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칼럼] 사촌이 땅을 사도 배 아프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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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출생률 감소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사실은 이제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여기에 의대 쏠림 현상과 이공계 기피 현상까지 겹치면서 향후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인재 풀 자체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구 감소로 인한 과학기술 인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미 보유한 인재를 보다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제도 개선과 함께 해외에서부터 우수 인재를 발굴·양성해 우리나라가 보유하는 파격적인 접근법을 국가 인재 확보 전략 차원에서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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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출생률 감소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사실은 이제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학령인구 역시 매년 빠르게 줄고 있다. 여기에 의대 쏠림 현상과 이공계 기피 현상까지 겹치면서 향후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인재 풀 자체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과학기술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인 시대에 이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더욱이 학령인구 감소는 단기간에 되돌릴 수 없는 구조적 문제다. 그렇다면 대안은 없는 것일까?
인재를 새로 확보하기 어렵다면, 이미 있는 인재를 보다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 우수 과학기술 인재에게 감당 가능한 범위 내에서 복수의 역할을 맡길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하는 것이다.
미국 교수의 기본 연봉은 통상 9개월 계약을 기준으로 한다. 방학 기간이나 본업과 충돌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기업 자문, 스타트업 고문, 연구 프로젝트 참여, 타 기관 겸직 등을 통해 추가적인 활동과 보수를 얻을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외부 활동은 이해 충돌 여부를 엄격히 관리하고 학교에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그럼에도 제도 자체는 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열려 있다.
반면 우리나라 대학과 국책연구기관에서의 겸직은 여전히 예외적인 경우에 머물러 있다. 교수나 연구원이 창업을 할 경우에 한해 일정 기간 겸직을 허용하거나, 학연교수 제도를 통해 협력을 시도한 사례는 있으나 양 기관이 책임과 보상을 분담하는 실질적 겸직 구조로까지 발전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인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대에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국책연구기관의 최고 전문가가 대학에서 후학 양성에 참여하고, 동시에 기업의 기술전략 자문을 수행할 수 있다면 국가 전체로는 훨씬 효율적인 인재 활용이 가능해진다. 능력 있는 사람이 더 많은 책임을 지고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는 구조는 특혜가 아니라 국가에 대한 투자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이 있다. 그러나 어떤 능력자가 우리 공동체의 발전에 충분히 기여한다면 그가 더 많은 보상과 인정을 받는다고 해서 배 아플 일은 아닐 것이다. 이제는 한 기관이 인재를 독점하기보다 국가 차원에서 인재를 공유하고 활용하는 관점이 필요하다. 물론 정당한 평가와 책임이 동반되어야 함은 지극히 당연하다.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우리나라도 해외 인재 유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때가 되었다. 자연스럽게 우리나라로 유입될 수 있는 구조라면 더욱 바람직하다. 우리나라는 공적개발원조(ODA) 전담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을 중심으로 교육, 보건, 환경 등 다양한 개발도상국 대상 국제 협력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개발도상국에 우리나라의 영재고나 과학고와 같은 과학기술 특화 초·중·고교 외국인학교를 설립하는 새로운 형태의 ODA를 고민할 수 있다. 해당 지역의 ‘천재’들을 조기에 발굴해 국제 수준의 교육을 제공하고 영어와 한국어를 모두 외국어로 체계적으로 가르친다면, 이들이 대학 진학 시기에 한국을 자연스럽게 선택할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나아가 이들이 우리나라 대학원에서 연구에 참여하고 과학기술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게 된다면 이는 중장기적인 과학기술 인재 확보 전략이 될 수 있다. 우수 과학기술 인재를 국가 간 차원에서 공유하는 접근이다.
인구 감소로 인한 과학기술 인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미 보유한 인재를 보다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제도 개선과 함께 해외에서부터 우수 인재를 발굴·양성해 우리나라가 보유하는 파격적인 접근법을 국가 인재 확보 전략 차원에서 고민해야 할 때다.
민병권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융합전략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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