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기자의 영화영수증 #717] <타이타닉> (Titanic, 1997)
글 : 양미르 에디터

우리는 흔히 영화를 종합 예술이라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는 단 한 가지의 기준으로 평가하기엔 복잡한 영역에 속한다.
<타이타닉>(1997년)은 모든 부분에서 뛰어난 작품이다.
단순하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다 수상 타이기록인 '11관왕'을 기록해서도, 역대 흥행 3위(약 21억 달러/개봉 당시 흥행 1위)에 오르는 신드롬을 일으킨 것으로만 이야기하기엔 부족함이 많은 영화다.
먼저, 주연부터 조연까지 모두가 연기 열정을 펼쳤으며, 재난 영화와 로맨스 영화의 공식을 따라 진부하더라도 기승전결이 무난하게 잘 이뤄진 스토리는 3시간이 넘는 상영 시간을 전혀 지루하지 않게 해준다.
여기에 제임스 호너 음악 감독이 작곡한 스코어 음악, 주제가상을 받으며 누구나 노래방에서 따라 불렀던 셀린 디옹의 주제가, 일등석부터 삼등석까지 다양한 군상을 돋보이게 해준 의상, 호화로운 '타이타닉'을 그대로 되살린 프로덕션 디자인과 충돌 이후의 끔찍한 상황을 더욱 효과적으로 들려주는 음향, 미니어처와 CG를 적절히 배분하며 당시로는 최고 기술이었던 시각 효과, 그리고 단순한 사랑 이야기를 넘어선 주제 의식과 깨알같은 실제 사실들을 영화에 담아낸 제임스 카메론의 치밀한 연출력과 함께 완성됐다. (이렇게 적다 보니, <타이타닉>의 아카데미 11관왕의 수상 내력이 적혀진다)

20세기 초반 계급 문제를 보여주는 가운데, 사람의 지위가 이제는 재산으로 결정되고 있다는 것을 <타이타닉>은 너무나 잘 보여준다.
코르셋으로 묶여 있었던 '로즈'(케이트 윈슬렛)가 자유를 얻는다는 내용도 좋은 주제였다.
이 시기 영국에서 여성 참정권을 외친 '서프러제트' 운동이 일어났던 것과 연관해 보면 더욱 그렇다.
특히 1997년과 2023년이라는 세월 사이에서, 잊을 수 없는 '세월호 참사'가 있었기 때문인지, '세월호'를 버리고 도망친 선장과 할 수 있는 모든 대처를 한 이후 바다와 함께 항해를 마무리한 '타이타닉'의 선장은 오버랩될 수밖에 없었다.
<타이타닉>의 개봉 이후에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꾸준히 '타이타닉'을 탐사하면서 새로운 사실들을 알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디즈니+에 서비스 중인 <타이타닉: 그 후 20년>(2017년)은 이를 잘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다.
컴퓨터 그래픽과 미니어처 모형 등을 통해 침몰 장면을 다시 재현하면서, 영화적인 긴장감을 주기 위한 90도 수직 침몰이 틀렸음을 입증했다.
그리고 아무리 탑승 정원을 다 태울 수 있을 정도로 구명정을 구비하더라도, 당시 구명정을 바다에 내리는 방식이 지금보다 훨씬 느려서, 오히려 피해자가 더 늘었을 수도 있다는 실험을 하기도 한다.

결정적으로, <타이타닉: 그 후 20년>에는 생존자와 희생자의 유가족들이 출연해 의미 있는 시간이 됐다.
그러면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자신은 역사가가 아니고, 영화 제작자이기 때문에, 영화 내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고, 이에 대한 반성적 자세를 남기기도 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1등 항해사 '윌리엄 머독'(이완 스튜어트)으로, 그는 실수로 위협사격을 하던 중 사람을 죽였고, 이에 대한 죄책감으로 자살한다.
실제로는 마지막까지 구명정을 띄우기 위해 노력하다 생을 거둔 인물이었기에, '머독'의 유족 측은 반발했고, '20세기 폭스'는 부사장이 직접 고향을 방문해 '머독'이 졸업한 학교에 성금을 내기도 했다.
한편, 이번에 개봉한 <타이타닉>은 개봉 25주년을 맞아 4K HDR HFR, 3D 기술이 적용되어 공개된 작품이다.
먼저, 2K의 4배 해상도를 자랑하는 4K가 적용된다.
화면을 구성하는 작은 점인 화소가 밀집된 정도에 따라 선명도가 달라진다.
화면 전체를 구성하는 화소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매끄럽고 선명하게 보이는데, 4K는 2K의 4배에 달하는 화소 수를 의미한다.
여기에 밝기의 범위를 넓혀 눈으로 직접 보는 것과 최대한 가깝게 영상을 구현하는 기술인 HDR(High Dynamic Range)을 적용했으며, 초당 48프레임 HFR(High Frame Rate) 기술로 초당 24프레임인 영화보다 부드럽게 영상이 구현된다.

안타깝게도 블루레이 버전으로 공개된 1.78:1의 상영비가 아닌, 최초 개봉 비율인 2.39:1의 상영비로 제작되어, 1.43:1 화면에 최적화된 CGV 용산아이파크몰 IMAX에서는 '상하 레터박스'(검은색 빈 곳으로 생각하면 된다)가 상대적으로 커지는 단점은 있다.(그래서인지 '메가박스 코엑스 돌비시네마'의 관람이 어울려 보인다)
여기에 '4K 영사기'가 있는 상영관 자체가 그리 많지 않기에, <아바타: 물의 길>(2022년)이 그러한 것처럼 많은 관객이 '효과적인 스펙의 영상'을 관람할 수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어렵게 자리를 구한 관객에게 이번 <타이타닉> 재개봉은 당시의 추억으로 돌아갈 수 있는 선물이 되지 않을까?
2023/02/08 CGV 용산아이파크몰 IMAX
- 감독
- 제임스 카메론
- 출연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케이트 윈슬렛, 빌리 제인, 케시 베이츠, 프란시스 피셔, 글로리아 스튜어트, 빌 팩스톤, 버나드 힐, 데이비드 워너, 빅터 가버, 조나단 하이드, 수지 에이미스, 루이스 애버네시, 니콜라스 카스콘, 아나토리 M. 사가레비치, 대니 누치, 제이슨 배리, 이완 스튜어트, 이안 그루퍼드, 조니 필립스, 마크 린드세이 채프만, 리차드 그레이엄, 폴 브라이트웰, 론 도나치, 에릭 브래든, 샬롯 채튼, 버나드 폭스, 마이클 엔자인, 파니 브렛, 제네트 골드스테인, 카밀라 오버바이 루스, 린다 컨스, 에이미 가이파, 마틴 자비스, 로잘린드 아이레스, 로첼 로즈, 조나단 에반스 존스, 브라이언 월쉬, 록키 테일러, 알렉산드레아 오웬스, 사이먼 크레인, 에드워드 플렉처, 스콧 앤더슨, 마틴 이스트, 크레이그 켈리, 그레고리 쿠크, 리암 투오히, 제임스 랭카스터, 엘자 라벤, 루 폴터
- 평점
-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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