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EU, 기후위기 대응 위해 손 맞잡다… "모든 수준에서 신속하고 대규모 행동 촉진"

최근 국제 외교 무대에서 기후변화 대응이 실질적 진전을 보이기 어려운 가운데, 중국과 유럽연합(EU)이 다시 한 번 공동의 책임과 실천 의지를 확인했다.
중국과 EU는 지난 24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열린 고위급 정상회의 후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모든 수준에서 신속하고 대규모의 행동을 가속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합의는 상호 간 통상 갈등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입장 차이로 난항을 겪던 양측 관계 속에서도 기후 문제에서만큼은 협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평가된다.
공동성명에는 △에너지 전환 △적응 전략 △메탄 배출 관리 및 통제 △탄소시장 제도 △녹색 및 저탄소 기술 분야에서의 양자 협력 강화 방안이 포함됐다.
특히 양측은 태양광 패널과 전기차 등 녹색 기술의 접근성 확대와 재생에너지의 글로벌 보급 가속화를 주요 목표로 설정했다. 중국은 해당 분야의 주요 생산국으로,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역할도 강조됐다.
EU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으며, 중국도 2060년 이전 달성을 공언한 바 있다. 비록 시간표는 다르지만,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공동 목표 아래 양측의 이해는 일정 부분 교차하고 있다.
다만, 협력이 곧 실천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여전하다. 최근 EU 고위 당국자는 “중국이 더 구체적이고 야심 찬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시하지 않는다면 공동성명 채택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 매체는 “EU가 기후 문제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문제와 연계해 외교적 압박 수단으로 삼고 있다”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 같은 긴장 속에서도 공동성명이 채택된 것은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의 파리기후협약 탈퇴(이후 복귀) 이후 글로벌 기후 리더십의 공백이 지적되어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과 주요 경제권인 EU의 협력은 전 지구적 기후 행동을 다시 촉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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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자원연구소(WRI)의 데이비드 와스코우 연구원은 이번 공동성명에 대해 “기후 협력이 지정학적 긴장을 초월할 수 있다는 강력한 신호”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의 야오 저(Yao Zhe) 전문가 역시 “이제는 선언을 넘어 실질적 이행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기후위기 대응은 단지 환경 이슈를 넘어, 기술, 경제, 지정학을 아우르는 복합적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합의가 말로 끝나지 않고, 실제 감축 행동과 기술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국제사회는 주목하고 있다.
에코저널리스트 쿠 ecopresso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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