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인 골프를 다녀왔습니다. 경기도 여주 근처의 골프장이었는데, 새벽 첫 티오프를 하면서 꽤나 실력 좋은 동반자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걱정과는 달리 서로의 골프를 존중해 주는 참 편한 자리였습니다.
몇 년간 국내에서는 '조인 골프'가 활성화되고 있는 듯합니다. 특히 코로나 사태 이후 골프에 흥미를 갖게 된 MZ 세대들이 이러한 조인 골프에 좀 더 열려 있다는 느낌도 받습니다.
조인 문화 - 골프 마니아의 증가
한국 골프장은 대부분 4인 1조 구성을 필수로 요구하며, 이로 인해 4명이 채워지지 않으면 라운드 기회를 잃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골프장의 수익성 때문이 아니냐는 비난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감안해 보면, 지금도 좋은 시간대에 좋은 골프장에서 치기 위해서는 4명을 채우는 수고스러움을 감수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2010년대 후반부터 골프 인구가 급증하고 골프 자체를 즐기려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조인 골프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습니다.
특히 바쁜 현대인들이 일정을 맞추기 어려워지자, 때를 놓치지 않고 혼자서라도 필드를 찾는 “혼골족"이 증가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골프 자체를 진정으로 즐기는, 이른바 ‘마니아’ 성향의 골퍼들이 증가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굳이 지인들과 일정을 맞추느라 스트레스받기보다, 오히려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골프를 치며 자신만의 골프 라이프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죠.
조인 골프의 장단점
조인 골프가 보편화되면서, 이에 따른 장단점도 분명해졌습니다.
아래와 같은 장점을 우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 유연성과 접근성: 시간과 동반자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일정에 맞춰 골프를 즐길 수 있습니다.
- 실력 향상 기회: 혼자 플레이함으로써 자신의 게임에 더 집중할 수 있고, 스트레스 없이 연습할 수 있습니다.
- 정신적 휴식: 실외에서의 독립적인 활동은 스트레스 해소와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 조인을 통해 다양한 배경의 골퍼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하지만, 조인 골프 문화의 확산에 우려되는 걱정도 존재합니다.
- 사회적 상호작용 감소: 골프의 중요한 사회적 측면을 놓칠 수 있습니다.
- 초기 불편함: 낯선 사람들과 함께 플레이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어색함이 있습니다.
- 동반자/그룹의 불확실성: 함께 플레이하는 사람들의 성격, 에티켓, 실력 수준이 다를 수 있어 라운드 경험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위 단점 중 첫 번째와 세 번째에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골프는 단순한 스포츠 이상의 사회적 활동으로 간주되기도 합니다. 지속적인 인간관계 형성 및 신뢰 구축이라는 골프의 본질적 가치가 조인 문화로 인해 희석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우려가 됩니다.
또한 동반자의 불확실성은 단지 불편함을 넘어 안전과 즐거움에도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저 개인적으로는 어떤 동반자와 함께 하는지에 따라서 타수 차이가 꽤나 나는 스타일이어서, 검증되지 않은 사람과의 라운드가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에티켓이 부족하거나 지나치게 간섭하는 동반자와의 라운드는 오히려 피로감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인 골프, 실력 향상의 기회
최근에 읽었던 한 외국 칼럼에서 인상적인 구절을 발견했습니다.
"골프 실력을 가장 빠르게 향상하는 방법은 혼자 라운드를 하는 것이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물론 장단점이 존재하지만, 혼자 혹은 낯선 동반자들과 함께 하는 골프가 골프 실력 향상, 특히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는 데 있어서 효과적이라는 점은 매력적입니다.
또한 젊은 세대일수록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을 즐기고, 그 안에서 가치를 찾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조인 골프의 인기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다양한 골프 예약 플랫폼들이 등장하여 편리하고 안전한 조인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앞으로 기술과 문화가 발전할수록 이 흐름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골프 조인 문화를 즐기기 위한 골퍼의 노력이 필요하다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느낀 바에 따르면, 조인 골프를 성공적으로 즐기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필수적인 조건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첫 번째는 무엇보다 에티켓과 매너입니다. 조인 골프는 검증되지 않은 사람과 플레이하는 특성상, 동반자의 에티켓에 따라 경험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는 운 좋게도 조인에서 훌륭한 동반자를 만났지만, 주변 지인 중에는 매너가 부족한 동반자로 인해 불쾌한 경험을 한 사례도 적지 않았습니다. 매너가 부족하거나 모든 샷에 참견하는 동반자와의 라운드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수 있는 것이죠.
두 번째는 조인 골프의 목적을 명확히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단순하게 시간을 보낸다기보다는, 자신의 게임에서 부족한 특정 영역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삼아보는 것입니다. 골프가 잘 되지 않는 상태에서 지인과 라운드를 하게 되면,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게임 자체에 집중할 수 없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차라리 모르는 사람들과의 라운드라면 그냥 내 게임에만 집중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마지막으로 골프장이나 플랫폼 업체 또한 건전한 조인 문화 확산을 위한 시스템과 제도적 장치를 지속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매너 평가 시스템이나 사전 프로필 공유 등으로 서로에 대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면 골퍼들이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조인 골프를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들이 결합될 때 조인 골프는 단순히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니라 골프의 또 다른 즐거움이자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게 되지 않을까요?
앞으로 더 많은 골퍼들이 조인 골프를 통해 새로운 즐거움과 건강한 교류를 경험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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