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 쉽게 안 지치는 CAR-T 치료제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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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B가 차세대 CAR-T(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노바티스의 '킴리아' 등 현재까지 출시된 CAR-T 치료제는 T세포에 유전자 조작을 가해 암세포를 인식하는 CAR단백질을 발현시킨 형태로 구성돼 있다.
베리스모의 치료제는 T세포에 CAR단백질뿐만 아니라 또 다른 면역세포인 NK(자연살해)세포의 수용체(KIR)를 추가로 발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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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형암으로 치료범위 확대
HLB가 차세대 CAR-T(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차별점은 T세포가 쉽게 지치지 않도록 설계한 약물구조에 있다. 이를 통해 아직 CAR-T 치료제가 정복하지 못한 고형암 등으로 치료영역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HLB의 미국 관계사인 베리스모테라퓨틱스(이하 베리스모)는 최근 혈액암 환자를 대상으로 CAR-T 치료후보물질 'SynKIR-310'의 초기 치료효과 등을 확인하는 임상 1상 시험을 미국에서 시작했다.
노바티스의 '킴리아' 등 현재까지 출시된 CAR-T 치료제는 T세포에 유전자 조작을 가해 암세포를 인식하는 CAR단백질을 발현시킨 형태로 구성돼 있다. CAR단백질이 암세포를 인식하면 이를 공격하라는 신호(CD3 제타)를 T세포에 전달하는 원리로 작용한다.
베리스모의 치료제는 T세포에 CAR단백질뿐만 아니라 또 다른 면역세포인 NK(자연살해)세포의 수용체(KIR)를 추가로 발현시켰다. 이를 통해 치료제가 암세포를 인식할 경우 기존(CD3제타)과 다른 신호(DAP12)를 이용해 T세포를 활성화한다.
베리스모가 이 전략을 택한 이유는 기존 치료제에서 T세포가 쉽게 피로를 느끼는 단점을 넘어설 수 있기 때문이다.
CAR-T 치료제는 단 한 번의 투여로 혈액암을 완치할 수 있는 강한 효력을 가지고 있지만 치료 후 1년 내 재발률이 30~40%에 달하는 한계가 있다. 암이 재발하는 이유 중 하나는 T세포가 CD3 신호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며 기능이 약화하기 때문이다. 이를 T세포 탈진 현상이라고 부른다.
베리스모의 치료제는 이러한 CD3 신호를 우회하고 DAP12라는 신호경로를 통해 T세포를 자극하도록 설계했다. CD3에 대한 T세포의 과부하를 피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아울러 치료제가 암세포와 만나는 순간에만 T세포를 활성화하는 이중체인구조로 설계해 불필요한 피로가 쌓이지 않도록 했다.
HLB 관계자는 "기존 CAR-T 치료제가 전투가 아닌 상황에서도 불필요하게 기운을 내다 지쳐버린 병사라면, 베리스모의 치료제는 전투와 휴식을 적절히 병행해 쉽게 지치지 않은 병사에 비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베리스모는 비임상 시험에서 기존 CAR-T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던 동물의 암을 완치하는 등 DAP12의 신호전달로 우수한 약효를 나타낸 결과를 확인했다.
T세포의 활성도를 길게 유지하는 것은 향후 고형암으로 치료영역을 확장하는 데도 효과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CAR-T 치료제는 고형암 치료에 제한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암세포가 면역세포의 침투를 막기 위해 종양미세환경이라는 성벽을 쌓기 때문이다. 베리스모는 T세포의 활성을 장기간 유지시켜 이러한 종양미세환경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베리스모는 미국에서 고형암을 타깃으로 한 CAR-T 치료제인 'SynKIR-110'의 임상 1상 시험도 진행하고 있다. 전임상 시험에서 SynKIR-310과 마찬가지로 우수한 항종양 효과를 확인했다. 이 약물은 지난해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개발과정에서 여러 지원혜택을 제공하는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김윤화 (kyh9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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