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면 신나” 로코퀸 신민아, 욕도 19금도 사랑스러운 이유 (종합)[DA:인터뷰]

홍세영 동아닷컴 기자 2024. 10. 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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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사진|에이엠엔터테인먼트
로맨틱 코미디(약칭 로코) 장르가 변주하듯 ‘로코퀸’ 매력도 달라진다. 사랑스러움만이 전부이던 로맨틱 코미디 속 주인공이 이제는 현실과 타협하며 때로는 비호감을 감수한다. tvN X TVING 오리지널 드라마 ‘손해 보기 싫어서’(극본 김혜영 연출 김정식) 속 주인공 손해영(신민아 분)이 그렇다.

‘손해 보기 싫어서’는 손해 보기 싫어서 결혼식을 올린 여자 손해영과 피해 주기 싫어서 가짜 신랑이 된 남자 김지욱(김영대 분)의 손익 제로 로맨스다. 극 중 손해영은 회사에서 승진을 놓칠 위기에 놓이자 가짜 결혼식까지 벌이는 인물이다. 다소 불합리한 사내 분위기에서 미혼 여성이 취할 수 있는 가장 무리수를 택한다. 그리고 이런 손해영을 연기한 신민아는 전작에서 보여준 느낌과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드라마라서 용인할 수 있는 캐릭터의 다소 무모한 일탈과 행동을 보다 유쾌하게 풀어냈다는 평가다.

“1년 전에 촬영했던 작품이에요. 사전에 찍고 방송했으니 1년간 이 작품과 함께했어요. 마지막 방송을 끝내니 ‘드디어 끝났구나’ 실감나더라고요. 정말 좋아했던 캐릭터라 시원섭섭하기도 한데 잘 마무리한 것 같아요. 작품을 택한 이유도 캐릭터 때문이에요. 대본을 받고 읽는 순간 속 시원하게 표현하는 손해영 모습에서 묘한 판타지를 느꼈어요. 스스로 무언가를 깨닫고 표현하는 방식이 신선하고 재미있더라고요. 손해영 행동은 시원하면서도 뜨거워요. 분명해요.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사진|에이엠엔터테인먼트
신민아 말처럼 손해영이라는 인물은 범상치 않다. 행동은 과감하고 비속어 사용도 잦다. 작품 곳곳에 ‘삐’ 음이 등장한다. 선정적인 장면도 나온다. 수위 조절을 위해 채널용과 OTT용을 따로 촬영했을 정도다.

“‘욕을 제대로 해야겠다’고 생각하면 어색함이 묻어날 것 같아 감정에 집중했던 것 같아요. 남자들이 사용하는 욕을 주로 썼던 것 같아요. 촬영하면서 생각보다 너무 재미있어서 (욕이 없으면) 심심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상상 장면이 많았는데 손가락 욕을 한다든지, 남주인공에게 욕하는 장면도 다른 로코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장면인데 되게 재미있고 통쾌하더라고요. (웃음) 19금 대사 수위도 시원시원했어요. 여자끼리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풀어냈어요. 대본에 적나라하게 적혀 있더라고요. (웃음) 19금 소품은 현장에서 조금 민망했어요. 걱정도 됐고요. 손해영이라는 인물이 시청자들에게 반감을 사지 않을까 걱정했어요. 그래서 조금 더 귀엽게 보이려고 했던 것 같아요. (머쓱)”

‘손해 보기 싫어서’는 캐릭터만큼이나 소재도 충격적이다. 축의금 회수 목적을 위해 가짜 결혼을 진행한다. 수많은 축의금을 내왔던 신민아 입장에서도 이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일이다.

“축의금 회수를 위해 가짜 결혼이요?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어요. 축의금이 아깝다고 생각해본 적도 없고요. 가짜 결혼을 소재로 한 작품은 전에도 있었지만, 축의금 회수와 편의점에서 신랑을 찾는 ‘손해 보기 싫어서’ 설정이 너무 신선했어요. 처음에는 ‘축의금 때문에? 에이 설마’라고 생각했는데 주변 사람들 말을 들어보니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었어요. 주변에도서 축의금에 대한 고민이 많더라고요. ‘손해 보기 싫어서’는 판타지 같지만 현실이 반영된 작품 같아요. 그래서 많은 사람이 공감해준 게 아닌가 싶어요. 그리고 시대가 많이 변했다는 것을 작품을 통해 느껴요. 작품에서 기혼과 미혼이라는 틀을 뒤바꾼 것 같아요. 미혼보다 기혼 여성에게 유리한 사내 복지 혜택 등이 결혼하지 않은 사회를 어느 정도 반영한 것 같아요.”

사진|에이엠엔터테인먼트
작품과 캐릭터에 유난히 공감하는 신민아다. 그렇다면 손해영 캐릭터는 신민아와 얼마나 일치할까. “작품을 촬영하면서 마음으로 공감하는 포인트가 많아요. 어떤 면은 나와 비슷하다고 느껴요. 아닐 때도 있고요. 이해 안 되는 부분은 분명히 있어요. 그런데도 나와 많이 닮았구나 싶은 부분도 분명히 존재하고요. 손해요? 한때는 손해 봐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더라고요. (웃음) 손해 보면서 살고 싶지 않습니다. (함박웃음)”

신민아에게 따라다니는 말은 많다. 수식어가 많을수록 연예계에서 존재감이 높다는 말이다. 다만 부담도 존재한다. 신민아에게 그 부담은 오랜 연인 김우빈이라는 수식어일지 모른다. 사랑하는 관계이고 좋은 동료이지만, 자칫 서로에게 부담을 줄까 하는 마음이다. “(김우빈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 자체는 불편하지 않아요. 각자 하고 있는 일에 영향을 줄까봐 그런 점이 걱정돼요. 각자의 작품 속 커플을 응원하는 분도 있고, 상대배우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요. 그래서 자제하려고 해요. (김우빈이) ‘손해 보기 싫어서’를 재미있게 봤다고 합니다. (미소)”

으레 나올 수 있는 ‘김우빈’이라는 이름 석 자. 신민아는 거부감보다 상대에 대한 예우와 존중, 오랜만에 만난 취재진과의 관계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멘트로 현장을 화기애애하게 만든다. 노련함이 묻어난다. 하지만 신민아는 배우다. 배우라는 직업은 변화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또한, 자신이 가진 강점을 포기해서도 안 된다. 그렇기에 다음을 위한 준비는 언제나 필요하다.

사진|에이엠엔터테인먼트
“코미디 연기하는 걸 좋아해요. 웃기는 연기를 하다보면 재미있고 신나더라고요. 에너지를 얻어요. 또다시 로코가 들어온다면 아마도 하지 않을까 싶어요. 다만, 똑같은 캐릭터가 아닌 다른 매력을 지닌 인물로요. 캐릭터마다 다 매력이 다르니까요. 한 작품에서 깊이 다른 감정 표현도 해보고 싶어요. 캐릭터에 대한 욕심이 많아요. 많은 감정 표현을 해보고 싶습니다.”

‘손해 보기 싫어서’ 이후 잠깐의 휴식기를 가겠다는 신민아는 이미 여러 작품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동명의 로맨스 판타지 웹 소설을 실사화한 새 드라마 ‘재혼황후’ 출연을 제안 받고 검토 중이다. ‘재혼황후’는 동대제국의 완벽한 황후였던 나비에가 황제인 남편이 정부를 황후로 만들려는 것을 알고 이혼을 택하는데 이곳에서 황후가 될 수 없다면 다른 곳에서 황후가 되겠다고 결심하며 펼쳐지는 내용을 그린 작품이다. 신민아는 나비에 역을 제안 받은 상태다. 코미디 연기에 진심이 신민아가 ‘재혼황후’로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시도할지, 아니면 새로운 작품을 통해 특유의 러블리한 매력으로 돌아올지 주목된다.

홍세영 동아닷컴 기자 project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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