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재우의미·중관계사] 미얀마에서 비롯한 스틸웰과 장제스의 갈등
2022. 9. 4. 23: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창궐하던 2020년 1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마지막 해외 방문국은 미얀마였다. 당시 전문가들은 그의 방문 동기를 정치적으로만 보려 했다. 권위주의 정권의 중국 수장이 미얀마 군사정권을 지지하기 위함이라는 선입견이 팽배했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 일본의 침공으로 미얀마의 전략적 가치가 만천하에 공개된 이후 경제와 안보적 이유가 양국 관계 발전을 추동한다. 중국이 미얀마를 통해 벵골만에서 인도양으로 진출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에서 이를 볼 수 있다.
1941년 12월7일 진주만 습격 후 일본은 23일 괌과 웨이크 아일랜드, 25일에는 홍콩을 각각 점령한다. 이듬해 1월2일 필리핀 침공에 성공하면서 다음 공격 대상으로 호주와 뉴질랜드가 예상되었다. 그사이 일본은 12월20일에 중국 쿤밍을 폭격하면서 미얀마로 우회했고 3월에 양곤을 점령한다. 당시 미얀마, 말레이 반도와 인도에 배수진을 치고 있던 영국 세력을 퇴각시키기 위한 선택이었다.

아시아에 전세 변화가 생기자 미국은 중국을 ‘도와주기’ 위한 책략 마련에 고심한다. 진주만 습격으로 미국이 태평양전쟁에 연루되면서 두 개 전선을 운영해야 하는 부담스러운 상황이 연출되었다. 그럼에도 미국에 우선적 전장은 유럽이었다. 아시아는 그다음 문제였다. 유럽에서 승기를 잡을 때까지 중국이 50만 일본군을 묶어줄 것을 기대했다. 이를 위해 조지프 스틸웰 장군을 장제스 군사특보로 임명했다. 그리고 미국은 중국 지원을 담보하는 조치로 1942년 1월 장제스 정부에 5억달러의 차관을 승인했다.
과거 스틸웰 장군이 중국에서 세 번 근무한 경험은 장제스에게 준 미국의 보험이었다. 그러나 그는 중국어에 능통했지만 중국인을 무시하는 중국통이었다. 그의 식견으로는 장제스가 전쟁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그리고 국민당 군대보다 공산당 홍군의 전투 의지가 더욱 강하다고 확신했다. 이런 상황에서 스틸웰은 미얀마에서 일본군에 포위된 중국군을 인도로 우선 피신시켰다. 이를 반대한 장제스와의 갈등의 골은 깊어져만 갔다.
주재우 경희대 교수·국제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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