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 만에 발견....쇼팽 왈츠 한번 들어볼까

2024. 10. 2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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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출신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프레데리크 쇼팽(1810∼1849)이 20대 초에 쓴 것으로 추정되는 왈츠가 약 200년 만에 미국 뉴욕 박물관에서 발견돼 화제입니다.

널리 알려진 쇼팽 왈츠들엔 1∼20번까지 후대에 붙인 번호가 붙어 있지만, 이 중 소위 '20번'은 쇼팽 작품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으며 소위 '17번'도 진위에 대한 의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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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피아니스트 랑랑 200년 만에 발견된 쇼팽왈츠 연주 영상 공개
랑랑 "폴란드 시골의 엄혹한 겨울 연상" 소감

폴란드 출신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프레데리크 쇼팽(1810∼1849)이 20대 초에 쓴 것으로 추정되는 왈츠가 약 200년 만에 미국 뉴욕 박물관에서 발견돼 화제입니다.

랑랑의 쇼팽 왈츠 연주=The New York Times


이 왈츠는 현지시간 27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홈페이지에 톱스타 피아니스트 랑랑의 연주 영상과 함께 발견 경위가 소개됐습니다.

NYT에 따르면 올해 늦봄 어느날 낮에 뉴욕 맨해튼 소재 박물관 '모건 라이브러리 앤드 뮤지엄'에서 음악담당 학예사로 일하는 작곡가 로빈슨 매클렐런은 수장고에서 최근에 입수된 소장품을 분류하고 있었습니다.

피카소의 서명이 담긴 엽서, 한 프랑스 여배우의 오래된 사진, 브람스와 차이콥스키가 쓴 편지 등을 넘겨보던 매클렐런은 '아이템 147호'를 보고 숨이 멎는 듯했니다.

눌린 자국이 곳곳에 있는 가로 13cm, 세로 10cm 정도인 이른바 '인덱스 카드' 크기의 악보였습니다.

악보 한가운데 맨 위에는 'Chopin'이라는 이름이, 왼쪽 상단에는 'Valse'(프랑스어로 '왈츠')라고 필기체로 적혀 있었습니다.

글씨뿐만 아니라 조그맣고 깔끔하게 적힌 악보의 음표, 그리고 독특한 낮은음자리표 모양까지, 널리 알려진 쇼팽의 필적과 닮아 있었습니다.

작곡가인 매클렐런은 "이게 도대체 뭐지?"라고 생각했고, 정체불명 악보의 사진을 찍어서 쇼팽 연구의 권위자인 제프리 칼버그 펜실베이니아대 교수에게 보냈습니다.

칼버그 교수 역시 입을 다물지 못하며 처음 보는 곡이라고 말했습니다.

이후 모건 박물관 측은 이 악보의 종이와 잉크 재질, 필적, 작곡 양식 등에 대한 감정을 각 분야 전문가들에게 의뢰했으며, 그 결과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쇼팽 작품의 자필악보가 맞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쇼팽 왈츠 중 작곡가가 1849년 폐결핵으로 숨지기 전에 출판된 것은 8곡뿐입니다.

널리 알려진 쇼팽 왈츠들엔 1∼20번까지 후대에 붙인 번호가 붙어 있지만, 이 중 소위 '20번'은 쇼팽 작품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으며 소위 '17번'도 진위에 대한 의심이 있습니다.

이번에 발견된 가 단조 왈츠의 작곡 시기는 쇼팽이 20대 초반이던 1830∼1835년으로 추정됐습니다.

미완성 작품이 아니라 완성작으로 보이는 이 왈츠는 반복이 있기는 하지만 48마디밖에 안 되며 연주 시간도 약 80초에 불과해, 알려진 다른 쇼팽 왈츠들보다 훨씬 짧습니다.

곡 앞부분에 '포르테'(f·강하게)를 세 번 겹쳐 쓴 '포르티시시모'(fff)가 등장하는 것도 특이한 점입니다.

모건 라이브러리 앤드 뮤지엄 홈페이지/연합뉴스


피아니스트 랑랑은 NYT의 의뢰로 이 왈츠를 맨해튼의 스타인웨이 홀에서 녹음했으며, NYT는 홈페이지에 이 연주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랑랑은 이 곡의 거친 도입부가 폴란드 시골의 엄혹한 겨울을 떠올리게 한다며 "쇼팽이 쓴 가장 복잡한 곡은 아니지만,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쇼팽다운 스타일의 곡 중 하나"라고 NYT에 말했습니다.

한편, 쇼팽은 1849년 39세의 나이로 숨진 후 파리에 묻혔으며, 그의 누나는 유언에 따라 떼어낸 남동생의 심장을 당국의 눈을 피해 그 이듬해에 폴란드로 옮겼습니다.

[오지예 기자/calling@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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