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운용 M&A] 8000억 몸값에 우려 나오는 이유

이지스자산운용사 전경 /사진 제공=이지스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이 본격적인 경영권 매각 절차에 들어간 가운데 몸값이 최대 8000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최대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로서의 든든한 입지가 가장 큰 강점으로 평가된다. 다만 부동산 경기 침체와 구조적인 리스크 요인 등 변수를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남아 있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의 매각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현재 한화생명과 흥국생명을 인수적격후보(숏리스트)로 선정하고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지스운용은 2010년 PS자산운용으로 출범해 2012년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부동산펀드 운용자산(AUM) 약 67조원으로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은 14.54%, 순자산총액은 31조원을 웃돈다. AUM은 자산운용사가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펀드·투자신탁 등의 형태로 운용·관리하는 자산의 설정 당시 평가금액이다. 이를 근거로 시장에서는 이지스운용의 전체 지분가치를 약 8000억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이지스운용의 몸값에는 우려도 따른다. 장기간 이어진 고금리 기조와 부동산 경기 둔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불안으로 부동산 자산 비중이 절대적인 이지스운용은 시장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특히 다른 운용사들이 펀드 운용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것과 달리, 이지스운용은 부동산 집합투자증권에 직접 투자해왔다. 이 경우 자산가치가 하락하면 곧바로 평가손실과 원금손실 가능성이 커진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이지스운용은 2023년부터 운용보수 관련 미수 수익 회수지연 증가와 건전성 분류기준 강화로 인해 건전성이 저하되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요주의이하자산비율은 68.1%로 2023년 말 대비 25.2%p 높아졌으며 같은 기간 고정이하자산비율은 6.5%p 오른 25.6%를 기록했다. 1분기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은 382억6200만원으로 업계에서 가장 많다.

단일 대주주가 없는 상황도 살펴봐야 할 지점이다. 시장에 알려진 이번 매각 대상은 창업주인 고(故) 김대영 회장의 배우자 손화자 씨가 보유한 지분 12.4%와 주요 재무적투자자(FI)의 지분을 합쳐 약 66.6%이지만 실제 거래를 지켜봐야한다는 지적이다. 경영권을 확보하려면 최소 50% 이상의 지분 매입이 필요한데 주주 간 이견이 생기면 협상이 길어질 수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이지스운용의 주요주주는 △지에프인베스트먼트(9.90%) △대신증권(9.13%) △우미글로벌(9.08%) △금성백조주택(8.59%) △현대차증권(6.59%) △한국토지신탁(5.31%) △조갑주 전 이지스운용 신사업추진단장(1.99%) 등이다.

이에 매각주관사는 지분을 최대한 모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동반매도참여권(태그얼롱) 보유 현황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매각 대상이 66%에 이르는 만큼 다수의 FI가 참여할 것으로 보이지만 확실치는 않은 상황이다. 태그얼롱은 최대주주가 유리한 조건으로 지분을 팔 때 다른 주주도 동일 조건의 지분 매각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IB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운용사는 부동산 시장 흐름이 건전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며 "최근 건전성 악화 추세와 단일 대주주 부재 등의 문제로 실제 매각까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섣불리 단정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황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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