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로레알과 격차 10배 이상.. 데이터 규제 완화 필요해"
생성형 AI부터 초거대 AI, 젠(Gen) AI 등 하이테크가 뷰티 산업에서 범용성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아모레퍼시픽이 글로벌 1위 기업 로레알과의 격차를 경계하며 정부 차원의 데이터 규제 완화를 촉구했다.
2일 박종만 아모레퍼시픽 부사장은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본사에서 열린 '2024년 제3차 인공지능(AI) 일상화 연속 현장간담회'에 참석해 “아모레퍼시픽은 국내에서 선도업체 중 한 곳이지만 최근 CES 2024에서 로레알의 기술을 보고 격차를 느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규모나 투자, 현실적인 인력과 비용의 차이가 수십배 난다는 것에 벅참이 있다”며 “중소기업 중심의 정책도 필요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대표주자를 고려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대표 역시 “디지털은 우리의 생존과 성장에 있어 중요한 역할”이라며 “규모만 보면 로레알과 10배, 실제 피부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측면에서 보면 10배 이상의 격차가 날 것”이라며 “데이터 규제가 풀린다면 신속하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성봉 아모레퍼시픽 디지털 기술개발 디비전장은 “일단 뷰티에선 얼굴 데이터를 활용해야 하는데, 관련 데이터는 국내 보안 규제 체계로는 등급이 제일 높아 다루기 어렵다”며 “이런 부분이 규제 샌드박스 차원에서 고려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데이터 규제 완화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근본적으로 기업의 고착화한 R&D 포맷과 인재 육성 방식을 개선해야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최홍섭 마음AI 대표는 “과연 헤게모니가 바뀌는 상황 속 초거대 AI로 넘어갈 준비가 돼있는지 의문”이라며 “과거엔 한 기업이 AI 설계부터 판매 계획까지 모든 걸 할 수 있었지만 이젠 훨씬 더 큰 팀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아모레가 로레알을 타겟으로만 하는 게 아니라, 진정한 가치 창출을 위해 만들어야 할 AI 모델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며 “도전할 만한 문제, 파격적이고 과감한 솔루션을 시도하는 방향으로 R&D를 추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조성원 이매진팩토리 대표는 “K뷰티에서 킬러 콘텐츠, 킬러 서비스를 제시하기 위해선 상상력이나 창의성 교육이 동반돼야 한다”며 “여기에 하이테크가 접목된다면 과거보다 진입장벽이 훨씬 높아진 상태로 K뷰티를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AI 도입을 통한 사회적 파급 효과가 예상보다 많다”며 “베인앤컴퍼니와 진행하고 있는 연구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300조 이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픈 이노베이션이 강조돼야 하고 AI를 통해 K뷰티뿐 아니라 다른 경쟁력있는 산업 분야에서도 놀라운 일들이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