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듯 다른 지자체장들의 부동산 픽…부산 신흥부촌, 대구 전통부촌

부산 해운대. 대구 수성구, 울산 남구, 창원 성산구 등 ‘공무원 집주인’ 다수 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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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의 높은 부동산 가격에 지쳐 지방 틈새시장을 찾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지방 부동산 투자는 수도권에 비해 수익률은 낮지만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다. 이러한 지방 부동산 투자 행렬에 동참한 이들 중에는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고위 공직자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고위 공직자 소유 지방 부동산의 경우 지역 내에서는 ‘알짜’로 불릴만한 물건들이 주를 이뤘다.

‘대한민국 제2의 도시’ 이끄는 고위 공직자들의 선택, 오션뷰 갖춘 신흥부촌

정부 공직윤리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박형준 부산광역시 시장은 부산의 대장 아파트로 불리는 엘시티(lct) 186.01㎡(약 75평) 규모 호실을 배우자 명의로 보유 중이다. 엘시티는 부산시 최고 부촌이라 불리는 해운대구 중동에 위치한 주상복합 아파트로 비수도권에선 유일한 100층 이상의 건물이다. 서울·수도권까지 포함해도 서울 롯데월드타워(123층)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엘시티는 해운대 바닷가 바로 앞에 위치해 거의 모든 세대가 바다 조망을 갖추고 있다. 엘시티는 ▲랜드마크 타워 ▲타워A ▲타워B 등의 3개 동으로 나뉜다. 랜드마크 타워에는 롯데 호텔과 lct 레지던스 호텔 등 다양한 숙박시설과 워터파크(클럽디오아시스), 전망대(부산엑스더스카이) 등이 자리하고 있다. 타워A·B동은 주거용 아파트로 사용된다. 위치나 층수에 따라 시세가 상이하지만 186.01㎡(약 75평) 규모 호실의 경우 올해 10월 기준 평균 매매가는 약 44억원 수준이다.

▲ 부산시 해운대구 중동에 위치한 엘시티 호실 내부 전경. [사진=엘시티]

최진봉 부산광역시 중구청장은 배우자 명의로 해운대구 우동 해운대 두산위브더제니스 127.66㎡(약 44평) 규모 호실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9월 같은 규모의 호실이 19억3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해운대 두산위브더제니스는 엘시티가 지어지기 전만 하더라도 부산의 대장 아파트로 불렸다. 해당 아파트는 주상복합형으로 지하 5층부터 9층으로 이뤄진 상가에는 ▲스타벅스 ▲은행 ▲병원·약국 ▲옷가게 ▲레스토랑 ▲대형마트 등 각종 상업시설들이 들어서 있다. 해운대 해수욕장, 동백섬, 달맞이길 등 관광명소도 주변에 위치해 있어 최상의 입지조건을 갖춘 단지로 평가된다.

서지연 부산광역시 의원은 모친 명의로 해운대구 우동 대우마리나2차 아파트 내 134.64㎡(약 47평) 규모 호실을 보유 중이다. 1992년에 지어진 대우마리나2차는 마린시티, 센텀시티 등과 가깝고 생활·교통 인프라도 좋아 부산의 ‘재건축 대어’로 불린다. 특히 해운대 명문 사립유치원으로 불리는 마리나 유치원, 해강 유치원 등을 비롯해 해강초, 해원초 등 명문 학군이 밀집해 있어 교육 목적의 수요가 많은 편이다. 현재 대우마리나2차 재건축 사업은 예비안전진단 통과 후 정밀안전진단을 실시 중이다. 위치나 층수에 따라 시세 차이가 존재하지만 134.64㎡ 호실의 평균 매매가는 올해 10월 기준 약 15억원 수준이다.

하윤수 부산광역시 교육감은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반여동 소재 아시아선수촌아파트 한 호실을 본인 명의로 소유하고 있다. 해당 호실 규모는 134.70㎡(약 54평)에 달한다. 하 교육감 소유 호실과 같은 규모 호실은 7억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2002년에 지어진 반여 아시아선수촌아파트는 현재 지역 내에서 세대수가 가장 많은 아파트로 손꼽힌다. 세대수만 2000세대가 넘는다. 단지 내에 아시아선수촌 공원이 있으며 인근에 장산초·중, 인지초·중 등이 자리하고 있다.

대구의 1등부촌 ‘수성구’에 몰린 대구·경북 고위공직자들…울산·창원 신흥 고급단지도 인기

▲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경북 지역 지자체 소속 고위 공무원들 중 상당수는 대구광역시의 전통부촌으로 꼽히는 수성구에 본인 또는 가족의 명의로 부동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학홍 경상북도 행정부지사는 대구광역시 수성구 범어동 범어 삼성쉐르빌아파트 한 호실을 본인 명의로 보유하고 있다. 해당 호실 규모는 84.94㎡(약 32평)으로 올해 8월 기준 9억3000만원에 매매된 바 있다. 범어 삼성쉐르빌 주변에는 경신고, 대륜고, 경북고, 대구과학고 등의 유명 고등학교와 학원가가 밀집해있다.

김상동 경북도립대학교 총장은 수성구 황금동 가든하이츠2차 169.92㎡(약 61평) 규모 호실을 배우자의 명의로 보유중이다. 위치나 층수에 따라 시세가 상이하지만 169.92㎡(약 61평) 규모 호실의 경우 올해 7월 14억3000만원에 매매됐다. 가든하이츠2차는 대구 지하철 2호선 황금역과 가까워 교통이 편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인근에 황금네거리와 범어네거리가 위치해 다양한 상업시설과 편의시설을 이용하기 용이하다는 장점을 지녔다.

정일균 대구광역시 시의원은 수성구 범어동 동일하이빌 건물 146.02㎡(약 53평)을 본인 명의로 가지고 있다. 올해 10월 기준 해당 호실 규모의 평균 매매가는 약 15억원에 달한다. 범어 동일하이빌은 수성못과 신천 등을 끼고 있어 수성구를 대표하는 청정 단지로 평가받고 있다.

▲ 대구 도심 아파트 전경. [사진=뉴시스]

박종필 대구광역시 시의원은 수성구 수성동4가 수성태영데시앙 내 160.45㎡(약 56평) 규모 호실을 개인 명의로 소유하고 있다. 올해 10월 기준 같은 규모 호실의 평균 매매 시세는 약 10억원이다. 수성태영데시앙은 2호선 대구은행역과 범어역, 3호선 수성시장역 등을 도보 10분 내외에 도착할 수 있는 입지를 갖췄다. 또한 달구벌대로, 신천대로와도 곧장 연결돼 있어 차량 이동 또한 수월한 편이다.

경상도 내에서 부산 해운대구와 대구 수성구를 제외하면 울산·창원의 신흥 부촌 정도가 인기 지역으로 꼽혔다. 김두겸 울산광역시장은 울산광역시 남구 무거동 무거위브자이 119.65㎡(약 45평) 규모의 호실을 배우자의 명의로 소유하고 있다. 울산 남구는 ‘울산의 신흥부촌’으로 불리는 지역이다. 올해 10월 기준 해당 호실의 평균 매매가는 약 7억원으로 추산됐다. 무거위브자이는 울산지역 중 공단 영향을 가장 적게 받는 청정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또한 울산의 중심 태화강이 가까이 있어 쾌적한 자연환경과 체육시설을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박완수 경상남도 도지사는 경상남도 창원시 성산구 성주동 유니온빌리지아파트 130.90㎡(약 49평) 규모의 호실을 배우자의 명의로 소유하고 있다. 지난 7월 130.90㎡(약 49평) 규모의 호실이 5억1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성주동 유니온빌리지아파트는 창원터널이 가깝게 인접해 있어 김해시와의 접근성이 우수하며 한국지엠 등이 위치해 있는 창원 공단까지로 도보 이동이 가능하다. 창원시에서 특목고 입학률이 가장 높은 삼정자중학교가 도보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성주동 학원가 역시 도보 5분 거리 이내라 창원시 최고 ‘학세권’ 단지로 손꼽힌다.

진장익 중앙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방 주요 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대체적으로 수도권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편이지만 각 지역 내 부촌에 위치한 아파트의 경우 장점이 뚜렷해 수도권 보다 시세가 높게 형성된 경우도 많다”며 “지자체장의 경우 대부분이 지역 내에 터전을 잡고 오랫동안 살아온 ‘지역 내 유지’가 특히 많기 때문에 명성에 걸맞은 부동산을 소유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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