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솔레어리조트 방문기] ① 마닐라 한복판 'K의, K에 의한, K를 위한' 리조트

지난 6일 필리핀 마닐라 솔레어리조트 그랜드볼륨에서 열린 K치맥페스티벌에서 2018년 미스코리아 필리핀 출신인 국선영씨가 쇼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솔레어리조트

지난 6일 필리핀 마닐라 최대 복합리조트시티 솔레어리조트 그랜드볼륨에서 열린 K치맥페스티벌에선 줄곧 흥겨운 K팝이 울러퍼졌다. 이곳이 필리핀의 '우주 대스타' 산다라박의 고향임을 보여주는 투애니원 노래부터 오늘날 K팝 전성기 포문을 연 싸이의 강남스타일까지 무대 중앙에 선 DJ의 손끝은 저녁 시간 내내 K팝이 나오는 버튼을 향하고 있었다.

말레이시아, 싱가폴, 대만, 일본 등에서 리조트를 찾은 수백명의 투숙객과 방문객들은 K팝을 따라부르며 뷔페식으로 진열된 K치킨과 떡볶이, 김밥, 부침개 등 다양한 K푸드를 K맥주인 하이트진로의 테라, 켈리와 함께 마셨다. 치킨·맥주 빨리마시기 대회, 비어퐁 게임 등도 열려 참가자들의 흥을 돋구었다. 마닐라에 거주하는 회사원 무티야(27)씨는 "K컬처 광팬으로서 잊지 못할 밤"이라고 벅차 했다.

솔레어리조트가 자체 기획한 K위크의 시작을 열린 치맥페스티벌에선 K팝 디제잉과 함께 치킨맥주빨리먹기대회 등이 열려 투숙객들의 흥을 돋구었다. 사진은 이날 치킨맥주빨리먹기대회 참가자들의 모습. /사진 제공=솔레어리조트

이날 열린 '치맥페스티벌'은 솔레어리조트가 자체 기획한 K위크(한국 주간)의 시작을 알린 행사다. 리조트 측은 지난 15일까지 열린 K위크 페스티벌을 통해 리조트 곳곳에서 다채로운 K푸드를 소개했다. 이 기간 리조트 내 오아시스 가든 카페에선 영국이 기원인 애프터눈 티 메뉴를 김치, 불고기 랩, 경단, 치즈볼, 한국식 치킨 버거 등으로 재구성했으며 아시안 누들 레스토랑인 럭키 누들에선 한국의 전통 국수 요리인 잔치국수, 비빔국수, 바지락 칼국수, 잡채, 해산물 짬뽕 등을 특별 메뉴로 판매했다.

한-필리핀 수교 75주년인 올해 마닐라의 리조트가 성대한 K위크 페스티벌을 기획한 것은 의미가 있지만 이미 글로벌 무대에서 'K컬처'는 꼭 국가 대 국가 간 역사적인 의미 부여를 하지 않아도 누구나 좋아하는 흥행보장 콘텐츠의 반열에 올랐다는 것을 이날 실감할 수 있었다.

조이 와스머 솔레어리조트 홍보실장은 "아시아권에서 K문화는 트렌디하고 대중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있다"면서 "전 세계 각국에서 찾아오는 리조트 투숙객들이 누구나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이번 K위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지난 14일에는 싸이와 브브걸이 리조트 현장을 찾아 화려한 피날레 공연으로 K위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치맥페스티벌에선 호텔 셰프들이 직접 요리한 다양한 K푸드를 맛볼 수 있었다. /사진 제공=솔레어리조트

K위크 기간 리조트를 '작은 한국'으로 꾸민 솔레어리조트는 평소에도 리조트 곳곳에 한국 친화적인 콘텐츠를 담고 있다. 리조트 내 정통 한식당을 표방하는 '기와', 필리핀에 오직 이곳 리조트에만 단 한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낸 '깐부치킨' 등이 K푸드에 열광하는 투숙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으며 한국인 직원 50여명이 리조트에 상주해 커뮤니케이션을 돕는다. 덕분에 비행기로 인천공항서 4시간 떨어진 솔레어리조트를 찾는 한국인 투숙객이라면 마치 한국을 한번도 떠나보지 않은 것처럼 카지노, 수영장, 사격장, 공연장 등을 갖춘 이 화려한 복합리조트를 편안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다.

필리핀 마닐라 최대 복합리조트인 솔레어리조트 내부엔 17개의 글로벌 레스토랑이 있다. 이 가운데 깐부치킨은 점심, 저녁 피크 시간대 늘 대기줄이 길게 늘어져 있어 가장 인기가 많은 식당으로 꼽힌다. /사진 제공=솔레어리조트

특히 깐부치킨은 점심, 저녁 시간마다 레스토랑에 입장하기 위한 대기줄이 50m 가까이 늘어져 있어 리조트 내부에서 영업 중인 17개 레스토랑 가운데 가장 인기가 뜨거웠다. 와스머 실장은 "솔레어리조트를 찾는 한국 고객은 전체의 약 2%이지만 요즘 K컬처가 대세인데다 가족·친구 단위로 리조트에서 휴식을 취하려는 한국 고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도 K콘텐츠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닐라=심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