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깝다고 냉동실에 쟁여뒀는데"... 매일 독소 먹고 있었습니다

냉동실은 많은 분들에게 식품의 무덤이 아닌 타임캡슐처럼 쓰입니다. 남은 반찬, 사다 놓은 생선, 대량으로 구입한 고기, 먹다 남긴 빵. 아깝다는 마음으로 얼려두면 언제든 꺼내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냉동실은 세균을 죽이는 공간이 아닙니다. 증식 속도를 늦출 뿐입니다. 노로바이러스는 영하 20℃에서도 살아남는 대표적인 저온균이고, 리스테리아·슈도모나스·여시니아 같은 식중독균도 저온에서 생존합니다. 여기에 지방이 많은 식품은 냉동 상태에서도 산화가 서서히 진행돼 몸에 부담이 되는 물질이 생겨납니다. 아깝다는 마음이 냉동실을 독소 창고로 만들고 있었습니다.

가장 위험한 것은 지방 함량이 높은 식품입니다. 냉동실은 세균 증식을 늦추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지방 산패를 완전히 막지는 못합니다. 특히 지방이 많은 생선, 양념육, 견과류는 시간이 지나면 산화와 맛 변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산패된 지방은 알데히드, 케톤, 과산화물 같은 산화 부산물을 만들어냅니다. 이 물질들이 반복적으로 몸속에 들어오면 세포막을 손상시키고 만성 염증 반응을 유발합니다. 산패된 기름 특유의 쩐내가 나기 시작했다면 이미 산화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입니다. 냄새가 나는 냉동 생선이나 고기를 씻어서 먹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상식입니다. 산화된 지방 성분은 씻는다고 없어지지 않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한 냉동 보관 기한이 있습니다

냉동실에 넣으면 몇 년이 지나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익히지 않은 생선·해산물은 3개월, 익힌 생선은 1개월, 햄·베이컨·소시지 등 가공육은 2개월, 익히지 않은 고기는 1년, 익힌 고기는 3개월까지만 냉동 보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 기간을 넘기면 멀쩡해 보이고 냄새가 없어도 이미 품질이 저하된 상태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가정에서 냉동 날짜를 따로 표시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언제 얼렸는지 모르는 까만 봉투 속 식품이 냉동실 구석에 쌓여 있다면, 그것이 바로 위험 신호입니다.

양념육은 더 주의가 필요합니다. 양념육은 설탕, 간장, 마늘, 기름 등이 함께 들어가는데, 양념 속 수분과 지방이 산화와 맛 변질을 더 빠르게 만들 수 있습니다. 맛있게 양념해서 얼려둔 고기가 오히려 더 빨리 산패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한 번 해동한 식품을 다시 냉동하는 것도 금기입니다. 해동 과정에서 세균이 급격히 증식하는데, 이를 다시 얼려도 세균이 만들어놓은 독소는 이미 식품 안에 남아 있습니다. 한 번 해동한 제품은 다시 냉동하지 않아야 합니다. 조금 남았다고 반쯤 녹은 상태에서 다시 냉동실에 넣는 습관이 독소를 쌓는 행동입니다.

냉동실을 안전하게 쓰는 방법이 있습니다

냉동 보관을 안전하게 하려면 세 가지를 지켜야 합니다. 첫째, 냉동 날짜를 반드시 표시합니다. 지퍼백이나 용기에 날짜를 적어두는 것만으로 기한을 초과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둘째, 소분해서 밀봉합니다. 공기 접촉을 최대한 줄여야 산화 속도를 늦출 수 있어 소분하고 밀봉하는 방식이 중요합니다. 지퍼백에서 최대한 공기를 빼고 밀봉하거나, 진공 포장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셋째, 해동은 냉장실에서 합니다. 얼린 음식은 5℃ 이하의 냉장 상태에서 해동하거나 21℃ 이하의 흐르는 물에 완전히 담가 해동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상온 해동은 표면 온도가 빠르게 올라가 세균 증식 조건이 만들어집니다.

냉동실을 1년에 두 번 이상 정리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날짜가 지난 것, 언제 얼렸는지 모르는 것은 미련 없이 버리는 것이 맞습니다. 아깝다는 감정과 건강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답은 하나입니다. 냉동실은 식품을 영구 보존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냄새가 이상하거나 색이 변했거나 서리가 두껍게 꼈다면 이미 버려야 할 시점이 지난 것입니다. 지금 냉동실 문을 열어보십시오. 언제 얼렸는지 모르는 것들이 있다면, 오늘이 정리할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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