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량 하락이 가속화되는 외장하드 시장

꽉 잡아! 내려간다! 결국 그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외장하드(외장HDD)와 외장SSD의 판매량이 뒤바뀐 것이다. 그럼 외장SSD가 엄청 많이 팔린 걸까? 아니다. 판매량이 크게 변한 건 외장하드였다. 다나와 리서치에 따르면 외장하드는 매년 판매량이 빠른 속도로 급감하는 것이 확인된다. 마치 후룸라이드라도 탄 것처럼. 외장하드는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외장하드의 판매량은 꾸준히 하락세다. 2019년에서 2020년에는 그나마 완만하게 떨어졌는데, 그 이후로는 판매량 하락이 가속화됐다. 쭉 내려가다 못해 결국은 외장SSD 판매량 아래로 떨어지고 말았다. 판매량에 큰 변화가 없는 외장SSD와는 차이점이 뚜렷하다.

외장하드가 맥을 못 추리는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클라우드. 사람들이 클라우드에 너무 익숙해졌다. 구글 드라이브, 아이클라우드, 원드라이브 등 이제는 이름만 꺼내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한가득이다. 클라우드 스토리지에 저장해 두면 인터넷이 연결된 환경에서는 어디서나 접속할 수 있기에 외장하드와 편의성도 크게 차이가 난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외장SSD의 가격대가 이전보다 낮아졌다는 점이다. 외장SSD는 외부 충격에 강한 것은 물론 외장하드보다 속도(읽기/쓰기 속도)가 빨랐지만, 외장하드는 외장SSD보다 용량 대비 가격이 훨씬 저렴했다. 그러나 외장SSD의 1TB 평균 판매 금액이 점점 조금씩 하락하면서 외장하드의 가용비(가격대 용량비)의 강점이 희석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가격 대비 저장공간이 큰 제품을 찾는다면 외장하드가 정답이다. 외장SSD의 가격대가 이전보다 낮아졌다고 해도, 외장하드의 용량 대비 가격이 외장SSD보다 훨씬 저렴하다. 다나와 리서치를 살펴보면, 외장하드의 평균 단가는 외장SSD의 절반 정도였다. 외장SSD 1TB를 살 돈으로, 외장하드를 1TB를 2개 살 수 있는 셈이다.


그럼 용량별 점유율은 어떨까? 외장SSD는 가격대가 높아 1TB(47.8%), 2TB(38.2%) 등 저용량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그러나 외장하드는 가격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에 용량별 점유율이 골고루 나눠져 있다. 4TB(21%), 5TB(19.9%) 등 고용량 제품군의 점유율도 저용량 제품군 못지않게 상당히 높은 편이다.


소비자가 가장 많이 선택한 외장하드 브랜드는 무엇일까? 다나와 리서치 기준, 판매 점유율 1위는 간발의 차이로 Seagate(씨게이트)가 차지했다. Seagate의 데이터복구 서비스는 외장하드의 본질적인 문제인 충격에 약하다는 점을 어느 정도 커버해 준다. 사용 중 데이터 인식이 되지 않으면 다른 제조사는 사설 데이터복구 업체를 찾아가야 하는데, 씨게이트만큼은 그럴 필요가 없다.

점유율 2위의 Western Digital(웨스턴디지털) 외장하드는 비슷한 용량의 경쟁사 제품군보다 저렴한 것이 강점이다. 중요 파일 자동 백업 기능, 보안 기능 등을 지원한다. A/S는 3년 제한 보증으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단 데이터 복구 서비스는 지원하지 않아 평소에 관리를 잘 해야 한다.

EFM ipTIME 외장하드는 HDD 인클로저(외장형 하드케이스)에 2.5인치 HDD를 담아서 판매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하드디스크 전문 제조사가 만든 제품군보다는 두꺼운 편이다. 단, 인클로저에 담았기에 HDD 탈착이 아주 쉽다. 기존 HDD를 빼고 2.5인치 SATA SSD를 장착해도 구동될 정도다.

Seagate, Western Digital와 함께 외장하드 브랜드 삼대장으로 유명한 도시바는 점유율 4위를 차지했다. 스테디셀러는 도시바 Canvio Advance 2세대 4TB(174,890원)이며, 도시바 CANVIO BASICS 5 4TB(164,890원)가 그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는 무난한 제품부터 신기한 디자인의 외장하드를 판매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제품은 삼성전자 J3 Portable 4TB(194,910원)인데, 무난한 디자인에 무난한 성능을 발휘한다. 다만 저장장치 단자가 Micro B(10핀)이라 구형 제품 느낌이 물씬 난다. 독특한 디자인의 제품은 삼성전자 카카오 에디션 외장하드 2TB(143,450원), 삼성전자 MOSAIC 2TB(149,900원)등이 있다.


■ 인기 외장하드 (다나와 리서치 2023.10 판매량 기준)
1위 / 8.7% / Western Digital WD NEW My Passport Gen3 (5TB) 189,000원
2위 / 6.3% / EFM ipTIME HDD 3225plus 외장하드 (1TB) 47,460원
3위 / 4.9% / Seagate Ultra Touch USB-C 데이터복구 (5TB) 234,900원
4위 / 4.1% / Western Digital WD NEW My Passport Gen3 (1TB) 85,900원
5위 / 4% / Seagate One Touch HDD 데이터복구 (2TB) 125,900원


기획, 편집 / 다나와 조은혜 joeun@cowave.kr
글 / 김도형 news@cowave.kr
(c) 비교하고 잘 사는, 다나와 www.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