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튜브→안세하, 익명에 기댄 ‘학폭’ 폭로글…진위(眞僞) 여부 가리기 전 여론 재판부터? [SS초점]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커뮤니티 폭로 글에 연예계가 들썩인다. 유튜버 곽준빈부터 배우 안세하까지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떠들썩한 내용과 달리 실체가 불분명하다. 증거가 나온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검경 수사가 시작되지도 않았다. 때론 시점조차 맞지 않다. 지상파 방송사는 취재를 시작했다 고개를 내젓고 접었을 정도다.
곽튜브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학폭’(학교폭력) 진위(眞僞) 여부가 터졌다. 유튜브 콘텐츠에 과거 괴롭힘 의혹이 있는 걸그룹 한 멤버를 출연시킨 게 화근이었다. 뜬금없이 곽튜브가 소위 ‘학폭 코스프레’를 한다는 게 글의 요지였다.
19일 곽튜브 소속사 SM C&C는 “소속 아티스트 곽준빈에 관한 이슈로 불편함을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 이와 별개로 당사는 현재 온라인상에서 언급되고 있는 학교 폭력에 대한 진위여부를 지적한 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사실 관계를 밝히고자 한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곽튜브 중학교 동창이라고 주장하는 네티즌 A는 “적어도 중학교 시절의 학교 폭력에 대해선 곽튜브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친구가 학교에 (닌텐도) DS를 갖고 다녔는데, 그걸 훔쳤다가 일이 커져서 들통났던 거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어 A는 “곽튜브가 빵 셔틀 했다는 걸 본 적도 없고 그럴 것 같지도 않았다. 다만 컴퍼스나 지우개 가루는 저도 본 적 있다. 근데 이걸 심한 학교 폭력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지우개 가루 뭉쳐서 던지기는 애초에 곽튜브가 훔친 거 들키기 전에도 자주 당했고, 원래 애들끼리 많이 하는 장난이었다”고 말했다.
A는 “진짜 왜 그렇게 방송 등에서 본인을 가혹한 학교 폭력의 피해자라고 포장하고 다니시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본인 과거 왜곡, 과장해서 애들 협박하는 거 그만하라”고 강조했다.
이에 소속사 측은 “곽튜브가 학교 폭력으로 힘들어서 자퇴했던 시점은 고등학생 때다. 작성자가 다른 고등학교를 나온 인물이 곽튜브가 겪은 학교 폭력에 대해 언급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 “실제 곽튜브의 가정형편에 대한 지적과 놀림은 중학교 때부터 지속해서 이어졌다”며 “학창 시절 놀림을 당하면서도 힘든 감정을 솔직하게 말하기 어려웠고, 장난이라는 명목하에 만들어진 서열 구조가 학창생활에 더욱 주눅 들게 만든 것 또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배우 안세하는 이달 학폭 논란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폭로 글에서 시작됐다. 지난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연예인 학폭 미투 배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안세하의 중학교 동창이라고 주장하는 A는 배를 유리 조각으로 찌르거나 강제로 싸움을 시키는 등 괴롭힘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당시 담임·학생주임 교사는 안세하 등의 괴롭힘을 인지했고 불러 사건을 조사했다. 안세하와 그의 일진 무리는 교사로부터 훈육받았다”라고 말했다.
또 “학창 시절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이를, 우리 아이가 보게 될 야구 경기에 가장 좋아하는 구단에 시구하며 내 아이에게 노출되는 모습을 보고 손뼉을 칠 자신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안세하 20년 지기 B 씨는 스포츠서울과 단독 인터뷰에서 학폭 논란에 대해 “너무 황당한 주장이다. 안세하가 현재 큰 피해를 보고 있다. 본인도 매우 당황스러워하고 있다. 분명히 무혐의가 나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어 “사돈의 팔촌까지 아는 사이다. 그의 성품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번 사건과는 무관하다. 친구들 또한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보도 이후 추가 폭로 글과 옹호 글이 동시에 쏟아졌다. 글쓴이와 같은 반 학우라고 주장하는 C는 “글은 모두 사실이며 뒤늦게나마 그를 도와주고자 이렇게 글을 쓴다”라고 말했다.
C는 “당시 안세하 무리가 급탕실에서 A를 집단으로 구타하고 억지로 싸우게 했다.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보복이 두려워 도와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크다”라고 토로했다.
자신을 안세하 중학교 동창이라고 소개한 D는 “안세하는 그런 친구가 아니었다. 사람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좋은 관계를 맺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피해를 주장하는 졸업생은 재욱이에게 앙금이 있으니 저런 글을 썼을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에 방송사까지 나섰다. 스포츠서울 취재 결과 MBC ‘실화탐사대’ 제작진도 학폭 관련 핵심 취재원을 확보했으나 내부 논의 결과 방송은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번 사태는 커뮤니티발 폭로글로 촉발됐다. 한국 사회가 얼마나 취약한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익명에 기댄 글이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진실’이 됐다. 이런 사태를 우려한 ‘베테랑2’ 류승완 감독의 말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류 감독은 지난 9일 ‘베테랑2’ 언론시사회에서 “온라인을 통해서 제공되는 정보를 입수하고 알게 모르게 자신의 삶에 영향을 받고 있다”며 “우리 모두 필수품이 된 휴대폰이 편리하기 때문에 어떤 사건의 여러 측면을 보는 게 아니고 원하는 것만 소비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류 감독은 “그런 편리함과 맞바꾼 것이 위험한 수위에 오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때때로 두렵다. 실재하고 있는 삶과 언론에서 묘사하는 게 불일치 할 때마다 두렵다. 저의 두려움이 (‘베테랑2’를 만드는) 출발이 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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