하는 제가 빔프로젝터로 영화를 보기도 한답니다. 아기가 생기기 전까지는 이런 취미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은데, 또 몇 년 뒤엔 이 공간이 아기용품으로 채워질지도 모르겠어요. ㅎㅎ

드레스룸 Before

공사 중인 사진입니다. 드레스룸의 벽을 다 철거하기로 했습니다.

드레스룸 After

두 번째로 공간의 변화가 많은 곳은 드레스룸이라고 생각해요. 안방 안에 드레스룸이 있는데요. 비내력벽으로 되어있어서 방 안에 방이 또 있다고 생각하면 되는 구조였습니다. 문도 딱 방문이었고요.

드레스룸의 비내력벽을 다 철거하고 모루유리로 바꿨습니다. 그리고 드레스룸의 입구도 안방 들어오자마자 있는 곳에서 침대 건너편으로 옮겼어요.

이렇게 하면서 한쪽 수납공간을 포기해야 했는데 후회 없습니다. 철 지난 옷은 리빙 박스에 정리하니까 공간이 부족하지 않더라고요. 벽 대신 유리로 드레스룸을 만드니까 전체적으로 안방이 밝아 보이고 더 넓어 보여요. 드레스룸 공간도 밝아서 옷으로 채워져 있어도 그리 답답하지 않더라고요.

안방 화장실 Before

검은색 대리석, 백화현상 장난 아닌 유리 얼른 바꾸고 싶었어요. 누수로 부분 수리를 했다고 해서 기능적으로도 꼭 공사가 필요한 곳이었어요.

시공 중 사진입니다.

안방 화장실 After

손님들이 제일 감탄하는 곳은 바로 화장실입니다. 호텔 화장실 같다고 많이 말씀해주시는 곳이에요. 안방 화장실에는 조적 세면대를 설치했는데요. 예쁘지만 청소를 소홀히 하면 물때가 생기기 쉽더라고요.

인테리어 덕분에 부지런하게 살고 있습니다. 안방 화장실도 사이즈가 넉넉해서 세면대 밑 수납공간을 통해 빨랫감을 두고 있어요. 컬러 조합을 맞춰서 라탄 바구니를 두었습니다. (저만 아는 깔맞춤이랄까요ㅎㅎ)

안방 화장실 바로 앞에 화장대와 에어드레서가 있는데요. 에어드레서의 공간 제습 기능을 활용하기 딱인 위치입니다. 샤워한 뒤에 공간 제습 기능 켜두면 금방 보송보송해져요. 여기도 화장대 옆, 아래 심지어 에어드레서 위의 공간까지 다 수납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셨어요.

이쯤 되면 얘는 왜 이렇게 수납에 집착하나 싶으...시려나요?ㅎㅎ 작은 디저트 카페를 운영하고, 원룸에서 자취를 오래 하다 보니 수납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었나 봐요. 식구가 늘면 물건도 많아지게 되니까 '넉넉한 게 최고다!'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베이킹 작업실

작업실도 역시 수납공간을 곳곳에 만들어달라 부탁했어요. 베이킹 용품들이 부피도 크고, 포장 용품부터 물건이 꽤 많거든요.

오븐은 한 대만 돌리지만 보관은 한 대 더, 총 두 대를 두어야 했는데요. 기존의 빌트인 장을 문을 떼고 오븐 사이즈에 맞게 수정해주셨어요.

특히 인테리어 대표님께서 예쁜 베이킹 틀 두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해주신 철제 선반을 벽에 심어서 달았는데요. 굉장히 튼튼해서 놀랐어요. 이 선반은 실용적이면서도 소품 같은 거두기에도 딱인 위치와 디자인인 것 같아요. 그리고 집에서 베이킹클래스를 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위생과 사생활 구분이었는데요.

주방 사진에서 보여드렸듯이 재료는 별도의 베이킹용 냉장고를 두어 관리하고 있고, 클래스가 있을 땐 파티션을 사용하여 복도에서 시선을 차단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일할 때는 쉬는 공간과 일하는 공간 분리에 신경 써야 쉽게 지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집이 곧 일터인 모든 분 화이팅입니다^^

마치며

집에 애정이 많은 만큼 하고 싶은 말도 너무 많았던 것 같네요. 남편이 자기는 백지와 같은 취향이라며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다 배려해줘서 제 취향을 마음껏 담을 수 있었던 신혼집이었어요. 처음에는 비용 부담을 안고 리모델링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는데요.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난 만큼 삶의 질에 투자한다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그리고 그 선택에 후회 없이 예쁜 홈라이프를 즐기고 있답니다. 제 집들이 글을 보시고 리모델링을 앞두고 있거나, 홈 스타일링을 하실 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