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차 못사겠다"…치솟는 할부금리에 車업계 비상
'5→3.5%' 연말 개소세 인하 혜택 종료 가능성도 부담
중고차시장, 고금리로 차량 재고 쌓이면서 가격 하락세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주행거리 20만km에 달하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보유한 40대 직장인 김모씨는 최근 고민 끝에 국산 전기자동차 구매 가계약을 취소했다. 1년이 넘는 차량 출고 대기 기간에 더해 높아진 할부금융 이자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예전부터 마음에 두고 있었던 차인 만큼 선뜻 가계약을 체결했지만 본 계약 시 적용될 높은 이자가 너무 부담스럽다”며 “지금 타고 있는 차를 몇년 더 타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고금리 시대 도래로 차량 할부 구매금리가 고공행진하면서 구매 계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차량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이 연말에 종료를 앞두고 있는데다 경기 침체까지 더해지면서 완성차업계는 차량 구매 수요가 크게 위축될 수 있어 우려하고 있다.
29일 완성차와 금융업계에 따르면 차량(신차) 할부 구매금리가 6%대까지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상승한 영향이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지난해 7월까지 0.5%를 유지하다가 같은 해 8월부터 금리를 점차 올리기 시작해 이달 3.25%까지 금리를 올렸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면서 한은도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어서다.
기준금리가 상승하면서 차량 할부 구매 금리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이달 초 현대자동차(005380)·기아(000270)·한국지엠·르노코리아·쌍용자동차(003620) 등 완성차업체에서 제공하고 있는 차량 장기할부(60~72개월) 구매 금리 평균은 6.1%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금리는 3.5% 수준이었다.
특히 올해 들어 차량 할부 구매금리의 상승세가 가팔랐다. 일례로 현대자동차(005380)그룹의 전속 금융사인 현대캐피탈의 차량 할부 구매 금리의 경우 현대차 투싼, 싼타페, 아반떼 등 인기 차종은 지난 4월 2.7%에서 이달 5.9%(할부기간 36개월 기준)까지 상승했다. 7개월 사이 금리가 2배 이상 오른 것이다.
이처럼 차량 할부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계약을 취소하는 소비자들이 나타나고 있다. 연말까지 시행 예정인 차량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이 종료될 수 있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차량 개별소비세는 차량 출고가액의 5%가 부과되지만 정부가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30% 인하 정책을 펼치면서 현재 3.5%로 낮춰 적용되고 있다. 2000만원짜리 승용차를 구매할 경우 약 43만 원의 세금을 아낄 수 있다. 현재 차량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 연장 내용이 담긴 법안은 국회에 계류 중으로 본회의 통과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
중고차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고금리에 차량 재고가 쌓이면서 가격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고차 거래 플랫폼 엔카닷컴에 따르면 이달 국산차와 수입차 전체 평균 시세는 전월 대비 0.3% 하락했다. 특히 중고차의 경우 신차보다 할부 구매 금리 이자부담이 더 큰 만큼 구매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들 수 있다.
금융사들이 중고차를 사는 고객들의 신용도가 신차를 사는 고객들보다 낮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카드·캐피탈·저축은행 등 20곳의 중고차 할부 구매금리를 검색하면 신용등급 5~6등급(701점~800점)의 구매자가 60개월 할부로 중고차를 구매하려 할 경우의 금리는 대부분 15% 이상이다.
문제는 앞으로 차량 할부 구매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연방준비제도가 내년 기준금리를 5%대까지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한은도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차량 백오더(대기 수요) 물량이 수백만대에 달해 판매에 큰 지장은 없다”면서도 “소비 위축과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등 주변 여건이 긍정적이지 않은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민준 (adoni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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