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카드가 지난해 발생한 대규모 해킹 사태에 따른 영업정지 제재 적용 직전까지 회원 성장세를 이어갔다. 상품성 강화와 맞춤형 마케팅으로 막판 영업의 고삐를 조인 결과로 보인다. 관건은 현재 소화하고 있는 1.5개월의 영업정지 기간 기존 회원 이탈폭을 최소화하고 사후 회복력을 높이는 데 모아진다.
2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롯데카드의 개인 신용카드 회원 수는 964만8000명으로 1월 말(954만6000명) 대비 10만2000명 증가했다. 외부 해킹 공격으로 약 297만명의 고객 개인정보가 유출된 지난해 9월 말(957만5000명)과 비교해도 늘어난 규모다. 결과적으로 해킹 사태라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회원수가 감소하지 않도록 방어를 잘 해냈다는 평가다.
롯데카드는 국내 8개 전업카드사 중 중위권 지위를 가지고 있다. 7월 말 회원 수 기준 신한·삼성·KB국민·현대카드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개인 신용카드 신용판매액은 42조5782억원으로 업계 총 실적(349조1168억원) 기준 12.2%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롯데카드 뒤로는 우리·하나·비씨카드 순의 점유율이 형성돼 있다.
롯데카드는 금융당국이 제재 절차에 착수한 시점부터 회원 기반 강화를 위해 전사적 역량을 기울였다. 사실상 영업정지 자체는 기정사실화한 만큼 제재 직전까지 최대한 많은 회원을 끌어모으기 위해서다. 대표 브랜드인 로카(LOCA) 시리즈를 필두로 세대별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며 마케팅 효율성을 높인 게 회원 성장세에 힘을 더했다는 평가다.
문제는 당분간 회원 기반이 현상 유지 수준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롯데카드는 금융위원회 의결에 따라 8월 1일부터 9월 15일까지 1.5개월의 영업정지를 적용받았다. 이 기간 회원 모집과 카드 발급 등 신규 영업 활동이 전면 제한된다. 기존 제재안이었던 영업정지 4.5개월 대비 큰 폭 감경된 수준이지만 성장 동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는 롯데카드가 이번 영업정지로 받을 재무적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 실적보다 중요한 건 회원 기반 변화다. 영업정지 기간 회원 수가 순증하지 못하는 데다 자연 해지까지 겹치면 역성장이 불가피하다. 카드업 특성상 회원 기반이 위축되면 본업인 신용판매와 카드론·현금서비스 등 대출성 사업까지 줄줄이 영향을 미친다.
한국기업평가는 롯데카드가 1.5개월의 영업정지를 거치며 최대 13만명의 회원이 이탈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시나리오대로라면 롯데카드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신규 모집한 회원보다 많은 규모를 고스란히 반납하게 되는 셈이다. 기존 회원의 결제 활동만으로 실적을 떠받쳐야 하는 롯데카드 입장에서는 뼈아픈 대목이다.
현재로서는 롯데카드가 남은 영업정지 기간 동안 기존 활성 회원의 이탈을 최대한 억제할 록인(Lock-in) 전략이 필수적이다. 신규 영업 부재의 충격을 최대한 상쇄하고 영업 재개 이후 회복력을 높이는 게 관건이다. 주요 신용평가사들이 롯데카드의 영업정지 자체보다 사후 회복력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석우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최근 카드사 전반의 영업 확대가 제한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1.5개월 영업정지가 실적 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며 "실질 회원 기반 및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과 최근 저하된 수익성의 회복 여부를 종합적으로 점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카드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647억원으로 전년동기(416억원) 대비 55.5% 증가했다. 다만 영업정지 충격을 이르면 3분기부터 반영할 것으로 예상돼 안심하기는 이르다. 롯데카드는 영업정지 기간이 끝난 뒤 전개할 영업 및 비용 관리 전략을 수립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영업정지 종료 이후 영업 채널 다각화와 소비 패턴을 반영한 다양한 신상품 출시로 회원 기반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선제적인 자산건전성 관리와 조달 구조 다변화, 비용 효율화로 중장기 수익성 회복 및 체질 개선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유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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