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V80은 절대 못 따라갈 럭셔리함" 강남에서 소리소문 없이 잘 팔린다는 SUV

강남 일대 수입차 전시장을 돌아다니다 보면 눈에 띄는 차가 하나 있다. 렉서스 'LX 700h'다. 2억 원에 육박하는 가격표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관심을 보이는 고객들이 적지 않다. 28년 만에 국내에 정식 상륙한 이 차, 과연 그 가격만큼의 가치가 있을까.

렉서스 LX 700h

LX 700h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진짜 부자들을 위한 SUV'다. 겉으로 보기엔 여느 대형 SUV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디테일을 들여다보면 차원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특히 VIP 트림의 뒷좌석은 그야말로 이동하는 VIP실이다.

렉서스 LX 700h

11.6인치 전용 모니터 2개가 앞 좌석 뒤편에 설치돼 있고, 시트는 최대 48도까지 눕혀진다. 발을 올릴 수 있는 오토만은 물론이고, 마사지 기능까지 갖췄다. 세미아닐린 가죽으로 마감된 시트에 앉으면 마치 일등석 항공기에 탑승한 기분이다. 이 정도면 운전기사를 두고 뒤에 앉아서 이동하는 게 맞다.

렉서스 LX 700h

하지만 LX 700h의 진짜 가치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곳에 있다. 바로 오프로드 성능이다. 요즘 나오는 대형 SUV들 대부분이 도심 주행에만 최적화된 것과 달리, LX 700h는 진짜 험로를 달릴 수 있게 설계됐다. '보디 온 프레임' 구조를 채택한 것만 봐도 그렇다.

렉서스 LX 700h

700mm에 달하는 도하 성능은 웬만한 개울은 그냥 건널 수 있다는 뜻이다. 로우 기어와 디퍼렌셜 락 등 오프로드 전용 기능들도 빼곡히 들어있다. 실제로 비포장도로에서 테스트해 본 결과, 80km/h로 달려도 차체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이 정도면 아프리카 사파리도 문제없을 수준이다.

렉서스 LX 700h

성능도 인상적이다. 3.5리터 트윈터보 엔진과 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총 464마력을 뿜어낸다. 2.8톤이라는 무게를 고려하면 0-100km/h 가속 6.2초는 충분히 빠르다. 연비도 7.7km/L로 이 급에서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렉서스 LX 700h

그럼에도 LX 700h에는 아쉬운 점들이 있다. 프레임 바디 특성상 승차감이 완전히 매끄럽지는 않다. 요철을 넘을 때마다 미세한 떨림이 전해진다. 또 22인치 대형 휠은 보기엔 멋있지만 실용성 면에서는 의문이다. 타이어 교체비용만 생각해도 부담스럽다.

렉서스 LX 700h

무엇보다 가격이 문제다. VIP 트림이 1억 9,400만 원이니 옵션까지 포함하면 2억 원을 훌쩍 넘는다. 아무리 좋은 차라고 해도 이 가격이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강남 일대에서는 관심을 보이는 고객들이 적지 않다.

렉서스 LX 700h

그 이유를 생각해 보니 납득이 간다. 진짜 돈 많은 사람들에게는 2억 원이 그렇게 큰돈이 아닐 수도 있다. 또 남들과는 다른 차를 원하지만 너무 튀는 건 싫어하는 취향에도 맞다. 메르세데스 G클래스는 너무 과시적이고, 레인지로버는 너무 흔하다. 반면 LX 700h는 아는 사람만 아는 차다.

렉서스 LX 700h

결국 LX 700h는 매우 특수한 계층을 겨냥한 차다. 돈은 충분히 있지만 과시욕은 없고, 진짜 성능을 중시하는 소수의 고객들 말이다. 이런 고객들에게는 2억 원도 합리적인 가격일 수 있다. 다만 일반인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렉서스 LX 700h

그래도 한 가지는 확실하다. LX 700h는 돈 값은 제대로 한다는 것이다. 2억 원짜리 차가 어떤 건지 궁금하다면 한 번쯤 타볼 만하다. 물론 지갑 사정이 허락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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