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공장서 삼성 ‘10%’ 기적 도전, 비에 젖은 다이너마이트 타선 회복할까
[스포티비뉴스=최민우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대구로 돌아왔다. 막강한 화력을 뽐냈던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반격을 노린다. 홈구장을 떠나 침묵했던 삼성 타선이 다시 폭발할 수 있을까.
삼성은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승제) 3차전 KIA 타이거즈와 맞대결을 펼친다. 광주 원정에서 2패를 당한 삼성은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역대 한국시리즈 1,2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90%(20번 중 18번)에 달한다. 삼성이 우승할 확률은 10%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더구나 3차전까지 패한다면, 삼성의 우승 확률은 0%가 된다. 1~3차전을 모두 승리한 팀의 우승 확률이 100%이기 때문이다.
3차전 승리를 위해서 타선의 반등이 절실하다. 삼성은 대구에서 치러진 플레이오프 1,2차전 LG 트윈스전을 제외하면 타선이 터지지 않았다. 1차전에 삼성은 구자욱(4타수 3안타 1홈런 1볼넷 3타점 3득점)과 르윈 디아즈(2타수 1안타 1홈런 볼넷 3타점 1득점), 김영웅(3타수 1안타 1홈런 2볼넷 1타점 1득점) 등이 홈런을 터뜨리며 LG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삼성은 LG에 10-4 승리를 거뒀다.
2차전에도 삼성은 다섯 개를 터뜨렸다. 김헌곤(4타수 3안타 2홈런 4타점 2득점)과 디아즈(4타수 4안타 2홈런 3타점 2득점)가 멀티홈런을, 김영웅(3타수 1안타 1홈런 1볼넷 1타점 2득점)도 아치를 그려냈다. 타선의 힘을 앞세운 삼성은 LG를 10-5로 꺾었다.
하지만 대구를 벗어나자 삼성 타선은 힘을 쓰지 못했다. 잠실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삼성 타선은 5안타를 기록했다. 홈런은 단 한 개도 없었다. 삼성은 LG에 0-1로 패했다. 4차전은 전반적으로 타선이 침묵했으나 강민호의 솔로포 한 방으로 1-0 승리를 거뒀다. 그동안 침묵했던 강민호가 결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타선의 위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삼성은 정규시즌 우승 팀 KIA와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다. 1차전에서 KIA를 상대로 기선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지만, 우천으로 인해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되면서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KIA 선발 투수였던 제임스 네일 공략에 애를 먹었던 삼성은 ‘호랑이 잡는 사자’ 김헌곤이 6회초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0의 균형을 무너뜨렸다. 계속된 공격에서 무사 1,2루 찬스를 잡았으나 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됐고, 서스펜디드가 결정됐다.
서스펜디드 게임, 그라운드 사정으로 인해 경기가 열리지 않은 탓에 1차전이 ‘2박3일’로 진행됐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 야구도 분위기 싸움이다. 삼성은 힘겹게 주도권을 가져왔는데,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1차전 6회 무사 1,2 찬스를 날렸다. 더욱이 완벽투를 펼친 1차전 선발 원태인이 더 등판하지 못한 가운데 불펜진이 KIA 타선에 무너지면서 1-5 패배를 당했다.
삼성은 뒤이어 열린 2차전마저 KIA에 승리를 내줬다. 안타를 12개를 쳐냈지만 결정적인 한 방이 없었다. KIA는 10안타를 기록했다. 안타는 더 많이 기록했지만 삼성은 KIA에 3-8로 패했다. 경기 후 박진만 감독은 “우리 팀이 이기는 패턴인 장타가 나와야 한다. 2차전에는 안타를 적게 친 것도 아니다. 안타 개수는 KIA와 대등했다. 타점이 안 나왔다. 장타가 아닌 단타가 나오다보니 어려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제 대구로 간다. 장타력을 앞세워 좋은 흐름을 가져와야 할 것 같다”며 설욕을 다짐했다.
결국 장타가 나와야 삼성이 승리한다. 올해 삼성은 홈런 군단으로 변신했다. 팀 홈런 185개로 KBO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홈런을 쳐냈다. 2003시즌 213홈런을 때려내며 팀홈런 1위에 올랐던 삼성은 21년 만에 이 부문 정상에 섰다.
타선에 장타력을 갖춘 타자들이 즐비했다.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타자만 6명에 달했다. 구자욱이 33홈런으로 팀내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했고, 김영웅(28홈런), 박병호(23홈런), 이성규(22홈런), 강민호(19홈런), 이재현(14홈런) 등도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김헌곤(9홈런)과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7홈런), 윤정빈(7홈런), 전병우(5홈런) 등도 일발장타력 뽐내며 타선에 무게감을 더했다. 어느 팀과 견주어봐도 삼성 타선은 막강했다.
특히 타자 친화구장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의 이점을 완벽하게 살렸다. 올해 삼성이 기록한 185홈런 중 120개가 대구에서 나왔다. 원정에서는 65홈런을 기록했다. 대구에서 나온 홈런 개수가 유독 많은 편이다.
잠실과 광주에서 침묵했던 삼성 타선. 이제 달라져야 한다. 베테랑 타자들의 타격감 회복이 절실하다. 주장이자 공격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구자욱이 빠진 상황에서 박병호와 강민호 등이 타선을 이끌어야 한다. 구자욱은 플레이오프 2차전 때 무릎 부상을 당해 한국시리즈에서도 단 한 타석도 소화하지 못했다.
특히 박병호의 분발이 요구된다. 지명타자로만 뛰고 있는 박병호는 공격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박병호는 올해 삼성으로 트레이드 된 후 홈런 20개를 때려내는 등 정규시즌 23홈런을 기록했다. 은퇴까지 고려했던 박병호는 삼성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1,2차전에서 박병호는 9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삼진은 네 차례나 당했다. 포스트시즌 전체로 확대해 봐도 박병호는 홈런을 단 한 개도 쳐내지 못했고, 장타 역시 기록하지 못했다.
히어로즈 시절부터 kt 위즈까지 포스트시즌 출전 경험이 풍부하지만, 박병호는 가을에 약하다는 평가가 있다. 특히 한국시리즈 성적은 15경기 타율 0.163(55타수 9안타)에 불과하다. 2홈런 5타점 9득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올해도 역시 차가운 가을바람에 박병호의 방망이가 확 식어버렸다.
홈런만큼 분위기 반전에 특효약은 없다. 과연 삼성이 대구에서 장점인 장타력을 살려 KIA에 반격할 수 있을까. 결국 홈런이 나와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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