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지고 KIA 웃었다' 7년 만의 정규 우승 감격! 한국시리즈 직행... V12 향해 간다 [인천 현장리뷰]
KIA는 1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에서 SSG에 0-2로 패했다.
이날 KIA가 우승을 확정하기 위해서는 SSG에 승리하거나, KIA가 패할 경우 삼성이 패하는 경우의 수가 필요했다. 두 번째 시나리오가 통했다. KIA는 에이스 김광현을 내세운 SSG에 총 6안타로 묶이면서 영봉패, 83승 2무 52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삼성도 마찬가지로 패하면서 75승 2무 60패가 됐고, 두 팀 모두 7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승차가 8경기로 유지되면서 KIA의 1위가 정해졌다.
KIA에는 9번째 정규 시즌 1위(단일 시즌 기준은 7번째)다. 앞서 1983년 전기 리그 1위 후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1988년(전·후기 통합 1위), 1991년(이하 단일 시즌), 1993년, 1996년, 1997년, 2009년, 2017년에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다.
한국시리즈 직행에 성공한 KIA는 이제 무패 신화 수성에 나선다. KIA는 11번의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단 한 번도 우승을 내주지 않으면서 KBO 리그 역대 최다 우승의 명문팀으로 거듭났다. 해태에서 KIA로 이름이 바뀐 뒤에도 그 명맥은 이어져 2009년, 2017년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뒤 각각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와 두산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승부처는 8회였다. 1-0으로 팽팽하던 경기에서 8회 말 선두타자로 나선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장현식의 초구 포크볼을 좌측 담장 밖으로 넘겼다. 이 점수를 KIA가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KIA 선발 투수 김도현은 5이닝 6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고군분투했다. 총 6안타로 묶인 가운데 김선빈이 3안타 맹타를 휘둘렀다.
이날 KIA는 박찬호(유격수)-김선빈(2루수)-김도영(3루수)-최형우(지명타자)-소크라테스 브리토(중견수)-이우성(우익수)-변우혁(1루수)-한준수(포수)-이창진(좌익수)으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김도현. 이에 맞선 SSG는 오태곤(중견수)-신범수(지명타자)-최정(3루수)-기예르모 에레디아(좌익수)-한유섬(우익수)-이지영(포수)-고명준(1루수)-박성한(유격수)-박지환(2루수)으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김광현.
이날 경기는 KIA의 정규 시즌 1위를 확정지을 수 있는 게임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실제로 KIA 이범호 감독은 경기 전 "우리가 오늘 지더라도 삼성이 지면 우승이 결정되기 때문에 하늘에 맡겨야 할 것 같다"면서도 "일찍 결정되는 게 가장 좋다. 우리가 이겨서 자력 우승을 하는게 더 맞다"고 필승 의지를 드러냈다.
5위와 2경기 차로 한창 5강 싸움 중인 SSG도 결코 물러설 수 없는 맞대결이었다. SSG 이숭용 감독은 "제일 좋은 시나리오는 우리가 오늘 이기고 KIA는 여기보다 광주에서 우승을 하는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양 팀 모두 중요한 경기답게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졌다. 1회 초 김광현은 김선빈, 김도영에게 연속 안타, 소크라테스에게 볼넷을 내줘 2사 만루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이우성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워 실점 없이 첫 회를 마무리했다.
SSG 역시 1회 말 최정과 에레디아의 연속 안타로 2사 1, 2루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1루 파울 라인 안쪽으로 빠지는 한유섬의 빠른 타구를 KIA 1루수 변우혁이 낚아채 1루를 밟으면서 0-0 균형이 유지됐다.
김광현이 2회 초를 깔끔하게 삼자범퇴로 넘어갔다면 김도현은 2회 말 수비 도움을 받았다. 1사 1루에서 김선빈이 박성한의 땅볼 타구를 잡아 박찬호에게 토스, 깔끔한 병살 수비로 연결했다.
SSG도 3회 초 병살 수비로 맞불을 놨다. 박찬호가 볼넷, 김선빈이 중전 안타로 출루하자 김도영의 땅볼 타구를 박성한이 잡아 병살로 만들었다. 그 기세를 살려 선취점을 뽑았다. 3회 말 박지환이 안타에 이어 2루 도루를 감행했고, 오태곤이 희생번트로 3루까지 보냈다. 여기서 신범수가 우중간 안타로 박지환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신범수는 지난해 KBO 2차 드래프트에서 KIA에서 SSG로 옮긴 포수다.
양 팀 선발투수들이 내려간 뒤에도 0의 행진은 이어졌다. KIA는 김대유(⅓이닝)-임기영(⅔이닝)-김기훈(⅓이닝)-장현식(⅔이닝), SSG는 노경은(1이닝)-문승원(1이닝)-서진용(1이닝)이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양 팀 모두 좀처럼 득점권에서 점수를 내지 못했다. 7회 초 KIA는 김선빈의 안타, 김도영의 중견수 뜬 공 때 대주자 홍종표의 2루 진루, 최형우의 볼넷, 소크라테스의 땅볼 출루가 이어지면서 2사 1, 3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이우성이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내 모든 루를 꽉 채웠으나, 서건창이 중견수 뜬 공으로 물러났다.
7회 말에는 SSG가 아쉬움을 삼켰다. 선두타자 박성한이 볼넷으로 출루했다. 박지환의 번트 타구는 타자 뒤쪽으로 날아갔은, 포수 한준수가 몸을 날려 잡았다. 오태곤이 볼넷으로 1사 1, 2루를 만들었고 대타 정준재가 바뀐 투수 장현식에게 우전 안타를 때려냈다. 2루에 있던 박성한은 홈까지 파고들었으나, 우익수 최원준의 정확한 홈 송구에 아웃됐다. 홈에서 한준수와 충돌이 있어 SSG가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최정마저 몸쪽 포크에 헛스윙 삼진 처리되면서 무득점 이닝이 이어졌다.
길었던 0의 행진은 SSG 효자 외인 에레디아가 끝냈다. 에레디아는 8회 말 무사에서 선두타자로 나와 장현식의 초구 포크를 노려쳐 좌측 담장을 살짝 넘겼다. SSG의 2-0 리드. 9회 올라온 마무리 조병현이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하면서 SSG의 승리가 확정됐다.
하지만 경기에서 진 KIA도 웃었다. 같은 시간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2위 삼성이 4위 두산에 4-8로 패하며 KIA의 매직 넘버가 자동으로 소멸했다. 이로써 KIA는 7년 만의 정규시즌 1위를 확정했고, SSG도 5강 진출을 향한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인천=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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